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미래기술연구소는 건축과 디스플레이, 보안용 홀로그램 필름을 개발 및 제조하는 홀로그래피 전문기업이다. 지금은 직원 8명이 근무하는 번듯한 기업의 모습을 갖췄지만 지난해 5월 창업 초기에는 김대현(53) 대표 혼자 꾸린 1인기업이었다.
“새로운 시작에 성공한 비결요?”
홀로그램 관련 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김 대표. 월급쟁이로만 살던 그에게 창업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더 늦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물리학과를 나왔는데 태양광, HUD, 레이저 같은 쪽이 참 재미있고 좋았어요.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미래를 개척하고 싶었어요.”



초보 창업자에게 1500만원 지원


결심이 선 그는 창업 관련 지원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어려운 경기 속에 뒤늦게 시작하는 창업인 만큼 충분한 준비와 정보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변에 사업하는 친구들이 창업 초기에 돈이 제법 많이 들 거라고 조언해줬어요. 제가 1억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이 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얼마 안 되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창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나 하고 알아봤죠.”



그때 김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이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창업프로젝트였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최대 1500만원까지 사업화지원금을 준다니 눈이 번쩍 뜨였다.


“그렇다고 1500만원만 보고 창업프로젝트에 지원한 것은 아니에요. 창업 멘토링과 교육, 창업공간 제공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있더라고요. 저는 연구만 하던 사람이라 기업의 경영관리 부분에는 취약해 도움이 꼭 필요했거든요.”



사업계획서와 참여 신청서를 접수한 그는 심사를 거쳐 창업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김 대표가 더 기뻤던 것은 사업화지원금의 최대 금액인 1500만원을 전액 지원받게 됐다는 사실이었다.



“사업화지원금이 최대 1500만원이긴 하지만 1500만원을 전부 받는 기업은 드물다고 해요. 그런데 제가 그 대상이 됐다고 하니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용기가 생겼어요.”



그는 지원받은 1500만원으로 데코필름 샘플 30종을 만들었다. 또 회사 카탈로그 2000부와 홈페이지도 제작해 홍보 기반을 구축했다. 32시간짜리 창업교육도 열심히 들었다. 모든 교육이 알찼지만 특히 도움이 됐던 것은 역시 회계와 특허에 관련한 교육이었다.

“기술과 아이디어 분야에서는 특허 문제가 예민한데 교육을 통해 ‘공백특허’라는 개념을 알게 됐어요. 이런 걸 알고 나니 변리사와도 대화가 되는 거예요.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창업프로젝트 지원 기반으로 올해 3개월 매출 5억원 예상

창업프로젝트와 함께 차근차근 준비하며 회사를 꾸린 김 대표는 지난해 2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기업부설연구소 및 벤처기업인증까지 받았다. 올해 3월이면 3개월간의 매출이 4억~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출원한 특허만 해도 6건, 올해 1건 더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창업프로젝트의 도움을 톡톡히 받은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지인이 생길 때마다 주저 없이 창업프로젝트를 추천하고 있다. 실제로 김 대표가 추천해 창업프로젝트에서 지원하는 창업공간에 입주한 이도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은 언제 따라잡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 대표는 자신감 있는 모습이었다. 3D 디스플레이, 광 전자부품 소재, 건축 에너지 분야 등 홀로그래피 원천기술에 다양한 산업의 융복합을 통한 단계별 기업 운영 방향을 철저하게 세워두었기 때문이다. 그는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들에게도 이 같은 자세를 강조했다.



“당장 회사를 차리는 것보다 제대로 준비해서 장기적으로 꾸려나갈 계획을 세워야 해요. 단계별 운영 계획을 세우고 시나리오를 만들어 위기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물론 초기에는 막막할 수 있어요. 그래서 창업프로젝트 같은 지원이 필요한 겁니다. 창업에 필요한 교육부터 노하우, 자금까지 체계적이고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정리 조희태 기자 hi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