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도네시아서 중소기업 구매 상담회 개최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롯데백화점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중소 협력 회사의 해외시장 개척을 돕는 ‘해외 구매 상담회’를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또 우수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위한 해외 점포 개설 지원에 나서는 등 국내 중소기업과의 상생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1주일간 260여 건의 현지 구매 상담 이어져
롯데백화점,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 나서
베트남 호찌민에서 진행된 롯데백화점 ‘해외 구매 상담회’.

지난 2월 29일 베트남 호찌민 쉐라톤호텔에는 이른 시간부터 베트남 현지인의 발길이 이어졌다. 롯데백화점과 중소 파트너사가 준비한 해외 구매 상담회가 열린 것이다. 행사장 입구에는 아동복·구두·홍삼 등 한국 기업이 준비한 상품이 전시됐고 행사장 안에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 상담 부스 20곳이 현지 바이어를 맞았다.

바이어는 물론 VTC와 FNBC 등 베트남 현지 방송사에서도 현장을 취재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 무역 진흥 기관인 ‘비에트레이드(Vietrade)’의 부이띠딴안 호찌민지부장도 이날 상담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해외 구매 상담회는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6일까지 베트남 호찌민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차례로 열렸다. 롯데백화점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비용을 전액 부담해 롯데백화점 중소 협력사를 초청했다. 중소 파트너사의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이 같은 행사는 백화점 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해외 구매 상담회를 위해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상품본부 홈페이지 등에서 참여 희망 파트너사를 모집했다. 이후 장수돌침대, 천제명 홍삼, 루바니, 비아모노, 호미가 등 회사 규모는 작지만 상품력이 뛰어난 중소 파트너사 20곳을 선정했다.

롯데백화점은 또 백화점 대외협력실 직원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단’을 구성했다. 개척단은 파트너사와 함께 직접 출국해 현지 행사를 진행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진행된 첫째 구매 상담회에는 호찌민과 인근 도시에 들어선 백화점·홈쇼핑 등 현지 유통 채널 바이어들의 관심이 이어져 총 120여 건의 구매 상담이 이뤄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140여 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행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롯데그룹의 현지 인지도도 한몫했다.

롯데그룹은 각 계열사가 복합 진출해 시너지를 내는 방식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부터 견실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빗물 식수화 설비 지원, 학교 건립 등 진출국에 필요한 사회 공헌 활동을 개점 수년 전부터 펼친 덕분에 현지인들에게 우호적인 이미지를 남긴 것도 빠른 정착의 원동력이 됐다.

롯데백화점은 2013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백화점과 면세점·롯데리아 등으로 구성된 복합 쇼핑몰 ‘롯데쇼핑 에비뉴’를 오픈했다. 2014년 9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65층 랜드마크 빌딩과 함께 백화점·호텔·레지던스·마트 등이 복합 구성된 ‘롯데센터 하노이’를 오픈했다.

또 호찌민 최초의 백화점인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지분 인수해 2곳의 베트남 현지 점포를 운영 중이다.

구두 생산 기업 ‘SJ컴퍼니글로벌’의 현영일 부장은 “해외시장 개척은 우수한 상품은 물론 철저한 시장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지에 미리 진출한 롯데백화점과 함께 시장 개척을 모색하는 것이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선 ‘한국 상품전’ 통해 현지 진출 지원
롯데백화점,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 나서
롯데백화점 중국 선양점에 입점한 ‘삐삐롱’ 매장.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롯데백화점 중국 선양점에 중소기업 브랜드 ‘삐삐롱’이 단독 매장을 열기도 했다. ‘삐삐롱’을 운영하는 ‘아이니’는 2009년 설립된 유·아동 내의 전문 업체다. 아이니는 국내 롯데백화점 미입점 업체 중 해외 점포에 매장을 열고 제반 비용을 지원 받은 첫 사례로 기록됐다.

롯데백화점은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2014년부터 중국 현지 점포에서 ‘한국 상품전’을 개최해 왔다. 롯데백화점은 한국 상품전에 참여하는 기업의 부담을 없애기 위해 행사 진행과 관련한 운송비·통관비·마케팅비·판매사원 인건비 등을 전액 지원한다.

또 행사장에 별도의 부스를 설치해 현지 바이어의 상담 기회를 제공하는 등 우수 중소기업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다.

지금까지 총 4회에 걸쳐 92개의 국내 중소업체가 행사에 참여했다. ‘삐삐롱’은 한국 상품전에서의 뜨거운 현지 반응이 정식 입점으로 연결된 사례다.

가방 브랜드 ‘루바니’도 빼놓을 수 없다. 루바니는 롯데백화점 중국 웨이하이점 한국 상품전에 참가한 뒤 이를 계기로 중국 홈쇼핑 업체와 판매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1월 홈쇼핑 방송 시작 25분 만에 상품이 완판(매진)되면서 1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선대 롯데백화점 대외협력실장(상무)은 “우수한 상품을 생산하는 경쟁력 있는 중소 파트너사를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고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롯데백화점이 진출한 해외 국가에서 중소 파트너사가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