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 태양광 산업에 신규 진입하는 기업의 기술 선택에 대한 결정 요인 분석}

[엄이슬 삼정KPMG 경제연구원 연구원] Based on “Complementarities and Competition: Unpacking the Drivers of entrants’ technology Choices in the Solar Photovoltaic Industry” by Rahul Kapoor and Nathan R. Furr(2015,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Volume 36, pp. 416~436)
[저널 리뷰] 창업할 때 기술과 장비,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사진·연합뉴스)

◆연구 목적

새로운 산업에 진입하려는 기업은 경쟁에서 이기고 지속적으로 우위를 지키기 위해 특정 기술을 선택한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신규 시장에 진입하는 초기 단계에서 기업이 어떠한 기술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중요하다.

경영학계의 연구도 신규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이 어떤 기술을 선택할지에 대한 분석과 그 성과에 대한 분석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기도 한다. 이 논문의 저자는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보완적 자산의 개념을 활용해 분석했다.

특히 태양광 산업에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이 초기 단계에 여러 가지 태양광 기술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아울러 그 선택에 따라 성과가 어떠할지 예측하기 위해 ‘보완적 자산과 경쟁 : 태양광 산업에 신규 진입하는 기업의 기술 선택에 대한 결정 요인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 주제

이 논문은 태양광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은 여러 태양광 기술 중에서도 성과가 좋고 이를 상용화할 장비가 있는 기술을 선택할 것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이를 통해 신규 진입 기업의 기술 선택에서는 기술 자체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기업이 이미 보유한 잠재적 자산인 장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자는 태양광 산업에 뛰어든 신규 기업 전체를 ‘이종 산업에서의 신규 진입자’와 ‘태양광 산업에서의 스타트업’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술 선택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참여 기업의 업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한편 더 나아가 ‘이종 산업에서의 신규 진입자’가 기존에 어떠한 산업에서 비즈니스를 했었는지, ‘스타트업’의 창립자가 어떠한 배경을 갖는지에 따라 기업이 태양광 기술을 선택하는 데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달라졌다.

◆연구 방법

저자들은 태양광 산업의 신규 진입 기업이 특정 기술을 선택하는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1978 ~2011년까지 매년 태양광 산업에 진입한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을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는 각 신규 진입 기업들이 이러한 여러 태양광 기술 중 효용이 가장 높은 것 한 가지만 택한다는 가정 아래 특정 태양광 기술을 고르면 1, 다른 대체 기술을 고르면 0을 종속변수로 부여했다.

저자들은 신규 진입 기업이 특정 기술을 선택할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2가지 변수를 분석했다. 첫째, ‘기술 성과’를 설명 변수로 사용했고 이는 발전 비용과 효율성을 모두 반영한 발전 용량당 비용으로 측정했다. 둘째 설명 변수는 ‘보완적 자산’의 활용성이며 이는 기술 상용화를 위한 장비가 존재하는지 여부로 측정했다.

◆연구 결과

태양광 산업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 전체를 실증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술 성과가 높고 그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져 있을수록 신규 진입 기업이 해당 태양광 기술을 선택할 확률이 높았다.

이종 산업에서의 신규 진입자가 특정 태양광 기술을 선택할 확률은 ‘기술 성과’와 이를 상용화할 ‘장비의 수’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 영향력은 ‘장비의 수’가 더 컸다.

반면 스타트업이 특정 태양광 기술을 선택할 확률은 ‘기술 성과’와 이를 상용화할 ‘장비의 수’ 두 변수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그 영향력의 크기는 장비의 수보다 ‘기술 성과’가 더 컸다.

또한 태양광 산업과 연관된 다른 산업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했었던 신규 진입자는 그렇지 않은 신규 진입자와 달리 특정 기술과 연계된 장비의 활용성이 높을수록 그 기술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졌다.

◆시사점

기존 연구들은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해 특정 기술을 선택할 때 그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보완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에 주목해 왔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이러한 보완적 자산의 개념을 넓혔다.

저자들은 태양광 산업의 신규 진입 기업이 어떠한 기술을 선택하는지는 기술 자체의 성과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기업의 자산 재배치 역량 혹은 자산 활용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은 기술을 선택할 때 기술 성과가 좋고 동시에 주요 보완적 자산인 장비가 이미 구비돼 있어 상업화가 용이한 기술을 선택한다. 하지만 ‘기술 성과’와 ‘장비’ 두 요소 중 어떠한 요소가 더 중요한지는 기업이 과거에 비즈니스 활동을 했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비즈니스 활동에서 사용했던 자산과 역량을 신규 산업에 재배치할 수 있는 ‘이종 산업에서의 신규 진입자’는 기술 성과가 얼마나 좋은지보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장비가 활용 가능한지에 초점을 맞춰 기술을 선택할 여지가 크다. 반면 스타트업은 특정 기술과 연계된 장비를 구비하고 있지 않으므로 기술 성과에 초점을 맞춰 기술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이런 분석 결과는 신규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들에 실질적 시사점을 준다. 가령 기술 성과가 높고 산업 생태계에서의 상용화에 중요한 기술이라면 그 기술을 선택한 기업은 시장 진입의 장애가 적고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반면 기술 성과가 낮고 상용화를 위한 자산의 개발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라면 경쟁력이 가장 약한 기술로 보면 된다. 만약 기술 성과는 높지만 그 기술과 연계된 장비를 기업이 준비해 놓지 않았다면 기업은 자원을 재배치하거나 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따라서 이종 산업에서 비즈니스를 하던 신규 진입자는 자신이 보유한 장비와 연계된 기술을 선택해야 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산을 재배치하면 빠르게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스타트업은 어차피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많지 않으므로 최대한 효율이 높은 기술을 선택하고 추후 그 기술에 맞는 특성화된 장비를 개발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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