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는 이새순(30), 조희근(35) 커플. 장거리 연애를 포함해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랑을 키워온 만큼 추억도,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이제는 ‘연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부부’라는 새 이름표를 달 시간. 그런데 막상 결혼식을 준비하려고 보니 10년이라는 세월과 추억을 고작 20~30분 남짓한 정형화된 예식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남들과 똑같은 결혼식 말고 뭔가 특별한 결혼식은 없을까?
작은 결혼식 앞둔 예비부부 이새순··조희근 씨, 우리 굿모닝하우스에서 결혼해요~
(사진) 굿모닝하우스 야외정원에서 이새순·조희근 씨가 웨딩촬영을 하고 있다. ⓒ 웨딩유

“일반 예식장은 앞뒤로 예식 스케줄이 빡빡하게 잡혀 있어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정해진 시간 안에 예식장이 정해준 순서에 따라 움직여야 하잖아요.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허례허식을 버리고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우리 커플의 이야기 자체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죠.””

예비신부 이새순 씨는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야외에서 진행하는 작은 결혼식에 마음이 끌렸다. 오랜 연애 기간만큼 마음이 잘 맞는 예비신랑 조희근 씨도 흔쾌히 찬성했다. 하지만 야외 결혼식과 검소한 작은 결혼식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예식공간을 찾기
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야외 결혼식이 가능한 수도권 일대 장소들은 대부분 알아봤어요. 그런데 마음에 드는 곳은 대관료가 비싸고, 무료나 저렴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시설이 너무 열악하거나 이용대상이 한정돼 있더라고요.””

가평이나 춘천 쪽 펜션을 빌려서 결혼식을 올릴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펜션 임대료만 해도 80만원에서 200만원에 달하고 예식에 필요한 장식이나 소품, 음향장비 비용도 200만원 이상이었다. 검소하고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려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지게 될 판이었다.
작은 결혼식 앞둔 예비부부 이새순··조희근 씨, 우리 굿모닝하우스에서 결혼해요~
(사진) 굿모닝하우스 야외정원에서 이새순·조희근 씨가 웨딩촬영을 하고 있다. ⓒ 웨딩유

그러던 어느 날 경기도 소방공무원인 이새순 씨는 경기도 홈페이지에서 ‘굿모닝하우스 작은 결혼식’을 소개하는 배너를 발견하게 됐다. 경기도가 건전한 결혼문화 확산과 특별한 추억을 원하는 예비부부들을 위해 굿모닝하우스의 야외정원을 무료로 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장소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예식물품과 음향장비 등도 무료라고 했다. 남자친구인 조희근 씨에게 이 같은 소식을 전하고 의견을 물었다. 망설임 없이 ‘오케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 씨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여자친구가 항상 말해 왔는데 마음에 드는 장소는 대관료가 비쌌다. 그렇다고 비용만 생각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곳에서 대충 결혼식을 올리고 싶진 않았다””면서 ““비록 사진으로 먼저 접했지만 굿모닝하우스는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다””고 말했다. 예비신부 이 씨도 ““대관료가 있더라도 굿모닝 하우스 야외정원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무료라니 눈이 번쩍 뜨였다””며 ““게다가 예식물품이나 음향장비 등 기본적인 물품까지 지원돼 결혼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작은 결혼식 앞둔 예비부부 이새순··조희근 씨, 우리 굿모닝하우스에서 결혼해요~
(사진) 굿모닝하우스의 게스트하우스를 둘러본 예비부부는 예식 당일 지방에서 올라오는 친지들이 묵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김기남 기자

무료 결혼식, 아름다운 경치는 덤

예비부부는 곧바로 굿모닝하우스 작은 결혼식 신청서 작성에 나섰다.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바람이 컸기에 신청서 작성에도 공을 들였다.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10년에 걸친 구구절절한 연애사와 작은 결혼식에 대한 커플의 의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신청서를 접수한 뒤에는 일부러 평택에서 수원까지 올라와 굿모닝하우스를 둘러보고 가기도 했다.

“사진 속 이미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 ‘바로 여기다’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사실 그동안 도지사 공관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실제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터라 어떤 곳일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굿모닝하우스 정식 개장 전에 한번 들러봤죠. 비록 굳게 닫힌 철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나니 더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 여기서 결혼식 올리면 진짜 좋겠다’ 얘기하면서 머릿속으로 결혼식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얼마 뒤, 굿모닝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려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커플의 결혼식은 9월 3일.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 야외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지난 4월 12일, 두 사람은 굿모닝하우스를 찾았다. 사전답사 겸 굿모닝하우스를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예비부부는 철문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에 대한 질문에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야외정원을 꼽았다.

예비신랑 조 씨는 “인위적인 화려함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는데 굿모닝하우스 야외정원이 딱 그렇다”며 “바로 옆에 팔달산이 있어서 더 운치 있다”고 말했다. 예비신부 이 씨도 “결혼식 당일 카페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통유리로 꾸며진 카페에서 야외정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식사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전했다.

굿모닝하우스 내부 시설을 둘러본 뒤에는 “남자친구 고향이 부산이다 보니 결혼식 당일 부산에서 가족이나 지인들이 오시려면 피곤할 텐데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도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예비부부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결혼식 장소 문제는 해결이 됐다. 이제 남은 건 결혼식
을 어떻게 꾸밀지이다. 예비부부가 꿈꾸는 결혼식은 어떤 모습일까?

“부모님들의 잔치가 아닌, 결혼식의 진짜 주인공인 신랑, 신부의 파티로 만들고 싶어요. 우리 커플의 만남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던 지인, 친구, 직장동료들과 함께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대화하는 시간으로 꾸밀 거예요.”

굿모닝하우스 작은 결혼식

신청 조건 경기도 거주 도민 (예비부부 또는 양가 부모 중)
하객 수 100명 이내
예식 장소 굿모닝하우스 야외정원 (하·동절기, 우천 시 대연회장)
시설 사용 야외정원, 대연회장, 야외주차장, 신부대기실 및 폐백실 (본관동 1층)
물품 지원 예식물품, 음향장비 등 21종
신청 방법굿모닝하우스 홈페이지를 통해 결혼계획서 제출

※ 예식장 장식 및 배치, 기타용품, 피로연 등은 예비부부 담당

정리 조희태 인턴기자 hi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