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된 일본식 건축물을 카페로 활용…메뉴도 ‘팥빙수·단팥죽’ 등 당시 문화 재현}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이해인 인턴기자] “살살 걸어주세요. 팟알은 120년 된 목조 건물이며 문화재입니다.”

건물 내부에 자리한 안내 문구가 눈에 띈다. 등록문화재 567호라는 현판이 걸린 카페 ‘팟알’이다. 이 카페가 자리한 곳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된 후 일본인들이 드나들던 일본 조계지 구역이다.
[상권 21 - 인천역] 문화재 복원 카페, 하루 손님 200명
(사진)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카페 팟알 전경. /김기남 기자

◆일제강점기 역사·문화 담은 ‘콘텐츠’

사실 이 카페의 주인 백영임 대표는 처음부터 장사에 목적을 둔 것은 아니었다. 인천 지역에서 문화단체 활동을 하며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문화재를 보전하기 위해 2011년 이 건물을 매입했다.

일본 개항장 문화지구에 현존하는 유일한 3층짜리 마치야(일본식 도시형 상가 주택) 양식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1층은 하역회사 사무실로 2, 3층은 조선인 노동자 숙소로 사용되던 건물이었다. 아픈 우리 역사를 보존하고 싶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카페 업종을 선택했다.
[상권 21 - 인천역] 문화재 복원 카페, 하루 손님 200명
(사진) 2층 내부 모습. /김기남 기자

백 대표는 메뉴 구성부터 ‘일본 개항장 문화지구’라는 상권의 특성을 철저하게 반영했다. 1890년대 이 건물이 만들어졌을 당시 일본인들이 이 지역에서 팥빙수와 카스텔라를 팔았다는 역사적 자료를 참고했다. 단팥죽과 팥빙수, 나가사키 카스텔라를 이곳의 주 메뉴로 선택했다. 음료 외에 인천 개항기 문화를 담은 기념품도 제작해 판매 중이다.

그 덕분에 이곳은 역사를 가까이에서 체험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대략 하루 평균 200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매일 딱 100그릇만 판매하는 팥빙수는 3~4시면 동이 날 정도다.

백 대표는 “우리 가게는 3대가 함께 와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역사 교육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 지역에서만 파는 메뉴들이 있고 그 속에 스토리가 있다는 점이 인기 이유”라고 분석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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