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나쁜데 어떤 시력교정술이 만족도가 높을까?
주부 김모씨(33세)는 시력이 많이 나빠 주로 렌즈를 낀다. 안경이 너무 두꺼워 불편하다보니 주로 콘택트렌즈를 사용해 왔는데 갈수록 눈이 뻑뻑해 지고 자주 충혈이 되는 등 점점 더 불편해 졌다. 시력교정수술을 고민했었지만 주위에 수술 후 다시 안경을 쓴다는 사람, 건조증이 생겨 고생하는 사람 등 안 좋은 얘기를 들으니 무서워서 엄두가 안 났다.


근시 환자들은 오목 안경을 쓰는데 안경이 두꺼울수록 ‘근시가 심하다’고 표현한다. 근시는 안경 돗수에 따라 -6 디옵터까지의 중등도의 근시, -6 ~ -9디옵터까지의 고도근시, -9디옵터 이상의 초고도근시로 분류한다. 고도근시나 초고도근시 환자들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의 도움이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며 녹내장이나 망막변성 등 다른 눈 질환이 동반될 가능성도 높다. 이 분야를 전공하여 가천의대 길병원 안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센트럴서울안과에 근무하는 김균형 원장의 도움말로 초고도근시 관련 눈 질환들과 올바른 시력교정의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Q: 시력이 많이 나쁜 경우 눈은 어떤 특성을 갖는가?
근시가 심할수록 안구가 뒤쪽으로 많이 성장한다. 간단히 안구길이만 측정해 봐도 눈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직이 성장하며 팽창하다보니 눈의 뒷부분인 망막이나 시신경에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꽤 있다.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이 손상되면 근시성 황반변성이나 망막 박리 등의 질환이 발생하고,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 시신경이 손상되면 녹내장이 발생한다. 이러한 질환들은 실명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질환들을 간과하고 수술을 하게 되면 추후 합병증으로 고생을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Q: 눈이 많이 나쁜 사람들이 수술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데 왜 그런가?
위에 언급했듯이 약한 구조로 인해 여러 질병에 취약하므로 수술에 더 유의해야 한다. 작은 손상이나 변화도 세심히 발견할 수 있는 특수 진단 장비와 전문 의료진이 필요하다. 근시가 심하지 않은 경우 어떤 방법으로 수술을 하더라도 합병증이 발생률이 낮은 편이지만 고도근시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레이저로 각막을 깎는 시력교정수술(라식, 라섹 등)의 경우 근시의 양 만큼 각막을 깎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나쁜 만큼 합병증이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수술의 목적인 시력교정 효과만 보더라도 국제학술지에 실린 연구결과를 보면 고도근시에서 라식수술을 하고 난 후 10년이 지나면 60%에서 시력이 0.4이하로 떨어진다. 라섹수술 결과를 보고한 다른 연구는 수술 후 12년이 지나서 시력이 잘 유지되는 경우가 눈이 조금 나빴던 경우(마이너스 2 디옵터 근시) 75%였으나 고도근시(마이너스 6 디옵터)에서는 25% 이하로 떨어진다고 보고했다. 시력이 나쁠수록 라식, 라섹수술의 결과가 나빠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술의 가장 흔한 합병증인 건조증도 각막을 많이 깎을수록 증가하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나쁜 경우 그만큼 주의를 해야한다.


Q: 그렇다면 어떤 수술방법이 추천되는가?
근시가 심해져도 합병증이 증가하지 않는 수술이 있다. 안내렌즈 삽입술이라고 하는데 아주 작은 렌즈를 눈 안에 넣는 수술이다. 렌즈가 들어갈 공간이 충분해야 하는데 고도근시의 경우 안구가 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수월한 경우가 많다. 각막을 깎는 라식, 라섹수술이 건조증이나 시력이 다시 나빠지는 현상이 자주 생기는데 반해 렌즈삽입술은 이런 문제가 없는 장점도 있다. 수술 후 혹시라도 합병증이 발생 했을 때 원래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라식과 달리 렌즈를 쉽게 제거할 수 있어서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고 드물게 발생하는 백내장의 경우 요즘 안과에서 쉽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Q: 병원이나 의료진을 선택하는데 조언을 준다면?
수술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사전 검사를 꼼꼼히 해야 하며 수술과 수술 후 관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료진이 필수적이다. 고도, 초고도근시에서 올 수 있는 망막질환과 녹내장은 특수한 장비들이 있어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고도근시에서 많이 문제가 되는 망막 주변부까지 정확히 촬영할 수 있는 광각 안저촬영, 황반부의 미세한 변화를 찾아내는 고해상도 안구단층촬영, 망막과 시신경의 변화와 혈류상태를 자세히 볼 수 있는 특수장비 등이 필요하며 경험이 많은 전문가도 필요하다. 안내렌즈 삽입술의 경우 개인의 눈 크기에 맞는 렌즈를 정확하게 선택해야 하므로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레이저 간섭계가 필수적이며, 전안부 단층촬영을 통해 눈 속 구조와 렌즈의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각막, 백내장, 녹내장 및 망막 전문가들과의 협진이 필요하며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사전 조치해 위험성을 낮추거나 수술을 중단해야 하며 수술 후의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수적이다. 라식전문병원보다 질환전문병원이 더 바람직한 이유다.



조정인 인턴기자 jji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