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창작물은 더 나은 발전과 미래 먹거리의 원천}
김종호 디자인스튜디오 대표 "디자인의 가치를 존중해야"
[김종호 디자인스튜디오 대표] ‘디자인’이라는 말이 어느새 익숙해졌다. 단순히 건축을 시공으로만 알고 지내던 시절에서 설계와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한 지도 시간이 꽤 됐다. 거기에 요즘에는 인테리어와 코디네이션의 중요성도 공간을 완성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낀다.

건축과 인테리어의 경계가 없어지고 양측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도 경계를 넘나들며 훌륭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시대다. 각 분야의 전문적인 디자이너들이 혼신의 힘을 들여 만든 공간과 건축물이 곳곳에 지어지고 있다. 그들의 뼈를 깎는 노력과 열정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 탄생하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새로운 공간적 체험을 한다.

◆ 디자인 도용 행위도 근절돼야

우리 사회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며 이러한 일을 하는 창조자(creator)들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건축물이나 어떤 공간이 무슨 상을 받았다고 하면 건축물의 소유자만 언급하고 그것을 누가 디자인했는지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 최초로 디자인하고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 그것을 사는 사람은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사는 것이 아니고 디자인에 의한 결과물을 사는 것이다. 만약에 그것을 산 사람이 똑같은 디자인으로 물건을 만들어 판매한다면 이는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범죄행위다.

디자이너를 비롯한 모든 창조자는 그들의 창작물을 절대적으로 보호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더 좋은 디자인과 좀 더 창의적인 디자인을 계속해 배출할 수 있다. 그들의 행위가 보호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할 때 한국 디자인 산업의 장래는 밝을 수 없다.

남의 것을 도용하고 훔치면서 그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말로만 디자인의 중요성을 외치기보다 제도적으로 그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자인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며 디자이너들의 창작물을 인정해 줄 때 우리 사회는 디자인이라는 분야에서 엄청나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와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이야말로 창조경제의 하나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의 창의력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어마어마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독창적인 창의력은 우리 민족이 발전해 온 바탕이었고 앞으로도 우리 미래의 먹거리에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