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 기업 진 기업]
{중공업 및 조선업체 2년째 하락세…유통기업도 ‘우울’}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100대 기업 선정은 아무래도 새로 순위에 진입한 기업들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삼성물산·우리은행·삼성SDS·BGF리테일·팬오션 등 5개 기업이 신규 선정됐다. 새로 선정된 기업들은 2015년 상장 혹은 재상장되면서 순위에 진입하게 됐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더욱 주목할 기업은 2015년 조사에 비해 순위가 대폭 오른 기업들이다. 에쓰오일·KT·대림산업·한화테크윈·SK케미칼 등은 순위가 무려 40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14위에 오른 에쓰오일의 2015년 순위는 453위였다. 또 15위를 차지한 KT의 2015년 순위는 452위였다. 에쓰오일과 KT는 2014년 말 기준 영업 적자를 기록해 400위권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특히 에쓰오일은 올해 초 더 좋은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매출액 3조4284억원, 영업이익 4914억원으로 2381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에 비해 2배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유가가 바닥을 치고 오르며 정제 마진이 높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KT는 2015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대반전’에 성공했다. KT가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한 것은 2012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KT가 ‘부활’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2014년 5월 취임한 황창규 회장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다. 이른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 회장은 취임 후 KT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황 회장 취임 전 KT는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며 오히려 KT가 가지고 있는 기초 경쟁력을 상실했었다.
‘본업’에 충실했던 에쓰오일·KT 순위 급상승
◆신규 및 재상장 기업 5곳 진입

KT의 핵심 역량은 누가 뭐라고 해도 ‘통신 사업’이다. 실제로 황 회장은 KT의 새로운 목표로 ‘기가토피아(GiGAtopia)’를 제시하고 KT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 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 5대 미래 융합 서비스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런 목표와 함께 통신업 중심으로 그룹 체계를 슬림화했다. 취임 당시 56개에 이르던 계열사는 현재 39개(2016년 1분기 공시 기준)로 줄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대림산업·SK케미칼 등은 화학 업종의 업황 상승이 큰 역할을 했다. 또 한화테크윈은 2015년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소속이 바뀌며 ‘심기일전’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내는 원동력이 됐다.

새로 100대 기업에 진입하게 된 삼성물산은 에버랜드 상장 후 기존의 삼성물산과 합병되면서 기업명이 삼성물산을 바뀌었다. 이에 따라 신규 기업으로 분류됐다. 아울러 삼성SDS와 BGF리테일은 2015년 신규 상장된 기업들이다.

우리은행도 2015년 신규 상장 기업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2014년까지는 우리금융이 지주회사 체제를 가지고 있어 우리금융지주로 상장돼 있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 계열사 매각 후 재상장됐다.

팬오션은 2015년 7월 최대 주주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하림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거래 정지 후 재상장되면서 신규 기업으로 분류됐다.
‘본업’에 충실했던 에쓰오일·KT 순위 급상승
◆제약·바이오 기업도 순위 올라

이 밖에 주목할 기업은 한미약품·녹십자·셀트리온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2015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증시에서 재평가받기 시작하면서 시가총액이 2014년에 비해 모두 크게 오른 게 순위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뜬 기업이 있으면 진 기업도 있다. 이번 선정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조선 및 중공업 기업들이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36위에서 496위로, 대우조선해양은 47위에서 534위로 순위가 급전직하했다.

기계 업종인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72위에서 558위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실제로 2015년 100대 기업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의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되면서 100대 기업에서 탈락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까지도 조선·중공업·기계 업종의 업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순위가 크게 하락한 것은 아니지만 홈쇼핑업도 지난 조사에 비해 부진한 결과가 나왔다. 홈쇼핑 삼두마차인 ‘CJ오쇼핑·현대홈표핑·GS홈쇼핑’이 모두 100대 기업에서 탈락했다. CJ오쇼핑은 83위에서 117위로, 현대홈쇼핑은 88위에 108위로, GS홈쇼핑은 90위에서 113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홈쇼핑 기업들의 순위 하락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데다 T커머스 등 경쟁 업체가 늘면서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유통 업종 전반이 침체를 겪었는데 홈쇼핑 기업들 역시 이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비슷한 이유로 롯데쇼핑도 큰 폭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2015년 13위를 기록했는데 2016년 471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기사 인덱스]
-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
-시가총액 뛴 아모레퍼시픽·LG화학
-단일 학과는 '고대 경영' 5명 최다
-본업에 충실했던 에쓰오일·KT 순위 급상승
-[삼성전자]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
-[한국전력] 지난해 순이익 10조 넘어
-[현대차] 삼성동 GBC 통해 "글로벌 초일류 도약"
-[기아차]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 기아
-[현대모비스] 친환경·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에 역량 집중
-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 총괄 순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