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23 - 삼성역]
{대형 쇼핑 상권 내 상주인구 타깃…매일 10가지 반찬으로 손님 대접}
‘집밥 가득 드림’ 33㎡짜리 가게에 하루 손님 350명
(사진) 집밥가득드림 내부 전경 / 김기남 기자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이해인 인턴기자] 쇼핑객과 관광객이 넘쳐나는 삼성역 코엑스는 대표적인 ‘뜨내기 상권’이다. 음식점들 대부분이 관광객이나 쇼핑객을 타깃으로 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단골 전략’으로 성공한 음식점이 있다. 코엑스몰 내 아쿠아리움과 메가박스 라인에 자리한 도시락 전문점 ‘집밥 가득 드림’이다.


◆원가율 50%, 빠른 회전율로 보완

이곳 가게의 풍경은 독특하다. 도시락 가게에 들어온 손님들은 7000원의 가격을 지불한 뒤 ‘도시락통’ 하나를 건네받는다. 계란말이·부추전·오징어볶음·오이소박이 등 집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반찬 10여 가지가 차려진 배식대에서 각자 원하는 반찬을 골라 담는다.

33㎡(10평) 남짓한 규모의 가게는 자리도 협소하다. 14명이 앉을 수 있는 바 형태의 자리와 2인용 테이블 3개가 전부다. 그래서인지 포장 손님도 적지 않다. 전체 주문량의 30% 정도는 테이크아웃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이곳 손님들 대부분이 코엑스몰 내에 상주하는 직원들이라는 점이다. 코엑스몰 ‘구내식당’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집밥 가득 드림’이 이처럼 코엑스 직원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점심 식사 시간이 제한돼 있는 직원들이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하기 좋다. 식사 시간이면 이곳엔 세 개의 줄이 생긴다.

앉아서 먹는 사람, 도시락을 싸서 가져가는 사람, 밥 푸는 사람들을 위한 줄이다. 고객들이 알아서 도시락에 음식을 담고 알아서 먹고 알아서 치우는 시스템이다. 그 덕분에 평수가 작음에도 이 가게는 회전율이 높은 편이다.

둘째,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하면서도 ‘집밥’처럼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든 반찬을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그리고 재료비를 아끼지 않는다. 일반적인 도시락 전문점의 매출원가율(총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5%인 것과 비교해 이 가게의 매출원가율은 50%에 달한다.

‘집밥 가득 드림’ 연규택 사장은 “도시락 전문점에서 원가를 낮추려고 하면 음식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그 대신 매일 가락시장에서 신선식품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으로 재료비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이 가게에선 평균적으로 하루 350그릇이 판매된다. 두 시간 남짓 되는 점심시간 동안에만 200그릇 넘게 팔린다. 객단가(7000원)를 기준으로 한 달 매출을 대략 계산해 보면 7000만원이 넘는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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