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나이 제한’…이광구·권선주 행장은 전망 엇갈려

국내 주요 금융사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올 하반기부터 금융권에 대규모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 수장들의 연임 여부다.

당장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말로 임기가 종료되고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이면 임기가 끝난다. 연임이 예상되던 이들이 의외의 복병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 많지 않아 금융권의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 곳은 바로 신한금융그룹이다. 신한을 이끌고 있는 한동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한 회장은 ‘회장으로 신규 선임되는 자의 연령은 만 67세 미만이어야 하며 회장은 재임 기간 중 만 70세를 넘지 못한다’는 사내 규정상 재연임이 불가능하다.

신한금융에서는 통상 임기 만료 3~5개월 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나서기 때문에 오는 11월부터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 차기 회장은 누구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현재 신한은행을 맡고 있는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접전을 치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위 사장은 오는 8월 26일 임기가 종료되는데 앞으로 연임 여부에 따라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차기 후보군의 윤곽이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조 행장과 위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조 행장은 임기 중 실적도 괜찮은 편인데다 무엇보다 과거 ‘신한사태(2010년 9월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촉발된 은행장과 지주 사장 사이의 내분 사태)’와 거리를 두고 있는 중립적 위치의 인물이기도 해 가장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광구 행장, 연임 확실시
이광구 우리은행장. /한국경제신문
이광구 우리은행장. /한국경제신문
오는 12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 연부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 행장은 최근 유럽·미국·일본 등 해외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며 외국인 투자자 비율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행장의 행보는 우리은행의 민영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행장이 민영화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그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이 행장은 2014년 말 취임 당시 “2년 안에 민영화를 이루겠다”며 종전까지 3년이었던 우리은행 행장 임기를 스스로 2년으로 줄였다. 우리은행 민영화 진행 상황에 따라 이 행장의 연임 여부가 좌우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진행하지 못한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조만간 재추진할 예정이어서 올 하반기 민영화 진행에 불이 붙으면 이 행장의 연임이 더욱 확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8~9월쯤 우리은행의 매각 공고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2개월 정도의 매각 절차를 거치면 10~11월께 우리은행 새 주인의 윤곽이 나올 수 있다.

민영화 여부와 관계없이 이 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올해 안에 진행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16년이나 시간을 끌어 온 민영화가 올 하반기 단숨에 진행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이 행장은 취임 첫해에 자신이 취임 목표로 내세운 자산 증식 계획을 달성하는 등 실적이 좋고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핀테크를 선점해 나가는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민영화 여부와 관계없이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CEO 선임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변수다.

◆권선주 행장의 연임은 ‘적신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연합뉴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연합뉴스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또한 마찬가지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27일까지다. 권 행장은 임명 당시 국내 첫 여성 은행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탁월한 실적과 리스크 관리 등으로 인정 받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권 행장의 연임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권 행장은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정치권 영입설이 나돌기도 했다.

IBK기업은행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떠오르는 인물군은 많지 않다. 이와 관련해 전임 조준희 행장 이후 권 행장까지 연속으로 은행 내부에서 행장이 배출됐기 때문에 차기 행장 또한 내부에서 발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인물을 중용할지, 이전 관행처럼 관료출신 행장이 나올지는 권 행장이 남은 임기 동안 어떤 행보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한경비즈니스 조현주 기자 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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