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출 2조5000억원"…해외 사업·신성장 동력 확보 드라이브 걸 듯

 2015년 7월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아워홈의 ‘푸드엠파이어 고메이 다이닝&키친’./연합뉴스
2015년 7월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아워홈의 ‘푸드엠파이어 고메이 다이닝&키친’./연합뉴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 구본성 부회장이 지난 6월 20일 아워홈 대표이사에 전격 선임됐다.

올해 4월 등기이사에 오른 구 부회장은 그동안 회사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지만 막내 여동생인 구지은 아워홈 전 부사장이 계열사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기면서 등기이사에서 빠지자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구 부회장은 헬렌 커티스·체이스맨해튼은행 등 외국계 기업을 거쳐 LG전자·삼성물산에서 근무했다. 또한 일본 도쿄 법정대 객원 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 임원을 역임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과 은행,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근무해 다방면에서 폭넓은 경영 실무 능력을 쌓았다”며 “미시와 거시경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과 전문 지식을 보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영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경영 능력 시험대 오른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베일에 싸인 구본성 부회장

종합 식품 기업인 아워홈은 LG그룹의 방계 기업으로 범(汎)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을 떠올리면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이면서도 그동안 단 한 번도 회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베일에 싸여 있었다.

구 부회장을 대신해 구 회장의 3녀인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가 아워홈 경영에 전면 참여했었다. 이 때문에 아워홈은 장자 승계 원칙을 떠나 딸도 능력만 되면 얼마든지 회사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기도 했다.

2004년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한 구 대표는 부사장급인 구매식자재사업부 본부장직을 맡았지만 2015년 7월 돌연 보직 해임되면서 회장실로 인사 발령 조치됐다. 올해 1월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계열사인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또다시 자리를 옮겼다.

일각에선 기존 경영진과 마찰을 빚어 온 구 대표가 구 회장 눈 밖에 나 밀려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 대표가 회사에 합류한 이후 대표이사가 세 차례나 바뀌는 등 적지 않은 내홍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이 오너 일가와 마찰을 빚을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며 “불화설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2000년 1월 LG유통 푸드서비스 사업부를 분리 독립해 설립된 아워홈은 현재 구자학 회장, 구본성 부회장, 이승우 대표이사 등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930년생으로 올해 86세인 구 회장은 장남을 대표이사 자리에 앉힌 이후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이는 구 부회장과 이 대표다. 이 대표가 사업 부문을 도맡고 있고 구 부회장은 전략기획 파트를 총괄하고 있다.

아워홈은 올해 초 ‘2020년 매출 2조5000억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수립했다. 작년 연결 매출은 1조4024억원이었다. 2016년 현재 전국 900개 사업장에서 하루 100만 식(食)을 제공하는 등 점포 수 기준으로는 국내 급식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선도 기업이다. 급식 사업만 놓고 보면 삼성웰스토리(1조1826억원)에 이어 2위(8860억원)다.


◆해외시장 개척 가속화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 역시 급식에서 비롯된다. 급식(푸드 서비스)·식자재·식품(가정 간편식)·외식 등 4개의 사업 부문에서 급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0~70% 수준이다.

매출이 매년 조금씩 늘고 있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2020년까지 매출 2조5000억원을 달성하려면 돌파구가 필요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을 비롯해 삼성웰스토리나 CJ프레시웨이의 최근 수주 상황을 보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기존 식자재 유통보다 다른 곳에서 돌파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아워홈은 현재 해외 급식 시장 개척 가속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대한 전략적 의사 결정을 앞두고 있다.

2000년 중국 칭다오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시장을 노크해 온 아워홈은 2010년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베이징·난징 등 10개 도시에서 30개의 위탁 및 오피스 급식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6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2020년까지 해외 급식 시장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베트남 법인 설립을 가시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아워홈이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경험이 전무한 호텔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았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지나치게 확대해석됐다”며 “단순히 호텔을 임대해 위탁 운영할 뿐 실제 호텔 사업 진출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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