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서울상공회의소 강남구상공회 회장 인터뷰]
최재영 강남구상공회 회장 “기업·문화활동 잇는 ‘명품 상공회’만들 것”
(최재영 서울상공회의소 강남구상공회 회장 약력) 1953년생. 1972년 한양대 의대 1년 수료. 1975년 경희대 경영학과 졸업. 거봉INC 대표이사 회장. 2013년 3월 서울상공회의소 강남구상공회 회장(현).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최재영(63) 회장이 이끄는 강남구상공회는 서울상공회의소 내에서도 ‘명품 상공회’로 통한다.

회원사만 6000여 개에 달하며 지난해까지 매년 2기씩 총 23개 기수에 걸쳐 1000여 명의 강남구 거주 기업인들이 강남구상공회의 ‘CEO 아카데미 과정’을 수료했다. CEO 아카데미에서 기업가 정신부터 창조적 사고와 성공적인 소통 방법 등을 교육 받은 기업인들은 하나같이 “강남구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남구상공회의 활동은 그야말로 글로벌하다. 2013년 통영시와 지역 특산물 직거래 협정을 맺은 데 이어 2014년 미얀마 상공회의소, 2015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프리모스키 상공회의소와 의료·원자재·농업·서비스업 등에 관한 지역적 교류 활성화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 시안 지역 기업인들과 지역 교류 협정을 맺어 강남구상공회 소속 기업인들이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줬다.

강남구상공회에서는 골프·당구·와인·스포츠 댄스 등의 동호회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 활동도 병행한다. 교회학교에서 교사로도 봉사하는 최 회장은 예술가로서도 명망이 높다. 최 회장은 지난해 첫 개인 미술전을 개최해 그동안 작업한 작품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우연히 시작한 그림은 이제 삶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고 세상을 보는 태도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재영 강남구상공회 회장 “기업·문화활동 잇는 ‘명품 상공회’만들 것”
▶‘상공회의소’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대한상공회의소는 1884년 설립돼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한국 최초·최대의 법정 종합 경제단체입니다. 전국에 72개 지역별 상공회의소를 통해 국내 16만 상공인의 권익 향상과 상공업의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며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공인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높임으로써 상공인이 존경과 신뢰를 받으며 국가 부강에 당당히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적인 사회 풍토를 만들어 가는 역할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강남구상공회는 ‘명품 상공회’로 통한다고요.

“강남구상공회는 2003년 설립돼 13년 동안 이어 온 강남구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입니다. 현재 강남구상공회는 강남구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 회원사(5800명)와 임원사(230명)로 구성돼 있는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상공회라고 자부합니다.

강남구상공회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활동은 구청·세무서·경찰서·소방서·고용노동부 등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중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 개선과 경영 애로 해소 노력,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사회 공헌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실무 직원들을 위한 무료 실무 교육과 세무·노무·법률 등 무료 경영 상담, 소자본 창업 교육,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며 지자체의 중소기업 육성 자금 추천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전국 2400여 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3분기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했는데 지수가 떨어지면서 (2분기 91→3분기 85) 기업인들의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대외적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공인들 스스로 구조 개혁과 투자 확대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고 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의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 법률 입법을 서두르고 공공 지출을 확대하는 등 국민들의 체감 경기 개선을 통해 소비 심리를 진작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동시에 기업인들과 경제단체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강남구상공회에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면서요.

“강남구상공회의 회원과 임원들은기업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지자체와 소통하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원 교육, 중소기업 육성 자금 추천 등도 지원하고 있는데 ‘청년 인턴 지원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청년 인턴 지원 사업은 기업에서 청년들을 인턴으로 채용할 때 급여에 따라 3개월 기준 80만~100만원씩 지원해 줍니다. 3개월 후 인턴 기간이 끝나고 정규직 전환 시 7개월간 추가로 지원합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에서 예산을 받아 집행하는데 지난해 12억원에 이어 올해는 2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놓은 상태입니다. 상공회 회원사에 좋고 실업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도 좋은 청년 인턴 지원 사업을 더욱 홍보할 생각입니다.”

▶‘경영애로해소위원회’라는 것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때가 많습니다. 강남상공회에서는 관내 중소상공인들이 경영 현장에서 겪는 각종 어려움을 발굴해 해소하기 위한 ‘경영애로해소위원회’를 운영 중입니다.

민·관 협의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경영애로해소위원회는 강남구청·강남세무서·강남경찰서·강남소방서·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합니다.

정기 회의는 분기마다 1회씩 진행하고 주요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 회의를 진행합니다. 주차 단속, 흡연 구역 문제 등 기업 활동 중 경험하는 모든 애로 사항이 안건이 될 수 있습니다.”

▶상공회를 이끌며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선 회원 상호간의 교류와 소통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강남구상공회에서는 산악회와 골프회, 컬처클럽 등 다양한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컬처클럽은 올해 처음 개설됐는데 와인·댄스·당구·승마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통해 회원 간 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본인도 그림을 그리신다고요.

“그림을 그리던 선배가 어느 날 나를 인사동에 데려와 유화 물감 세트를 손에 쥐여 준 것을 계기로 그림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학창 시절 이후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는데 물감을 받고 난 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서 가슴 벅찬 모험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홍익대 평생교육원과 화실을 2년여 간 다니며 미술의 기초를 쌓고 틈틈이 문화센터를 찾아 여가 시간을 즐겼습니다.

미술 활동을 지켜보던 친구 4명이 합류해 지금은 1주일에 한번 씩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제 미술은 제 삶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술과 같은 문화 생활이 기업 활동에 도움을 주나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사진처럼 똑같이 옮기는 것보다 변화를 주는 것이 실제보다 더 생생한 느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추상화 작품들이 이러한 깨달음에 기반을 둔 결과물입니다. 기업 활동에서도 이 같은 응용이 더 큰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평생 일만 하다가 산업 최전선에서 물러나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찌할지 몰라 하는 기업인들을 자주 봅니다. 100세 시대인 만큼 문화를 조금 더 가까이 하고 향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남구상공회에서 각종 동호회 개설을 지원하는 이유입니다. 강남구상공회뿐만 아니라 모든 상공인들이 치열한 경쟁 활동에서 잠시 벗어나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문화 활동이 있는 비즈니스 세상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