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관전 포인트]
“의존도 높은 고객이 있으면 수익성은 악화”
감사보고서 주석을 보면 기업이 보인다
(사진) 최근 열린 한 상장회사의 임시 주주총회 모습. /연합뉴스

[송원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품질 및 위험관리본부 상무] 일반적으로 기업의 감사보고서는 ‘딱딱’하다. 회계에 대한 지식 없이는 해독하기가 쉽지 않다. 감사보고서에서 회사의 순이익이 얼마인지 알아보는 것도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가장 궁금한 숫자를 가장 잘 보이는 맨 위에 기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법칙(주석의 순서를 규정한 회계기준)’ 때문에 결국 감사보고서는 딱딱하고 읽기 어려운 정보가 되기 쉽다.

◆ 주석으로 가격 협상력과 마진율 감지

보통 감사보고서에는 재무제표가 첨부돼 있고 그 재무제표는 주석을 포함한다. 주석은 회사의 개황에 대한 정보에서부터 회계 정책, 금융자산, 유형자산, 금융 부채 등 기업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정보로 구성돼 있다. 기업은 제품 또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목적인 영리 활동을 수행한다. 즉, 수익을 발생시킨다.

재무제표 주석에는 단일 고객에 대한 수익이 기업 전체 수익의 10% 이상일 때 그 사실과 해당 고객별 수익 금액 등이 기재돼 있다. 회계기준에서는 이를 주요 고객에 대한 ‘의존도 정보’라고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처가 다양하게 포진돼 있는 기업과 소수의 주요 거래처 고객에게 매출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기업을 비교해 보자. 일반적으로 할인 제공은 거래량이나 거래 금액 단위가 커질 때 발생한다.

즉, 소수의 주요 거래처 고객과 거래하는 기업은 다수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과 비교해 주요 고객으로부터의 할인 제공 압박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정 고객에 대한 비율이 높아지면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므로 해당 고객에 대한 협상력이 약화돼 매출 가격 인하 또는 마진율 악화가 초래된다.

단일 고객에 대한 수익이 기업 전체 수익의 10% 이상이면 해당 내용에 대한 최근 2~3년간의 주석 공시는 매우 간단하지만 해당 기업의 가격 협상력과 마진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만약 단일 고객에게 더 집중되거나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 마진율은 아마도 악화되고 있을 것이고 단일 고객 비율이 감소하고 다수의 거래처로 분산되고 있다면 마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