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바야다코리아 대표 인터뷰]
미국 최대 홈헬스케어 기업 한국 상륙…전문 간호사·요양보호사가 체계적 관리
김영민 바야다코리아 대표 “간병 공포, 방문 간호 서비스로 해결하세요”
(약력) 1974년생. 한양대 의대 간호학과 졸업. 한양대 대학원 간호학 석사. 고려대 경영대학원 eMBA 졸업(석사). 1996년 한양대 부속병원 간호사. 1997년 명문제약 입사. 1999년 박스터 코리아 차장. 2012년 셀트리온헬스케어 글로벌 전략팀 부장. 2016년 바야다코리아 대표이사(현). /사진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 최은석 기자] 미국 최대 가정 요양 서비스 기업인 바야다홈헬스케어가 한국에 들어왔다. 바야다홈헬스케어는 국내 요양 서비스 기업 코리아홈헬스케어와 조인트벤처인 ‘바야다코리아’를 최근 설립했다.

김영민 바야다코리아 대표는 “미국·일본 등 고령화 선진국에서는 가정에서 간호·요양 서비스를 받으려는 수요가 많다”며 “한국에서도 ‘현대판 고려장’으로 불리는 요양시설보다는 홈헬스케어 서비스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바야다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요.

“바야다홈헬스케어는 미국 최대 홈헬스케어 전문 기업입니다. 1975년 미국 뉴저지 주에 설립된 이후 미국 전문 간호 요양 서비스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는 곳이죠. 지난해 미국에서만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거뒀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미국 28개 주에 300여 개의 재가센터와 4만4000여 명(풀타임 정규직 4000여 명)의 헬스케어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바야다코리아는 제가 설립한 코리아홈헬스케어와 미국 바야다홈헬스케어의 합작회사입니다.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방문 간호와 방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죠. 국내에서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체계적 방문 간호 서비스를 시행 중인 곳은 바야다코리아가 거의 유일합니다.

간호사 16명과 요양보호사 50명이 전국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바야다코리아는 질적인 전문 간호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에게 동일하고 꾸준히 제공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이용료가 궁금합니다.

“65세 이상 또는 65세 미만으로 치매, 뇌혈관성 질환,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환자라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활용하면 됩니다. 만약 최상위인 1등급 판정을 받았다면 월 119만6900원 한도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됩니다.

이 중 85%는 공단에서 부담하고 환자는 15%인 17만9500원만 내면 됩니다. 방문 간호와 방문 요양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받을 수 있고요. 각 요금은 서비스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장기요양인정 등급이 없는 장애인이나 암 환자 등 비수급자의 서비스 이용료도 동일합니다.

서비스 상담 시 간호사가 방문해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후 맞춤형 간호 및 요양 계획을 세웁니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의 파트너 체제로 질환이나 환자 상태에 최적화한 맞춤형 요양·간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회사를 설립한 계기가 있나요.

“대학 졸업 후 병원과 국내외 제약사에서 일했는데요, 제약사에서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한 달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영국 국립임상보건연구소(NICE) 관계자를 통해 ‘홈헬스케어 에이전시’의 존재를 처음 접했습니다.

‘저출산·고령화’가 세계적 도전으로 대두된 상황에서 홈헬스케어는 굉장히 매력적인 모델이었어요.

정부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환자를 적극 지원하는 ‘유럽형 홈헬스케어 에이전시’ 모델과 환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형 홈헬스케어 에이전시’ 모델을 절충한 한국형 사업 모델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창업 준비에 나섰어요. 1년 이상 준비한 끝에 2014년 10월 코리아홈헬스케어라는 이름의 방문 간호, 방문 요양 전문 기업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바야다홈헬스케어와 프로그램 개발 협력 관계를 맺고 마크 바야다(Mark Baiada) 바야다홈헬스케어 회장과 뜻을 합쳐 올해 6월 조인트벤처 바야다코리아홈헬스케어를 공식 설립하게 됐습니다. 8월까지 방문 간호, 방문 요양 고객 총 160여 명에게 단기·장기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해외 홈헬스케어 산업 현황은 어떻습니까.

“2013년 기준으로 세계 홈헬스케어 시장(기기·제품·서비스 포함)은 2150억 달러(약 235조원)로 추정됩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요. 미국은 1942년에 이미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에 진입했어요.

현재 60세 이상 인구가 15세 이상 인구보다 많죠. 203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고 2040년까지 85세 이상 노인 인구가 4배나 늘어날 전망입니다. 홈헬스케어는 50년 역사의 신생 산업이에요.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산업 전망은 어떤가요.

홈헬스케어의 장점과 비용 효율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요양시설보다 홈헬스케어 서비스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홈헬스케어가 국가적 의료비 절감에 효과가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홈헬스케어를 통해 2008년 한 해에만 국가 병원비용 250억 달러(약 28조5000억원)가 줄었고 연간 134억 달러(약 15조3000억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어요. 고용 창출 효과도 무시할 수 없죠.

요양보호사 등 새로운 직업군 개발과 심리치료사·작업치료사·물리치료사 등 관련 직종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요양보호사는 2014년 1800만 명에서 2024년 2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홈헬스케어는 환자 가족에게 ‘일과 간병 양립’ 부담을 덜어주는 존재입니다.”

▶한국에서도 홈헬스케어가 정착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에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7% 이상)에 진입했습니다. 2026년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고 2020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노인 편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이비부머는 건강하고 독립적이며 행복한 노후에 대한 욕구가 높죠. 하지만 베이비부머 자신이나 부모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요양시설이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가족을 요양 시설에 보내는 것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도 여전하고요.

따라서 가정에서 전문가의 돌봄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홈헬스케어 산업은 경력 단절 간호사의 재취업 확대는 물론 ‘시간제 간호사 고용 활성화 정책’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관련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고요. 특히 방문 간호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병원 내 집단 감염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 등에게 병원 내 감염은 치명적이죠.”

▶회사를 어떻게 꾸려나갈 계획인가요.

“미국 바야다홈헬스케어와 함께 환자 질환별 돌봄 매뉴얼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치매·당뇨·류머티즘관절염·다발성경화증·크론병 등 8개 질환에 대한 매뉴얼을 개발 중이고요. 앞으로 그 범위를 더욱 넓혀 갈 계획입니다.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로 체계화돼 있지만 제도를 잘 알지 못하는 이가 많습니다. 바야다코리아는 미국 바야다홈헬스케어가 40년 이상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적 특수성에 적합한 홈헬스케어 모델을 제공할 겁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홈헬스케어 시장의 선도 모델을 구축하겠습니다.”
김영민 바야다코리아 대표 “간병 공포, 방문 간호 서비스로 해결하세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신청 절차]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 활동 또는 가사 활동 지원 등의 장기 요양 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가 납부하는 장기요양보험료로 재원을 조달하며 정부가 보험 재정의 일부를 부담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우편·방문·팩스·인터넷으로 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하면 공단 직원이 방문 조사를 실시한다.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장기요양인정 및 등급을 판정한 후 등급에 따라 방문요양·간호나 시설요양·간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의료 급여 수급권자의 장기 요양 급여 비용 중 공단이 부담해야 할 비용과 관리 운영비의 전액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담한다. 재가 급여는 장기 요양 급여비용의 85%, 시설 급여는 80%를 지원받을 수 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