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강남점 이어 목동점 오픈…알라딘은 핸드드립 카페 배치

중고 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도서정가제(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 이후 할인에 굶주린 독서광들이 중고 책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중고 책을 파는 사람도 늘었다. 다 읽은 책을 절반 정도 가격에 되팔 수 있으니 책장에 빼곡히 보관할 필요도 없다. 중고 책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이유다.

실제로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지난 4월 1일 창립 17주년을 맞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씨티빌딩 지하 1층에 중고서점 강남점을 깜짝 오픈했다. 오프라인 서점 1호점으로 눈길을 끌고 일반 서점이 아닌 중고서점이어서 또 한 번 시선을 집중시켰다.
[뉴스, 그 이후] '예스24 VS 알라딘' 중고서점 전쟁 후 6개월
기존 중고 책 시장을 주도해 온 알라딘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알라딘은 핵심 매장 중 하나로 꼽히는 ‘알라딘 강남점’과 ‘예스24 강남점’은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약 150m 거리)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했다. 알라딘은 4월 20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을 오픈했다. 바야흐로 ‘중고 서점 전쟁’의 서막이다.

본지는 3월 초 관련 내용과 내막을 취재해 단독 보도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현재 상황은 어떨까. 예스24 강남점과 알라딘 롯데월드타워점을 직접 찾았다.

◆ 예스24 강남점, ‘키즈존’ 특화
[뉴스, 그 이후] '예스24 VS 알라딘' 중고서점 전쟁 후 6개월
말쑥하다. 10월 5일 오전 11시 50분쯤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예스24 강남점의 첫 느낌이다. 말끔하고 깨끗한 매장 안에는 40여 명의 손님들이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예스24 강남점의 규모는 826㎡(250평) 정도다. ‘책을 편하게 고르고 읽을 수 있는 도서관 분위기’를 콘셉트로, 매장 곳곳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좌석을 배치해 다른 서점들과 차별화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출입문 왼쪽에 마련된 ‘키즈존’이다. 예스24는 유·아동 도서와 전집을 비롯해 주부를 위한 도서까지 한데 모아 전용 공간을 만들었다. 중앙에는 아동용 소파를 마련해 편안하게 독서할 수 있도록 했고 벽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캐릭터로 페인팅해 친근감을 더했다.

예스24 강남점을 방문한 30대 주부 강모 씨는 “위층에서 영화 예매 후 시간이 조금 남아 쉬고 있는데 키즈존을 아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전집 구매를 고민하던 중인데 상담도 받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키즈존에서는 유아 중고 전집 상담 코너도 운영하면서 연령대별로 적합한 전집을 추천해 주고 있었다.

예스24 강남점은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10월 강남점 이벤트(월 단위 이벤트)’로 구매 금액별 사은품을 증정하는데 3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독서 쿠션을 준다. 10월 24일은 ‘예스 데이(YES DAY)’로 지정해 구매 금액의 24%를 즉시 할인해 준다.

또 ‘가을 문학 특별전’을 통해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문학·시·에세이 관련 책을 구매하면 10%, ‘할로윈데이 이벤트’를 통해 10월 25일부터 31일까지 공포·추리 관련 책을 구매하면 10% 할인해 준다. 예스24 전자책(eBook) 단말기인 크레마 시리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오프라인 중고 서점 1호점의 성공으로 탄력을 받은 예스24는 8월 24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예스24 목동점은 대학빌딩 지하 1층에 자리 잡았고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1번 출입구와 연결된다. 규모는 1157㎡(350평) 정도로 강남점보다 331㎡(100평) 정도 더 넓다.

예스24 관계자는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중고 책을 접했던 손님들이 직접 중고 책을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강남점·목동점 모두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알라딘, ‘버리기 아까워 싸게 파는 책’ 코너도
[뉴스, 그 이후] '예스24 VS 알라딘' 중고서점 전쟁 후 6개월
알라딘 롯데월드타워점은 지하철 2호선과 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에 있다. 정확히 8호선 라인에서 롯데월드타워로 통하는 지하 통로다. 지하철과 롯데월드타워의 시너지 효과로 평일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인파로 붐볐다.

알라딘 롯데월드타워점은 661㎡(200평) 정도 규모다. 매장 중앙에 카페를 조성하고 그 주변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카페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알라딘 자체 브랜드로 커피 가격은 4500~5000원대다.

알라딘 관계자는 “커피 원두 중 가장 상급 원두로 분류되는 스페셜티급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핸드 드립으로 제공하다 보니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며 “커피 구매 시 무료로 제공하는 쿠키도 인기”라고 설명했다.

다른 알라딘 중고 서점과 달리 롯데월드타워점에서는 간단한 음식물도 반입할 수 있다. 다만 정해진 자리에서만 가능하고 식사류는 반입 불가다. 책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롯데월드타워점은 독특한 서가 구성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버리기 아까워 싸게 파는 책’, ‘고객이 방금 팔고 간 책’ 등이 대표적이다.

매장별로 기념일마다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도서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고, 추석에는 모든 구매(매입) 고객에게 적립금 1000원을 지급했다. 지난 9일 한글날 롯데월드타워점에서는 소설과 시 포함 2만원 이상 구매 시 전체 구매 금액의 10%를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한편 롯데월드타워점 정면에 지하철 역사 화장실이 있다. 서점 출입문과 화장실 출입문이 나란히 마주보고 있다.

회사와 가까워 롯데월드타워점을 자주 방문한다는 직장인 설모(36) 씨는 “롯데월드타워점은 출입문 양쪽 통유리벽을 따라 길게 조성된 좌석(10석)이 인상적인데 화장실이 너무 가깝다”며 “양쪽 고객(?)이 서로 눈이 마주치는 등 민망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좌석 옆에 환기구를 통해 냄새도 여과 없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알라딘 관계자는 “오프라인 서점은 책 읽는 고객들의 체류 시간이 길다 보니 화장실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잠실역 화장실은 관리 상태가 양호한데 깨끗한 화장실이 가까이 있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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