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내비게이션 전쟁 : 위기 속 내비 업체들]
매년 15% 이상 시장 감소…초정밀 지도·증강현실 도입 등 승부수
내비 전문업체들, 모바일에 밀려 2010년 이후 하락세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국내 내비게이션 기업들이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T맵·카카오내비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내비게이션의 인기가 급증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2010년 250만 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년 15~20%씩 감소하고 있다. 경쟁력 확보를 통한 활로 모색이 시급한 이유다.

현대엠엔소프트·팅크웨어·파인디지털 등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내비게이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남다른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내비게이션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 해외 60개국 진출

현대엠엔소프트는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지니(GINI)’로 유명하다. 1998년 벤처기업 만도맵앤소프트로 문을 열고 2005년 현대차그룹에 편입, 2011년 현대엠엔소프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지도 변환 포맷을 개발해 현대차·기아차에 탑재되는 내비게이션 기술의 100% 국산화를 완성했고 최적화된 지도를 유지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의 베스트셀러로 통하는 ‘지니’와 ‘지니 넥스트’를 중심으로 국내 맵 소프트웨어 시장의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 60여 개 국가에 진출 중이다. 자체적으로 ‘스피드나비(SPEEDNAVI)’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브랜드로 해외를 공략 중이며 현대차그룹과 동반 해외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맵피(mappy)’를 통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분야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맵피는 개인 휴대 단말(PDA)용 명품 브랜드인 맵피에 기반 해 재탄생한 풀 클라우드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이다. 네이버와 제휴해 네이버 내비에도 맵피 기술이 탑재돼 있고 맵피에 네이버 지역 검색 및 고화질 거리 뷰 기능이 연동돼 있다.

맵피는 운전자 눈높이에 최적화한 정확하고 빠른 길 안내를 비롯해 리얼3D 지도, 국내 최대 데어터베이스 네이버 지역 검색 및 고화질 거리 뷰, 위치 공유 기능, 헤드업디스플레이(HUD) 탑재, 스마트워치 연동 길 안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대비한 미래 기술 개발에도 활발하다. 경쟁 상대는 구글과 애플이다. 정밀 지도(HD맵) 구축을 전국 2차로 도로 이상에 완료했다. 현재 내비게이션 지도가 오차가 7~10m인 반면 현대엠엔소프트의 정밀 지도는 10~20cm에 불과하다.

1997년 설립된 팅크웨어는 회사명보다 ‘아이나비(INAVI)’라는 브랜드가 더 유명하다. 내비게이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초기부터 입소문을 통해 알려진 아이나비는 19년이 지난 현재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만족 서비스로 내비게이션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팅크웨어는 다른 회사에서는 시도하지 못하는 기술들을 업계 최초 도입하고 있다. 2000년 국내 최초로 PDA 기반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출시한 뒤 2008년 3D 내비게이션, 2011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 내비게이션을 개발 및 출시했다.

2015년 출시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X1’도 빼놓을 수 없다. 업계 유일의 증강현실 솔루션과 첨단 운전자 시스템(ADAS)을 선보인 아이나비 X1은 최고급 자동차에서도 구현하지 못한 최첨단의 기능들을 탑재해 단순 길 안내를 담당하던 내비게이션에서 스마트 카 디바이스로 거듭났다.

팅크웨어만의 기술력으로 구현한 증강현실 솔루션 ‘익스트림 에이아르(Extreme AR)’는 실사 도로 영상과 경로 정보를 결합해 실시간 길 안내를 제공한다. 특히 국내 최초 증강현실 영상으로 다음 경로를 예측해 차로 변경을 미리 안내하는 ‘차로 변경 예보’가 적용돼 운전자는 초행길도 헤매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

업계 유일의 실사 3D 지도인 ‘익스트림 에어 3D(Extreme AIR 3D)’는 기존 그래픽 지도에서 표현할 수 없었던 건물의 디테일과 색감, 지형을 3차원 실사 사진으로 그대로 제공해 운전자는 현실 도로 모습과 동일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익스트림 에어 3D에서만 제공하는 ‘드론뷰’는 드론(무인 항공기)을 띄워 도로를 촬영하는 듯 정확한 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팅크웨어는 블랙박스 시장에도 진출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팅크웨어의 2015년 블랙박스 매출은 2014년 대비 33% 상승한 960억원을 기록했고 그중 해외 블랙박스 매출은 약 70억원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연동 서비스도 개발

‘파인드라이브’로 익숙한 파인디지털은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커넥티드 카 원리를 기반으로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한 편의성 확대, 다양한 생활 밀착형 알림 서비스 지원 등 단순히 길을 안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로 실현 불가능한 다양한 기능까지 추가하는 것이다.

파인디지털이 자체 개발한 커넥티드 플랫폼 ‘스마트 알림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스마트 알림 플랫폼은 자동차가 정차 중인지, 목적지는 설정했는지 등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그에 적합한 앱을 별도의 실행 명령 없이 자동으로 실행해 안내 메시지를 제공한다.

공항이나 은행으로 목적지를 설정하면 운전자에게 여권이나 신분증을 잊지 않고 챙기도록 안내하거나 수산시장 제철 수산물 알림, 바닷길 시간 알림, 지역 축제 정보에 대한 알림 등 목적지에 따른 다양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인디지털이 주력하는 또 다른 기술력은 증강현실을 활용한 길 안내다. 2015년 11월 매립형 내비게이션 ‘G 1.0’을 출시하면서 최초로 증강현실 서비스를 선보였다. 파인드라이브의 증강현실 서비스인 ‘파인(Fine)AR’은 실제 영상 위에 회전 방향과 남은 거리를 직관적으로 표시해 운전자의 이해를 돕는다.

파인디지털은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컨트롤할 수 있는 ‘스마트 파인드라이브 와이파이’ 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새롭게 업데이트된 목적지 예약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목적지를 미리 예약하는 기능으로 별도의 내비게이션 조작이 필요 없어 편리하다.

앱으로 목적지 검색 및 예약을 완료하면 해당 정보가 서버로 전송되고 차에 탑승해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을 연동하면 예약된 목적지로 길을 안내한다.

8월에는 차량 운행 기록을 스마트폰을 통해 관리하고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차량 운행 관리 솔루션 ‘파인운행기록부’도 론칭했다.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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