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선강퉁 시행·6중전회 등 호재 대기 중…철강·소비株 강세 예상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김선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판이 바뀐 중국 시장’을 선정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향후 중국 증시의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며 “중국 철강과 소비의 변화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강퉁, 10월 말 시범 시행 예정

지난 3개월간 중국의 증시는 같은 패턴을 반복했다.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우려감-관망세-안도감-기대감-우려감이다. 그러다 보니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주어(이벤트)만 바뀐 ‘Ctrl C+Ctrl V’다. 하지만 앞으로의 중국 증시는 그 흐름이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박스권 중국 증시, ‘판’이 바뀐다
(사진)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 모습. /한국경제신문

하반기에 중국 증시가 순항할 것으로 점치는 이유가 있다. 정책(증시 부양)과 환경(펀더멘털의 변화) 그리고 촉매(이벤트)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의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강력한 증시 부양책인 선강퉁(선전·홍콩 간 교차 거래) 실시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2015년 11월 후강퉁(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을 실시하며 중간 리스크 관리에 실패해 급락을 몇 차례 겪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후강퉁으로 시행착오를 겪은 중국 정부와 중국 투자자들은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은 경험을 토대로 이번 선강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현재 선전 증시는 3개월 전 대비 3.46% 상승했다.

후강퉁 때를 생각해 보면 상승 폭이 밋밋한 수준이지만 조심스럽게 상승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 경제일보에 따르면 홍콩거래소에서 10월 22~23일 처음 선강퉁 시범 시행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11월 5~6일에 둘째 시범 시행을 실시해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비한 후 정식 시행 일자를 정할 방침이다.

펀더멘털의 변화와 유동성 딜레마에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재차 반등하고 있다. 선전은 작년 대비 43% 올랐다. 부동산 규제가 나오는 중인데도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주가 역시 고공 행진 중이다.

부동산 판매가 늘고 있고 가격도 오르는 중이다. 사실 민간투자나 경기·물가수준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만 놓고 보면 긴축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른바 ‘유동성 함정’이다.

이번 6중전회(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 때는 유동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2월 중앙경제 공작회의에서 공식화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말 6중전회 때는 중국이 이러한 유동성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향후 3개월 내에 긍정적인 이벤트가 몰려 있다는 것도 중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월에는 국경절 연휴 동안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10월 말에는 6중전회에서 일자리 창출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11일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절이다.


◆11월 광군제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판이 바뀐’ 중국 증시에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여겨지는 분야는 철강주와 소비주다. 철강 산업의 구조조정 문제는 지난 7월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중국의 철강 시장은 급등하던 철강 가격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감산이 생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 산업의 올 한 해 감산 목표는 4500만 톤이다. 이 중 7월 말까지의 감산 실적은 올해 목표의 47% 수준(2126만 톤)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대규모 구조조정 정책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우한강철(武漢鋼鐵)이 10월에 5700명을 감원할 예정이고 올 한 해 동안 1만 명의 감원을 선포했다. 불편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슈지만 철강 기업들의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박스권 중국 증시, ‘판’이 바뀐다
철강주는 이미 많이 올랐지만 이슈가 계속되는 만큼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최대 1억5000만 톤을 감산하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감산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경쟁력 없는 설비를 퇴출시키면서 중저가 제품보다 자동차 강판 등 고급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에 대비하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을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주의 강세도 예상된다. 해마다 9월 하순의 국경절을 시작으로 이맘때가 되면 중국은 광군제를 포함해 이와 비슷한 행사들이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전년보다 행사 규모와 강도가 세졌다. 실제 소매 판매 증가율도 소폭 회복되고 있다.

또한 생산지표 역시 전월치와 예상치를 웃돌았고 구매자물가지수도 마이너스 0.8%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크게 줄여 나가는 모습이다. 뚜렷한 회복은 아니지만 미세하게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술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2017년 10월 전국 대표대회(전대)를 앞두고 2017년 상반기부터 정치 개혁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삼공경비(공무 해외 출장비, 공무 접대비, 공무용 차량 구매비용 통제) 강도 역시 조금씩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소비뿐만 아니라 관광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22일 중국 21세기 경제보에 따르면 중국의 전국 60여 개 도시의 거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국인 여행 수요 계획 서베이’에서 올 한 해 연휴 기간 동안 관광 수요는 6억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79.2%가 4분기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이 중에는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다. 다만 단체 관광객보다 싼커(중국 관광객을 지칭하는 유커 중에서 단체 관광객이 아닌 개별 관광객을 부르는 통칭)을 중심으로 관광 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와 같은 특징에 따라 일반 깃발부대(마스크팩·한방샴푸)가 아닌 치아 미백, 보디·헬스 케어 제품, 이너뷰티 제품으로 구매 범위가 확대되는 중이다.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