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선수별 유니폼 판매량이 인기 바로미터…2016 KBO리그 구단별 ‘마킹’ 판매량 톱3
‘프로야구 800만 관중 시대’ 상품 마케팅도 ‘불꽃’…담요·레고 등 품목 다양
(사진) 롯데자이언츠의 ‘도라에몽 유니폼’. /롯데자이언츠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프로야구는 올해 출범 35년 만에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구단별 상품 마케팅도 진화 중이다. 사인볼 등에 머무르던 예전과 달리 머그컵이나 담요 등으로 품목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선수 이름과 등번호를 ‘마킹’할 수 있는 유니폼이다. 구단별 유니폼 판매량 순위는 선수들의 인기도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다.

2016 시즌엔 강민호·나성범·박건우·박용택·서건창·양현종·이대형·이승엽·정근우·최정(가나다 순) 선수의 유니폼이 구단별로 가장 많이 팔렸다.

◆한화이글스, 아이디어 우산 선보여
‘프로야구 800만 관중 시대’ 상품 마케팅도 ‘불꽃’…담요·레고 등 품목 다양
(사진) 구단별 인기 아이템. /각 구단 제공

올해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두산베어스는 ‘마이클 보덴 노히트 노런’, ‘박건우 사이클링 히트’, ‘오재원 1000경기 출장’ 등 선수들의 기록 달성 기념 티셔츠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두산의 티셔츠 가격은 3만원이다.

머그컵·텀블러·담요·골프공 세트 등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품도 인기였다.

NC다이노스의 인기 아이템은 ‘단디 후드 망토(2만9000원)’다. NC의 공룡 캐릭터 ‘단디’를 형상화한 모자 달린 망토로 봄가을 매출이 높다. 단디 모양의 튜브형 응원 스틱인 ‘다이노스틱’도 인기 아이템이다.

넥센히어로즈는 올 시즌 관중 무료 배포용 티셔츠를 매월 제작했다. 무료 티셔츠는 팬들은 물론 다른 구단들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게 구단 측의 설명이다. 넥센은 실내 구장인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구단 점퍼 매출이 낮다.

LG트윈스는 여성 팬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 중이다. 지난해부터 라인을 가미한 여성 팬 전용 유니폼(5만원대)을 선보이고 있다. 침구 세트, 목베개, 2단 도시락, 앞치마, 자명종 등도 있다.

기아타이거즈 상품 중엔 ‘어센틱 후드티(4만9000원)’와 응원 용품인 ‘호돌이 머리띠’ 등이 잘 팔린다.

SK와이번스 상품 중에는 ‘피카츄 유니폼’이 인기다. 포켓몬스터 캐릭터인 피카츄를 새겨 넣은 유니폼으로 여성 팬이 선호한다.

SK와이번스는 올 시즌 상품 판매를 통해 공익에 기여하는 ‘착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추진했다. 5월 29일 ‘도그데이’에는 세계 멸종 위기 동물을 알리는 ‘뉴킷’, 광복절에는 일본군 성노예 할머니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브랜드 ‘마리몬드’와 협업했다. 모자, 휴대전화 케이스, 애견 의류, 에코백 등이 인기였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5월 국내 구단 중 처음으로 나노 블록 상품을 선보였다. 블록을 쌓아 만드는 레고 형태의 완구 제품으로,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와 김태균·이용규·정근우 선수 등 총 5종류로 구성했다. 출시 후 5개월간 2000개 이상 팔렸다.

‘헬멧 우산’도 잇 아이템이다. 헬멧 형태의 이 우산은 야구장에서 햇빛이나 비를 피하는 데 유용하다. 앞부분이 깊게 파인 형태로 이용자의 시야 확보는 물론 뒷좌석 관중의 시야도 가리지 않는다.

한화는 지난해 8월 국내 구단 최초로 선수들이 실제로 사용한 용품을 내놓기도 했다. 2014 시즌 포수 조인성이 착용한 헬멧과 김민우가 프로 첫 선발 경기에서 사용한 시합구 등 9가지 상품을 판매했다.
‘프로야구 800만 관중 시대’ 상품 마케팅도 ‘불꽃’…담요·레고 등 품목 다양
(사진) 한화이글스의 ‘헬멧 우산’. /한화이글스 제공

◆롯데자이언츠, 사직에 청년 창업 매장 도입

이번 시즌에 롯데자이언츠는 토요일 홈경기를 ‘도라에몽과 함께하는 패밀리데이’로 운영했다. 선수단은 이날 특별 제작한 ‘도라에몽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이 유니폼은 시즌 중반에 1·2차 제작 분량이 모두 팔렸다.

롯데는 국내 프로야구단 중 처음으로 청년 창업 지원 제도를 도입, 사직구장에 ‘핫도그 브라더스’와 ‘바오네 글러브번’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삼성라이온즈는 올 시즌 새 구단 캐릭터인 ‘라온·레니 인형(3만2000원)’을 출시했다. 이 인형은 홈경기 때 홈런을 친 선수가 팬들에게 던져주면서 유명해졌다.

‘이승엽 600홈런 기념상품’도 인기였다. 모자·유니폼·기념구로 구성된 이 상품은 주문 오픈 5분 만에 모두 팔렸다.
‘프로야구 800만 관중 시대’ 상품 마케팅도 ‘불꽃’…담요·레고 등 품목 다양
◆kt위즈, ‘물대포’로 관중 끌어 모아
‘프로야구 800만 관중 시대’ 상품 마케팅도 ‘불꽃’…담요·레고 등 품목 다양
(사진) kt위즈 홈구장의 여름 이벤트인 ‘워터페스티벌’. /kt위즈 제공

kt위즈 상품 중에는 구단 캐릭터인 ‘빅또리 인형’과 방석 담요 등이 많이 팔렸다.

kt위즈는 홈구장 여름 이벤트인 ‘워터페스티벌’로 관중을 그러모았다. 야구장에 워터캐논과 강우기를 설치해 관중을 시원하게 적시는 이벤트다. 행사를 진행한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평균 약 1만4300명(시즌 평균 관중 9478명)이 수원 홈구장을 찾았다.

kt위즈 관계자는 “워터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다른 팀 팬들이 몰리기도 했다”며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이슈가 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수원 kt위즈파크는 ‘세계에서 와이파이가 가장 빵빵한 야구장’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국내 프로 스포츠 및 상품 마케팅의 성장을 위한 과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의 통합 마케팅을 바탕으로 상품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강준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프로야구를 비롯한 한국의 프로스포츠 마케팅은 선진국과 달리 모기업의 단순 홍보 수단으로 전개돼 왔다”며 “진정한 프로스포츠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KBO를 주축으로 자체 통합 브랜드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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