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확장에 이어 화장품 사업까지
실험적 옐로우카페·소프트랩도 선보여
새 먹거리 찾아 나선 빙그레
(사진) 지난 3월 11일 서울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오픈한 바나나맛우유 플래그십 스토어인 '옐로우 카페. /빙그레 제공

[한경비즈니스=김현기 기자] 바나나 맛 우유의 대명사인 빙그레(대표이사 박영준)가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첫 미국 법인을 설립한 빙그레는 CJ올리브네트웍스·한국콜마와 손잡고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빙그레 관계자에 따르면 빙그레는 대표 장수 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의 용기 디자인과 상표권을 활용한 화장품을 11월 중순께 CJ올리브영 매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바나나맛우유 용기의 저작권을 지닌 빙그레가 용기 모양과 브랜드를 CJ올리브네트웍스에 빌려주고 CJ올리브네트웍스는 마케팅과 유통·판매를 담당한다. 보디클렌저·보디로션·핸드크림·립밤 등 총 4종을 출시할 예정이며 화장품 제작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한국콜마가 맡는다.

빙그레 관계자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 우유·빙과류 외에 과자 4~5종류밖에 되지 않아 사업군이 단순하다”며 “새로운 사업 진출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식품업체와 합작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며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빙그레로부터 바나나맛우유 용기를 제공받아 로열티를 지급하고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출 해마다 증가, 법인 설립

화장품 신규 사업 진출과 함께 해외시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빙그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법인을 설립했다고 지난 7월 26일 공시했다. 이번 미국 법인은 2013년 브라질, 2014년 중국에 이어 셋째로 설립되는 해외 법인으로, 해외시장 현지화의 초기 단계인 OEM 생산·영업·마케팅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빙그레는 미국 법인 설립 이전 현지 유통 업체를 통해 제품을 수출했고 주로 멜론 맛 아이스크림 ‘메로나’를 판매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13.33% 증가한 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 매출 75억원을 기록한 2014년에는 70억원으로 집계된 2013년보다 7.14% 오르는 등 매년 꾸준히 성장해 왔다.

빙그레 관계자는 “미국은 빙그레가 해외 수출하는 국가 중 중국에 이어 둘째로 매출이 큰 시장으로 매년 매출이 늘고 있다”며 “특히 이번 미국 법인 설립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인 빙그레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플래그십 스토어인 옐로우카페를 지난 3월 11일 오픈했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지하 2층에 자리한 옐로우카페는 빙그레와 현대백화점이 협업해 운영하는 카페 형식의 매장으로 올 3월부터 9월까지 약 4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옐로우카페, 제품 콘셉트에 맞춰 오픈

바나나맛우유를 주재료로 만든 라테와 셰이크 등 음료 및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한 가운데 바나나맛우유를 소재로 한 텀블러·머그컵·열쇠고리 등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있다. 바나나맛우유 열쇠고리는 하루 물량이 동 났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옐로우카페는 바나나맛우유라는 콘셉트에 맞춰 곳곳에 제품을 형상화한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매장 입구에서는 바나나맛우유 실제품을 150배 정도 확대한 대형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은 조형물을 만져보고 인증 샷을 찍기도 한다.

빙그레 관계자는 “40년 넘는 장수 브랜드 바나나맛우유의 새로운 마케팅 시도로 옐로우카페를 열었다”며 “옐로우카페 효과 등에 힘입어 바나나맛우유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바나나맛우유는 바나나 우유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고 하루 평균 약 80만 개씩 팔리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수출을 포함해 약 1700억원에 이른다.
새 먹거리 찾아 나선 빙그레
(사진) 지난 10월 14일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문을 연 소프트 아이스크림 팝업 스토어 '소프트 랩'의 모습 . /빙그레 제공

최근 빙그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팝업 스토어 ‘소프트랩(SOFT LAB)’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지난 10월 14일 문을 연 소프트랩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저가형 소프트 아이스크림과의 차별점을 강조한 제품을 내놓았다.

개장 후 첫 주말 이틀간 약 1200개를 판매했고 개인 카페 사업자들의 방문과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저가형 소프트 아이스크림 원재료는 분말 형태의 상온 유통이 대부분이다. 이와 달리 빙그레의 제품은 액상 형태로 냉장 유통된다. 또한 원유 함량이 높고 유지방과 유크림의 함량이 높아 진한 우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내산 우유를 사용, 제조한 지 5일 이내의 제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신선하다는 평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특성상 제조 기기가 없으면 샘플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팝업 스토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번 팝업 스토어 개점을 통해 소프트 아이스크림 원재료의 제조·판매를 위한 시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빙그레가 가진 유제품과 아이스크림에 대한 제조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빙그레가 시도하는 다양한 실험이 변화를 거부하는 보수적인 국내 식음료업계에 어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