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트렌드]
수면·식사·외모 관리 시간 늘고…일·여가 시간 줄어들어
‘1999년 vs 2014년’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과거와 비교할 때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러한 물음에 답을 찾는 방법으로 보통은 마켓 데이터(휴대전화 보급률 등)나 인식 데이터(라이프스타일 관련 설문 조사 등)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과 달리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찾고자 했다. 이를 위해 통계청의 ‘생활시간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통계청은 1999년부터 5년 주기(2004년, 2009년, 2014년)로 생활시간을 조사하고 결과 데이터를 공개한다.

이러한 생활시간의 변화 분석을 통해 지난 15년 동안(1999~2014년) 한국인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집중 분석했다. 특히 20세 이상 한국 성인의 활동의 하루 24시간 ‘의식주·여가·일·이동’ 패턴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이 주제에 대해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지난 15년간 한국인의 하루 24시간 변화를 전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개인 유지 활동(수면, 식사, 개인위생, 외모 관리, 개인 건강관리)은 증가했다. 반면 의무(일, 가사, 학습,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 이동)·교제 및 여가 활동(교제, 미디어 여가, 스포츠, 문화 및 관광, 종교, 참여 및 봉사)은 감소했다.

◆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요즘 한국인

2014년 기준 평일 개인 유지 활동 시간은 10시간 58분으로 1999년 대비 47분 증가했다. 평일 의무 활동 시간은 8시간 35분으로 1999년 대비 22분 감소했다. 2014년 평일 교제 및 여가 활동 시간은 4시간 26분으로 1999년 대비 25분 감소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추세는 일요일도 비슷했다. 1999년 대비 개인 유지 활동은 1시간 6분 증가, 의무 활동은 1시간 감소, 교제 및 여가 활동은 6분 감소했다.

이처럼 평일과 일요일 모두 예전에 비해 개인 유지 활동은 증가하고 의무·교제 및 여가 활동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징적인 모습은 과거보다 일요일 수면 시간이 더 늘어났고 전체적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2014년 20대 이상 성인의 평일 수면 시간은 평일엔 7시간 43분이고 일요일엔 8시간 43분으로 평일과 일요일 수면 시간은 1시간 차이가 난다.

또 지난 15년간 수면 시간의 변화를 보면 과거 대비 수면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일보다 일요일 수면 시간의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2014년 평일 수면은 7시간 43분으로 1999년 대비 5분 증가했고 일요일 수면은 8시간 43분으로 1999년 대비 23분 증가했다.

과거보다 사람들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도 생겼다. 1999년과 2014년 20~30대 남성이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비교하면 오후 10시를 기점으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1999년 11.1%, 2014년 8.7%).

또 2014년 오후 11시에 잠자리에 드는 비율은 32.9%로 1999년 38.8%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후 11시에 잠을 자는 사람들의 비율이 과거보다 적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2014년 수면 행위자 비율은 새벽 2시 이전까지 1999년 비율보다 계속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
즉 전체적으로 새벽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아침 시간에는 과거보다 수면 행위자 비율이 더 높아졌다. 예컨대 2014년 오전 8시 수면 행위자 비율은 2014년 27.1%로 1999년 17.7%보다 높았다.

과거보다 오래 먹으며 외식을 위한 이동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5년간 20대 이상 성인의 식사 및 간식 시간은 점차 증가했다. 2014년 20대 이상 성인의 식사 및 간식 시간은 평일 1시간 56분이고 일요일은 2시간 4분인데 1999년 대비 평일은 22분, 일요일은 26분 증가했다.

◆남성 외모 관리 시간 점점 늘어나

특히 타 연령대보다 20~30대 젊은 층에서 외식을 위한 이동이 과거 대비 더 크게 늘었다. 20대 이상 성인의 평일 개인 유지 활동 관련 이동 시간을 보면 2014년 12분, 1999년 6분으로 과거 대비 2배 증가했고 일요일은 2014년 14분, 1999년 5분으로 과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징적인 것은 개인 유지와 출퇴근 관련 이동은 늘었지만 교제 및 여가 활동 등 타 활동을 위한 이동 시간은 줄었다는 것이다.

20세 이상 성인의 개인위생(목욕·세면 등) 시간이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개인위생 시간은 2014년 평일 및 일요일 모두 각각 1시간이다. 1999년 대비 평일엔 21분 증가했고 일요일엔 20분 증가했다.

20대 이상 성인 남녀 모두 외모 관리(옷 갈아입기, 화장 등) 시간도 과거 대비 늘었다. 2014년 남성의 평일 외모 관리 시간은 10분으로 과거 대비 3분 늘었고 2014년 여성의 평일 외모 관리 시간은 17분으로 과거 대비 3분 늘었다.

특히 40~50대 남성들도 외모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남성들이 외모 관리를 가장 많이 하는 시간은 7시 30분쯤인데, 20~30대 남성의 행위자 비율(외모 관리를 10분 이상 한 사람의 비율)이 1999년에는 3.4%에서 2014년 4.9%로 늘었고 40~50대 남성의 행위자 비율도 1999년 2.6%에서 2014년 3.3%로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여성은 20대(평일 25분), 40대(평일 18분), 50대(평일 18분), 30대(평일 16분) 순으로 외모 관리 시간이 길었다. 남성은 젊을수록 외모 관리 시간이 길었다(평일 기준으로 20대 12분, 30대 11분, 40대 10분, 50대 9분). 특히 50대 여성은 다른 연령대 사람들보다 가장 크게 증가했다(1999년 11분 대비 7분 증가).

여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시간은 과거 대비 감소했지만 남성들은 증가했다. 20세 이상 성인 남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활동은 지난 15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고 평일보다 일요일에 음식 준비 및 정리 활동이 높았다(평일 남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활동의 행위자 비율은 평일 기준으로는 1999년 12%, 2014년 23%, 일요일 기준으로는 1999년 16%, 2014년 29%).

연령별로 보면 30~40대 남성은 평일엔 음식 준비 및 정리를 가장 적게 하지만 일요일엔 60대 이상과 함께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4년 일요일 60대 이상 남성 음식 준비 및 정리 행위자 비율 32%, 30~40대 29%, 50대 28%, 20대 25%).
‘1999년 vs 2014년’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여성의 가사 활동 줄었지만 여전히 부담 커

20대 이상 성인의 평일 가정관리 시간은 감소하고 일요일 가정관리 시간은 증가하는 추세다. 남성의 가사 참여 시간은 여성에 비하면 매우 적지만 1999년 대비 증가했다(평일 9분, 일요일 22분 증가). 여성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14년 평일 20세 이상 성인 남성의 가정관리 시간은 30분으로 1999년 대비 9분 늘었고 여성의 가정관리 시간은 2시간 41분으로 1999년 대비 26분 감소했다. 한편 일요일 성인 남성의 가정관리 시간은 2014년 54분으로 1999년 대비 22분 증가, 평일보다 증가세가 더 컸다.

일요일 성인 여성의 가정관리 시간은 2014년 3시간 1분으로 1999년 대비 13분 감소했다. 여성과 남성의 가사 활동 시간의 차이는 서서히 좁혀지고 있지만 여성의 가사 부담이 여전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가사 활동은 요리(음식 준비 및 정리), 의류 관리, 청소로 구분할 수 있다. 2014년 요리와 의류 관리 시간은 평일과 일요일 모두 1999년 대비 투입 시간이 감소하는 데 반해 청소 시간은 1999년 대비 평일은 약간 증가(남성은 3분), 일요일엔 큰 폭으로 증가(남성은 7분)했다.

2014년 20세 이상 성인의 일요일 음식 준비 및 정리 시간은 56분, 의류 관리 시간은 10분, 청소 시간은 29분으로, 1999년 대비 음식 준비 및 정리 시간은 1분 감소하고 의류 관리 시간은 6분 감소했지만 청소 시간은 4분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2014년 남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청소 시간은 1999년 대비 증가하고 의류 관리 시간은 1999년과 동일하지만 2014년 여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의류 관리 시간은 1999년 대비 감소하고 청소는 소폭 증가했다.

여성의 의류 관리 시간 패턴을 보면 1999년 대비 의류 관리 활동이 확연하게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 거의 30분에 이르던 의류 관리 시간이 2014년에는 거의 절반(평일 15분, 일요일 17분)으로 줄었다. 평일과 일요일 모두 빨래는 아침 10시~10시 30분에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데, 이러한 패턴은 과거와 유사하지만 실제 행위자 비율은 감소했다.

청소 시간의 패턴이 변화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여성은 과거 대비 오전 청소 활동이 다소 줄어들고 오후 청소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요일 청소는 1999년에는 오전 9시 30분쯤에 피크를 보이고 이후 피크를 보이지 않는데, 2014년에는 3개의 피크를 보였다.

남성들은 청소를 다른 가사 활동보다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행위자 비율 기준). 남성들의 일요일 가사 활동 행위자 비율을 보면 청소(38.9%), 음식 준비 및 정리(28.9%), 의류 관리(7.5%) 순으로 청소가 가장 높았다. 과거 대비 의류 관리는 5% 포인트 감소, 청소는 11% 포인트 증가, 음식 준비 및 정리는 13% 포인트 증가했다.

이와 같이 여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시간은 1999년 대비 다소 감소했다(평일 기준 여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시간은 1999년 1시간 41분에서 2014년 1시간 26분으로 15분 감소, 일요일엔 1999년 1시간 45분에서 2014년 1시간 35분으로 10분 감소).

여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시간은 과거 대비 감소했지만 남성들은 증가했다.

20세 이상 성인 남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활동은 지난 15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고 평일보다는 일요일에 음식 준비 및 정리 활동이 높았다(평일 남성의 음식 준비 및 정리 활동의 행위자 비율은 평일 기준으로는 1999년 12%, 2014년 23%, 일요일 기준으로는 1999년 16%, 2014년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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