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솔로 이코노미 : 편의점 도시락 판매 ‘날개’]
CU 도시락 판매 196.1% 증가, 가정 간편식 시장도 ‘쑥쑥’
편의점은 ‘솔로족의 냉장고’…안주도 와인도 1인용 ‘인기’
(사진) 한 직장인이 서울 서대문구의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있다.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과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늘고 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와 보해양조가 최근 성인 남녀 90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2.1%가 ‘혼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1인 가구는 자신에게 쓰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게 특징이다. 유통업계는 1인 가구의 눈높이에 맞춘 ‘솔로 이코노미’에 공을 들인다. 1인 가구는 소자본 창업 트렌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편의점 안주, 가성비로 ‘혼술족’ 자극

1인 가구의 증가로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이 매년 고공 행진 중이다.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락 매출은 전년보다 65.8% 늘었다. 올해 들어선 9월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196.1%의 폭발적인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176.5%, 153.8%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을 보였고 위드미도 131% 증가했다.

편의점이 ‘솔로족’의 냉장고 역할을 하면서 1인 가구 맞춤형 저용량 생수나 소포장 채소·과일 등의 제품은 물론 ‘택배 보관함’ 등의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엔 혼술족을 겨냥한 편의점 간편 안주 경쟁이 뜨겁다. 이들 제품은 혼술용 안주는 물론 혼밥용 반찬으로도 제격이다.

CU는 지난 7월 가다랑어포 등을 얹어 먹는 1인용 안주 ‘가쓰오 계란말이(250g, 3000원)’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CU 냉장 안주 카테고리 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그 덕분에 올해 CU의 냉장 안주 전체 매출도 지난해 대비 30% 이상 치솟았다. CU는 최근 혼술족을 겨냥한 ‘참숯불 고등어구이(3500원)’를 내놓기도 했다.

GS25는 올 들어 부대찌개·닭강정·닭꼬치·라자냐·파스타·탕수육 등 16종의 간편 안주·먹거리를 선보였다. 이 중 모둠햄부대찌개(4900원)·반반닭강정(9900원)·데리야끼순살닭꼬치(2500원)·핫바베큐순살닭꼬치(2500원)·크림토마토파스타(3200원) 등은 GS25의 간편식 매출을 이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인 가구 맞춤형 브랜드인 ‘싱글싱글(SINGLE SINGLE)’을 최근 론칭했다. 직화돼지껍데기(3000원)·직화돼지불고기(3400원)·직화닭&껍질구이(3400원) 등 안주와 반찬을 겸할 수 있는 제품이 주를 이룬다.

세븐일레븐은 혼술족을 겨냥한 10여 종의 소용량 주류도 판매하고 있다. 엘로우테일 시리즈를 187mL 용량으로 만든 레드와인·화이트 와인과 기존 와인의 양(750mL)을 반으로 줄인 ‘하프 와인(375mL)’ 등이 대표적이다.

위드미는 이마트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의 냉장 족발·순대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위드미의 냉장 육가공 안주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70% 이상 늘었다.
편의점은 ‘솔로족의 냉장고’…안주도 와인도 1인용 ‘인기’
(그래픽) 윤석표 팀장

◆대형마트, 간편식 경쟁 가열

대형마트는 이른바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마트는 2013년 피코크를 론칭했다. 피코크는 맛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 조선호텔 등 특급 호텔 셰프 출신 4명이 레시피를 연구한다. 2013년 340억원 수준이던 피코크 가정 간편식의 매출은 지난해 830억원까지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밀 솔루션(Meal Solution) 브랜드 ‘요리하다’를 출시했다. 가열만 하면 되는 기존 가정 간편식과 달리 반조리 상품으로 제공된다. 첨부된 채소를 다듬어 곁들여야만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요리의 재미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1월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 ‘싱글즈 프라이드’를 내놓았다.

백화점도 1인 가구 마케팅에 합류했다.

롯데백화점은 싱글족을 겨냥한 맛집을 선보이고 있다. 본점·잠실점 지하 1층에 입점한 미국식 데리야키 도시락집 ‘레스투고’가 대표적이다. 1개만 구매하는 고객 비율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싱글족이 주로 찾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추석 때 1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세 마리 굴비 세트’와 용량을 마음대로 선택하는 한우·과일 세트 등이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년 설에 관련 제품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구로 디큐브시티점에서 ‘한끼채소 코너’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이 코너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1인식 샤부샤부 쌈밥 정식 전문 브랜드 ‘공기’도 독특하다. 바 형태의 자리마다 1인용 인덕션이 자리해 있다. 육수가 담긴 작은 냄비와 혼자 먹기 적절한 양의 고기·채소·국수 등으로 구성한 ‘쇠고기 야채 샤부샤부’가 대표 메뉴다. 서울 및 수도권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있다.

1인 가구는 소자본 창업 트렌드도 바꾸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1인 가구는 자신에게 쓰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커뮤니티 활동을 자주 하는 게 특징”이라며 “혼술은 물론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에스닉 포차’나 교류와 취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성인 피아노학원, 혼밥에 유리하도록 조성한 분식점, 포장 판매 강화 음식점, 반찬 전문점을 비롯한 간편식 판매점 등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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