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체크카드, 1인 가구 맞춤형 혜택 제공…대기업, 반려동물 시장 ‘눈독’

싱글 남성의 생활비 절약에 초점을 맞춰 전기요금·가스요금·통신비 등 공과금 자동이체 할인 카드나 1인 가구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모바일 쇼핑몰과 편의점 할인 등에 특화된 카드 등이 다수 카드사에서 출시된 것이 대표적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청춘대로 싱글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소량 구매, 온라인 소비 등을 선호하는 20~30대 젊은 싱글 고객이 선호하는 영역에서 할인,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특히 매월 싱글 데이를 지정해 1인 가구가 많이 이용하는 업종인 편의점과 다이소, 소셜 커머스 쇼핑 등에서 추가 할인 혜택을 준다.
신한카드는 독신 남성을 타깃으로 ‘신한 미스터 라이프 카드’를 선보였다. 빅 데이터 분석으로 사회활동이 활발한 중·노년,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중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 소소한 행복을 찾는 사람 등 4개의 남성 고객군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개발했다.
특히 주거 관련 비용 지출이 큰 싱글족의 특성을 반영해 전기·수도요금 등 자동이체 시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보험도 이제 ‘가족’보다는 ‘나’
보험 역시 종신보험에서 실손의료보험과 연금보험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 상품과 유병 장수하는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한 보험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5월 ‘제로(ZERO)’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이 상품의 핵심 키워드는 ‘나(Me)’다. 암·성인병·상해·얼굴 건강 등을 보장하는 이 상품은 ‘나’의 건강과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싱글족에 특화된 상품이 있다. ‘미래에셋생명 종합보장보험 생활의 자신감’이 그것이다. 이 상품은 업계 최다 수준인 76개의 특약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보험 상품은 가족 전체를 보장하는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개인에게만 집중해 납입 보험료를 낮추고 맞춤형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속속 내놓는 중이다. ‘나를 위한 선물 마련’을 콘셉트로 한 KEB하나은행 ‘셀프 기프팅 적금’처럼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여행·힐링 등 자신의 만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 눈에 띈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은 1인 가구의 소비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시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바뀔 전망이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려면 소비자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시장 2020년까지 2배 성장
은행권에서 내놓은 상품 중 특히 눈에 띄는 상품은 ‘KB 펫 신탁’이다.
이는 고객이 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본인 사후에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를 미리 지정하면 은행은 고객 사망 후 반려동물의 보호·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반려동물 부양자에게 일시에 지급하는 신탁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이 크게 늘어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실제로 반려동물 시장은 싱글족의 확대로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올해 2조2900억원인 반려동물 시장이 2020년께 5조8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에는 반려동물 전문 병원·미용실·장례식장 등이 성업 중이며 심지어 유치원과 호텔까지 등장했다.
주목할 것은 반려동물 시장에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화장품·의류·식품업계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반려동물용 샴푸·컨디셔너·미스트 등이 포함된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시리우스’를 론칭했다. 유해 물질 및 자극 성분을 배제한 제품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애경도 지난 4월 반려동물 전문 기업 ‘이리온’과 손잡고 펫 케어 브랜드 ‘휘슬’을 통해 샴푸와 미스트 등을 출시했다. 반려동물이 세균성 피부병에 약하고 표피층이 얇다는 점을 고려해 개발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랜드·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랜드는 애견 용품 라인인 ‘펫본’을 선보였다. 애견 의류와 액세서리·쿠션·장난감·간식거리 등 400여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향후 강아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반려동물을 위한 아이템을 들여놓겠다는 게 이랜드의 계획이다.
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브랜드 ‘래;코드’는 반려견 패션 브랜드 ‘다솜’과 협업을 통해 반려견을 위한 맞춤 라인인 ‘페넥트 라인’을 론칭하고 의류·가방 등 총 7개 스타일을 판매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동원F&B·사조산업·풀무원·하림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반려동물용 사료 및 간식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반려동물용 사료 브랜드 ‘오프레시’와 ‘오네이처’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원F&B는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통해 고양이 사료 3종을, 사조산업은 지난해 강아지와 고양이 사료 14종을 내놓았다. 하림그룹은 제일사료 일부 사업부문을 분할해 별도 법인 ‘하림펫푸드’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 진출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료나 이·미용 용품 외에 패션 용품과 간식 등 다양한 제품 수요도 늘고 있어 반려동물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hawlling@hankyung.com
[솔로 이코노미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 [1인 가구가 ‘대한민국 표준’]1인 가구 소비만 ‘나홀로 성장’…120조원 시장을 잡아라
- [편의점 도시락 판매 ‘날개’]편의점은 ‘솔로족의 냉장고’…안주도 와인도 1인용 ‘인기’
- [칙칙한 ‘자취방’은 옛말] 1인 가구 겨녕한 초소형 주택에서 셰어하우스까지
- [가전도 ‘미니 열풍’] 1인 가구용 냉장고·에어컨·세탁기 다 갖춰도 ‘여유
- [솔로족 겨냥한 서비스 상품] 싱글이여, ‘가족’ 대신 ‘보험’이 지켜드릴게요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