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서부T&D·엔에스쇼핑, 시범단지 선정…신정동·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돈 몰리는 상업용 부동산' 도시첨단물류단지 수혜주는 어디?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최근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시장에서 금융 위기 이후 감소하던 해외 투자자의 비율이 2015년 31%까지 상승했다. 현재 진행 중인 초대형 거래 감안 시 해외 투자자의 비율은 금년 말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은 왜 한국 빌딩에 투자할까

글로벌 대체 투자 운용사인 브룩필드는 지난 7월 여의도 IFC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2조6000억원 규모의 인수 자금을 조달 중에 있다. 여의도 IFC 인수에는 총 1조원 규모의 자기자본이 투입되고 나머지는 차입금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스톤은 서울 강남에 자리한 4700억원 규모의 캐피털타워 매입을 시작으로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블랙스톤은 전 세계에 투자하는 부동산 자산 운용 규모가 약 12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운용사다. 중국 안방보험은 계열사인 동양생명을 통해 캐피탈타워 인수전을 비롯해 삼성생명·삼성화재 본사 사옥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돈 몰리는 상업용 부동산' 도시첨단물류단지 수혜주는 어디?
이들이 국내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를 늘리는 첫째 이유는 수익률을 꼽을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시장에 유동자금이 넘치는 상황이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은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다.

예를 들어 오피스 시장에서는 서울의 신축 빌딩이 늘어나면서 공실률이 10%로 높아졌다. 하지만 임대료는 잘 떨어지지 않아 임대 수익률이 연 4~5%대를 유지하고 있다.

둘째, 세계 각국의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대체 투자 비율이 확대되는 추세다. 대체 투자는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와 물가 상승 위험 회피를 꾀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대체 투자의 주요 대상은 부동산이다. 글로벌 100대 대체 투자 운용사의 부동산 투자 비율은 33% 수준이다.

세계적인 대체 투자 운용사들은 전통 시장인 미주·유럽과 달리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에서의 기반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은 일본만큼 안정적이고 동남아보다 리스크가 작다. 분산투자 측면에서도 그간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던 한국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셋째, 자금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투자 전략이 가능하다. 한국은 본격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매물이 다양화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위험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우량 임차인이 확정된 물건을 비싸게 사는 투자 전략으로 제한돼 있다. 반면 운영 노하우가 풍부한 해외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실률이 높아 위험도가 큰 물건을 싸게 매입한 뒤 입주자를 채워 국내 기관투자가에게 비싸게 되파는 등의 전략이 가능하다. 2013년 서울역 옛 GS건설 사옥(현 메트로타워)에 투자한 미국계 사모펀드 안젤로고든은 3년 만에 임차인을 새롭게 구성해 현재 재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3년 매입 당시 GS건설의 사옥 이전으로 임차인이 없어 매입가는 1700억원에 불과했다. 인수 이후 현재 80% 가까이 임대가 완료된 상태다.

아시아 시장의 대표 주자인 일본도 최근 들어 해외 투자자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2014년 외국인의 일본 부동산 투자액은 1조 엔 수준으로 전체 부동산 거래액의 20%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상점과 호텔 주변 땅값이 오르면서 전체 지가를 끌어올리며 관련 리츠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 리츠 시장 발달 더뎌

한국도 이와 마찬가지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리츠 시장이 발달하지 못해 부동산 환경을 반영하는 적합한 투자 대상을 주식시장에서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대신해 서울 등 대도시 권역에서 개발 초기의 저평가된 상업용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에 관심을 기울여 볼 것을 추천한다.

그 키워드가 되는 것이 ‘도시첨단물류단지’다. 도시첨단물류단지는 201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물류시설법)’을 근거로 도입되는 복합형 콤플렉스를 일컫는다. 저층부는 물류 및 유통시설, 고층부는 주거 및 업무시설 중심의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30일 서울 3개소를 비롯해 전국에서 시범 단지 6개소가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선정됐는데, 추진이 이른 단지는 2017년 중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6개의 시범단지 중 위치, 부지 면적, 소유주의 개발 역량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서부T&D가 소유한 서부트럭터미널과 엔에스쇼핑이 보유한 한국화물터미널의 착공이 가장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서부T&D는 국내에서 단일 건물 복합 쇼핑몰로는 둘째 규모인 스퀘어원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2017년 하반기부터는 객실 규모 1730실의 호텔 운영도 시작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6월 신정동 부지가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선정됨에 따라 향후 리테일·호텔·물류·주거(임대)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보유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종합 부동산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부트럭터미널은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나오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정확한 가치 판단을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하림그룹 계열의 식품 전문 홈쇼핑 업체인 엔에스쇼핑은 지난 4월 양재동에 있는 한국화물터미널 부지를 엔바이콘을 통해 4525억원에 매입했다. 하림그룹은 육종·사료·가공·유통·해운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농장(생산)·공장(가공)·시장(유통) 체제를 구축해 왔다.

이를 위해 당일 배송이 가능한 수도권 지역의 물류센터가 필수 요소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그룹사 차원에서 물류센터를 매입하며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양재·우면동 일대를 연구·개발(R&D)지구로 키우기 위한 서울시의 정책에 따른 수혜도 볼 것으로 전망된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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