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7 한국·세계 경제 대전망 : 산업 및 과학기술]
조선업은 바닥 치고 반등 모색, 여행 산업도 ‘쑥쑥’
‘스마트폰 대격돌’… 아이폰 10주년·삼성 ‘접는 폰’ 주목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 2017년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은 상당히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D램은 기업들의 투자 축소로 공급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스마트폰의 D램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PC 및 서버의 D램 탑재 용량 확대가 계속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부족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D램 생산 기업들의 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낸드(NAND) 메모리 시장의 폭발적 성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자율주행·로봇·사물인터넷)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기술들은 대량의 데이터 유통과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면서 낸드 메모리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생산 기업인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13년 31.1%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세다.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며 반전 카드로 내세웠던 갤럭시 노트7이 ‘소손(불에 타 훼손됨)’ 사태로 전량 회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가 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기업들이 혁신적인 하드웨어 변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고 애플도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많은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혁신 기술이 담긴 양사의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느냐에 따라 2017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사업은 오랜 기간 동안 중국산 저가 제품의 확대로 수익성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요 몇 년 새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한국산 TV와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이 글로벌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2015년 2.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은 2016년 2분기에 8.9%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LG전자도 9%대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 중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2017년에도 중국 업체들의 중저가 제품 공세가 지속되겠지만 국내 가전 기업들의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울하기만 한 한국 자동차 산업

2017년 세계 자동차 시장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글로벌 자동차 양대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과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선 소비세 인하가 2016년 말 종료되면서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결국 자동차 기업들은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자율주행차 등과 같은 새로운 개념의 차량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개념 차량은 구글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구글 등 ICT 기업과의 영역 다툼에서 승리하기 위해 꾸준히 인수·합병(M&A) 혹은 합작(조인트벤처)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조선 산업은 말 그대로 ‘빙하기’였다. 2016년 선박 발주는 최근 15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7년은 기회를 모색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업황 회복의 변수는 ▷유가 ▷금리 ▷환경 규제 ▷한중일 조선 3강의 구조조정이다. 또 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유가의 회복세는 개발 단가가 낮은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및 북미 지역의 해양 설비 발주의 재개를 견인할 수 있다. 환경 규제 강화는 선박 운용비 증가로 이어져 현재의 낮은 중고 선가 수준과 선박의 한계 수명(평균 25년)을 고려하면 15년 이상 노후 선박의 해체 시기를 앞당기고 교체 발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대격돌’… 아이폰 10주년·삼성 ‘접는 폰’ 주목
◆건설 경기는 ‘현상유지’ 예상

한편 여러 산업군 중 2017년 가장 주목할 분야는 사물인터넷(IoT)이다. 이유는 그간 IoT의 개발과 서비스가 통신사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 통신사와 건설사 또는 통신사와 가전 제조사 등이 공동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아파트에는 SK텔레콤의 홈IoT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아파트에는 LG유플러스의 홈IoT가 적용되는 등 이미 IoT가 생활 속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내수산업인 주택 시장을 살펴보면 2017년 이후에도 주택 분양 시장은 크게 악화되지 않고 안정적인 연 40만~45만 호 수준의 분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택지 조성 중단 등 민간 분양 시장 위축 요인에도 불구하고 감소분 이상을 민간 및 공공 임대가 담당해 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 중 민간(뉴스테이)과 공공 임대(행복주택) 공급 물량 증가는 주목할 만하다. 행복주택은 전용면적 45㎡ 이하 소형 주택의 영역을, 뉴스테이는 민간이 공급하는 국민주택(전용면적 85㎡ 이하)의 영역을 담당한다. 이 때문에 민간 공급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하는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뉴스테이와 행복주택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주택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겠지만 주변 시세 대비 낮은 임대료에 몰리는 시장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행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2017년 출국자는 2352만 명(전년 대비 7.3% 증가), 입국자는 1865만 명(전년 대비 11.4% 증가)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입국자는 961만 명(전년 대비 16.1% 증가)으로 2016년에 비해 증가율은 다소 낮아지겠지만 절대적인 입국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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