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7 한국·세계 경제 대전망 : 재테크]
달러 강세로 금값은 하락…주택 담보대출 규제 강화될 듯
주식투자, ‘4차 산업혁명’ 테마주를 찾아라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자산시장의 양극화는 이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 고착화돼 가는 느낌이다. 주식만 보더라도 대형주와 일부 배당주를 제외하고 재미를 본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

부동산은 재건축 아파트 등 전체가 아닌 시장의 일부만 오르는 모양새를 보였다. 예금과 같은 금리를 노린 자산 운용은 투자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자산시장을 둘러싼 환경만 놓고 보면 좋은 투자처를 쉽게 떠올리기 어렵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늘 ‘승자’는 나오기 마련이다.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투자자들로서는 자산시장의 밑바닥을 흐르는 ‘핵심 키워드’를 짚어 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바닥 확인’

2016년 유가증권시장은 ‘뉴 뉴트럴(New Neutral :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 중립 상태)’로 정리할 수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느려지면서 유가와 원자재 가격 반등이 신흥국 자산(주식·채권)의 강한 반등을 이끌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물가의 상승이 2017년 1분기까지 이어지겠지만 일시적”이라며 “지난 3~4년의 구조적 저성장을 만들었던 근본 원인(과잉저축·과소투자)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과거와 같은 경기 사이클 복원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이와 같은 전제 아래 유망 종목으로는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 및 건설·은행업종을 꼽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빠른 속도를 감안하면 반도체 등 IT 하드웨어 분야에서 기회가 열려 있다. 건설업종은 이익 턴라운드 관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 은행업은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에 글로벌 금리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줄곧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닥시장은 2017년 박스권 상단을 높이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주식시장의 패러다임은 코스닥에 유리한 기술혁신 흐름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술혁신의 중심에 4차 산업혁명이 자리 잡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빅 데이터·사물인터넷(IoT)·5G·인공지능·인터넷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종과 IT 하드웨어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자산 배분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2014년 이후 2016년 초반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악재는 중국의 경기 둔화였다.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에 치명타를 날렸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 정책으로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전반이 반등에 성공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도 향후 원유 가격에 대한 우려를 덜어줬다. 최소한 원자재 가격의 바닥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병열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 담당 상무는 “2017년에는 금리형 자산보다 위험은 더 높지만 채권 대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 자산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주식에서도 그동안 성과가 좋았던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비중을 더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주식투자, ‘4차 산업혁명’ 테마주를 찾아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관심을 모으는 것은 ‘금 투자’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은 “향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강세 흐름을 띠게 될 것”이며 “이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 등과 맞물려 금값을 떨어뜨리는 하방 압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와 금은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 즉 달러 강세는 금값 하락을 초래하게 된다. 다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가 있다면 이는 금값을 어느 정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 ‘좋은 입지’가 답이다

2017년은 부동산 금융정책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가계 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가장 먼저 지목되는 것은 주택 담보대출이다. 주택 담보대출은 기업 대출을 포함한 다른 대출에 비해 연체율이 가장 낮고 이자율도 낮다. 그만큼 위험성이 낮은 대출이다.

하지만 전체 가계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 상징성 때문에 대출 규제를 한다면 주택 담보대출에 대해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대출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주택 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2016년 국내 주택 시장의 특징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독주 체제였다. 최근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만 큰 폭으로 오르고 여타 지역 아파트는 소폭 상승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비해 중소도시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매매 시장이 위축되면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을 제외하고 신규 분양 시장도 단계적으로 열기가 식을 수밖에 없다.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낮은 재건축 초기 단계 아파트나 수도권 외곽 지역과 지방 부동산 시장이 먼저 식을 가능성이 높다.

2017년 상가 투자 시장은 전반적으로 흐린 가운데 실속형 투자처 찾기 분위기가 형성될 전망이다. 소비 위축으로 자영업자의 경영 환경이 위축되고 이에 따라 상가 투자시장 또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상가 시장의 투자 심리는 막연한 기대형 직접투자에서 벗어나 실현 가능한 실속형 투자로 흐르고 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의 약진이다. 상권 분석 등을 통해 직접투자해 임대 등의 자산 관리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는 부동산 리츠 등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오피스 시장은 2015년부터 지속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줄곧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악화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등이 가시화되면서 임대차 확장의 수요 회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붐과 함께 공유 공간 임대 서비스에 대한 임대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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