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트렌드]
평일 오프라인 쇼핑의 감소…월급 300만원대 ‘교제·여가시간’ 가장 빠듯
15년 전과 사뭇 달라진 ‘쇼핑’과 ‘여가’
(사진) 국내 최초의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 /한국경제신문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은 과거와 비교해 180도 달라졌다. 하지만 막상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쉽지 않다. 소비자의 행동 데이터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감지해 보는 것은 어떨까.

통계청은 1999년부터 5년 주기(2004년, 2009년, 2014년)로 생활시간 조사(조사 대상자들이 하루 24시간 동안 하는 행동을 자기 기입식으로 기록)하고 결과 데이터를 공개한다. 생활시간의 변화 분석을 통해 지난 15년 동안(1999~2014년) 한국인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했다.

20세 이상 한국 성인의 활동 중 하루 24시간 ‘의식주·여가·일·이동’ 패턴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1092호에서는 개인 유지 활동 및 의무 활동 중심으로 살폈고 이번 호에서는 ‘쇼핑·여가’ 등에 대해 짚어본다.

오프라인 쇼핑은 평일에는 과거 대비 줄고 일요일에는 증가하는 가운데 온라인 쇼핑은 평일·일요일 모두 증가했다. 2014년을 기준으로 20대 이상 성인의 평일 쇼핑 시간은 1999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고 일요일은 증가 폭이 컸다.

20대 이상 성인 여성의 평일 쇼핑 시간은 2014년 17분으로 1999년 15분에 비해 차이가 별로 없었다. 남성의 2014년 평일 쇼핑 시간은 5분, 1999년은 2분으로 쇼핑 시간 자체가 매우 짧았다.

하지만 일요일 쇼핑 시간은 과거에 비해 차이가 컸다. 20대 이상 성인 여성의 일요일 쇼핑 시간은 2014년 23분, 남성의 일요일 쇼핑 시간은 2014년 13분으로 1999년 대비 각각 7분씩 증가했다.

과거 대비 일요일 쇼핑 시간이 증가한 사실은 시간대별 행위자 비율 결과를 보면 보다 확연하다. 기혼자의 평일 쇼핑은 1999년 대비 2014년 시간대별 행위자 비율 그림의 변화가 크지 않지만 일요일 쇼핑 패턴은 낮 시간대의 쇼핑 행위자 비율이 증가해 변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쇼핑 형태를 오프라인 쇼핑과 온라인 쇼핑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평일보다 일요일에 쇼핑 시간이 더욱 많이 증가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오프라인 쇼핑 시간이 평일에는 1999년 대비 감소한 반면 일요일에는 증가했다. 또한 온라인 쇼핑은 2004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쇼핑하는 남성들이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남성들의 쇼핑을 평균 시간 관점으로 보면 증가 폭이 커 보이지 않지만(평일은 1999년 대비 3분 증가, 일요일은 과거 대비 7분 증가), 행위자 비율(쇼핑 행위를 10분 이상 한 사람의 비율)로 보면 쇼핑하는 남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쇼핑 행위자 비율이 20대는 1999년 9.6%에서 2014년 21.3%로, 30대는 18.7%에서 33.9%로, 40대는 14.3%에서 29.4%로 크게 증가했다.
15년 전과 사뭇 달라진 ‘쇼핑’과 ‘여가’
◆쇼핑하는 여성은 평일 30대, 일요일 20대 많아

2014년을 기준으로 여성은 평일 30대의 쇼핑 시간이 가장 길고(21분), 일요일에는 20대의 쇼핑 시간(34분)이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일 쇼핑은 연령이 낮을수록 시간이 증가하는데 20대 여성은 34분, 30대 여성은 31분, 40대 여성은 26분, 50대 여성은 20분을 쇼핑에 할애하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과 온라인 쇼핑 시간 모두 20대, 30대, 40대, 50대 여성 순으로 길었다.

20대 여성이 일요일에 온라인 쇼핑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쇼핑도 가장 많이 한다는 사실을 주목할 만하다. 평일에는 40~50대 여성은 오프라인 쇼핑 시간이 가장 길지만(17분) 온라인 쇼핑 시간(2분)은 타 연령 대비 짧고 30대 여성은 오프라인 쇼핑 시간도 길고(16분) 온라인 쇼핑도 20대와 함께 가장 길었다(4분).

미혼자들의 평일 및 일요일 쇼핑 활동은 증가했다. 일요일 미혼자들의 쇼핑 행위자 비율(쇼핑 행위를 10분 이상 한 사람들의 비율)을 보면 1999년 대비 2014년의 행위자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99년엔 오후 3시 30분에 쇼핑 행위자 비율이 2.1%로 가장 높았는데 2014년엔 가장 활발한 시간이 오후 5시로 변경됐고 비율은 5.3%로 더 높아졌다.

미혼자는 기혼자보다 밤에 매장 쇼핑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을 기준으로 평일에는 오후 7시부터, 일요일에는 오후 5시부터 미혼자가 기혼자보다 매장 쇼핑을 더 많이 했다. 또한 미혼자는 기혼자에 비해 평일과 일요일 모두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했다.

온라인 쇼핑 행위자 비율을 보면 평일 미혼자는 오후에, 기혼자는 오후 12시 30분, 3시, 4시 30분에 쇼핑을 가장 많이 했다. 일요일에 미혼자는 늦은 밤(오후 9시 30분,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 기혼자는 낮(오후 1시 30분, 2시 30분, 3시 30분~4시 30분)에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대에서 미혼자가 기혼자보다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년 동안 교제 및 여가 활동(교제, 미디어 여가, 스포츠, 문화 및 관광 종교, 참여 및 봉사)은 남녀 모두 감소했다. 여성보다 남성의 감소 폭이 더 크다.

2014년을 기준으로 평일 20대 이상 남성의 교제 및 여가 활동 시간은 4시간 6분으로 1999년 대비 41분 감소했고 20대 이상 여성은 4시간 5분으로 25분 감소했다. 일요일 남성의 교제 및 여가 활동 시간은 6시간 30분으로 1999년 대비 24분 감소했고 여성은 5시간 23분으로 8분 감소했다.

소득 기준으로 보면 2014년 월 소득 300만~400만원 취업자의 교제 및 여가 시간이 다른 계층 대비 가장 짧고 2004년 대비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들의 교제 및 여가 시간은 2시간 44분으로 2004년 3시간 38분보다 54분이나 감소했다. 2014년 월 100만~200만원의 저소득층에선 교제 및 여가 시간이 2시간 55분으로 2004년보다 33분 감소해 감소 폭이 가장 낮았다.

또한 외벌이 가구는 맞벌이 가구에 비해 교제 및 여가 활동 시간의 감소 폭이 컸지만 여전히 맞벌이 가구의 교제 및 여가 활동 시간이 외벌이 가구에 비해 짧은 것(1시간)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구의 2014년 교제 및 여가 시간은 2시간 57분으로 2004년 대비 28분 감소했는데 외벌이 가구의 2014년 교제 및 여가 시간은 3시간 56분으로 2004년 대비 35분 감소했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아버지는 다른 아버지에 비해 교제·미디어를 이용한 여가·스포츠 등 교제 및 여가 활동 시간이 크게 짧은 점도 특징적이다. 2014년 교제 및 여가 활동 시간은 미취학 자녀가 있는 아버지가 2시간 28분, 미취학 자녀가 없는 아버지가 4시간 27분으로 약 2시간 차이가 난다.

세부 활동 측면에서 살펴보면 미디어를 이용한 여가(미취학 자녀가 있는 아버지 1시간 21분, 미취학 자녀가 없는 아버지 2시간 37분), 스포츠(미취학 자녀가 있는 아버지 14분, 미취학 자녀가 없는 아버지 38분) 등에서 차이가 크다.

대면 교제 활동 시간은 감소했다. 20세 이상 성인의 평일 대면 교제 시간은 15분 감소하고 일요일엔 20분 감소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대면 교제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이며 2014년 여성과 남성 모두 동일하게 1999년 대비 16분이 감소했다.
15년 전과 사뭇 달라진 ‘쇼핑’과 ‘여가’
◆평일 비대면 교제 선호

비대면 교제(화상·음성 교제, 문자·메일 교제)는 평일엔 늘었는데 일요일엔 다소 감소했다. 20세 이상 성인의 평일 비대면 교제 시간은 7분 증가하고(2014년 16분, 1999년 9분) 일요일엔 1분 감소했다(2014년 15분, 1999년 16분).

대면 교제와 마찬가지로 여성이 남성보다 비대면 교제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비대면 교제는 남성과 여성 모두 과거 대비 증가했지만 일요일 비대면 교제는 남성이 감소하고(1999년 22분, 2014년 14분) 여성이 다소 증가하는(1999년 11분, 2014 년 16분) 상반된 추세를 보였다.

연령이 낮을수록 비대면 교제 시간이 길며 20대는 문자·메일 교제 시간이 음성 교제 시간보다 더 길었다. 예컨대 평일 비대면 교제 시간을 보면 20대 남성은 25분, 30대 남성은 16분, 40대 남성은 13분, 50대 남성은 12분이다.

또한 평일 20대 여성의 문자·메일 시간은 16분, 음성은 12분으로 문자·메일을 통한 교제가 음성을 통한 교제보다 긴 반면 타 연령대 여성은 음성 시간이 문자나 메일 시간보다 길었다. 30대 여성은 문자·메일 시간은 7분, 음성은 11분이다.

교제 및 여가 관련 이동 시간은 평일엔 60대 이상(25분), 20대(21분), 50대(18분), 40대(14분), 30대(12분) 순이다. 20대의 일요일 교제 및 여가 관련 이동 시간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1999년 대비 가장 크게 감소(15분)했지만 여전히 다른 연령대보다 길었다.

이동 시간을 한국인의 행동 전체로 확장해 보면 지난 15년 동안 평일 이동 시간은 다소 늘었고(2014년 1시간 43분, 1999년 1시간 34분), 일요일엔 감소한 결과가 나오는데(2014년 1시간 31분, 1999년 1시간 38분), 교제 및 여가 관련 이동의 감소가 전체 이동 시간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15년 전과 사뭇 달라진 ‘쇼핑’과 ‘여가’
◆ IT 기기를 통한 여가 증가

신문·잡지 등과 같은 전통 미디어를 통한 여가는 줄고 인터넷 검색·음악 감상 등 정보기술(IT) 제품(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여가는 증가했다. 이러한 패턴은 미디어 여가의 행위자 비율(미디어 여가 행위를 10분 이상 한 사람들의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신문 보기의 행위자 비율은 1999년 24%였지만 2014년에는 7.2%로 감소했고 인터넷 정보 검색의 행위자 비율은 1999년 3.3%에서 2014년 24.6%로 크게 증가했다. 과거에 신문을 보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보는 것으로 습관이 바뀌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문 보기의 평균 시간은 20세 이상 성인 남성은 1999년 14분에서 2014년 4분으로 줄었다. 인터넷 정보 검색의 평균 시간은 2014년 남성은 16분, 여성은 11분인데 1999년 대비 각각 12분, 10분씩 증가했다.

TV 시청은 1999년부터 2009년까지 감소하다가 2014년에는 증가했다(평일 1999년 2시간, 2004년 1시간 53분, 2009년 1시간 48분, 2014년 2시간 4분). IPTV 등이 최근 TV 시청 시간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특이한 점은 음악 감상 활동이 늘었고 실제 평균 시간도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1999년 평일 남성·여성 모두의 음악 감상 시간은 1분이었지만 2014년엔 모두 11분으로 1999년 대비 10분 증가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음악 감상의 용이성과 그에 따른 일상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15년간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평일보다 일요일에 증가 폭이 더 컸다. 2014년 20세 이상 성인의 평일 스포츠 및 레포츠 평균 시간은 28분으로 1999년 18분 대비 10분 증가했고 일요일엔 41분으로 1999년 25분 대비 16분 증가했다.

운동의 종류로 구분해 보면 일요일에는 걷기·산책하는 사람이 과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고(행위자 비율 1999년 13%, 2014년 22%) 평일에도 체력 단련 개인 운동(헬스 등)을 하는 사람들이 2배 증가했다(행위자 비율 1999년 9%, 2014년 18%).

일요일 걷기·산책의 평균 시간은 1999년 8분에서 2014년 18분으로 늘었고 평일 체력 단련 개인 운동의 평균 시간은 1999년 4분에서 2014년 10분으로 증가했다.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기사 인덱스]
- ‘1999년 vs 2014년’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 15년 전과 사뭇 달라진 ‘쇼핑’과 ‘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