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마리에-세실 다마브 프랑스농업인협회 혁신 및 시장 매니저
[특별기획] “첨단 농업의 발전에 세계인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프랑스 =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프랑스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 국가다. 1867년 설립돼 내년이면 창립 150주년을 맞는 프랑스농업인협회는 프랑스 농업을 선도하는 핵심 기관 중 하나다.

마리에-세실 다마브 프랑스농업인협회 혁신 및 시장 매니저는 이 기관에서 스마트 팜을 비롯해 다양한 첨단 농업 기술의 도입을 주도하는 일을 하고 있다.

▶프랑스 농업 기술 개발이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특징이 궁금합니다.

“프랑스의 농업 기술 개발은 ‘하향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장 간단한 비교 대상은 영국입니다. 영국은 ‘비즈니스’에 밝은 국민성답게 농업기술의 발전이 철저하게 분권화돼 있습니다.

제조 분야든, 서비스 분야든 농가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들이 서로 ‘비즈니스적 관계’에 의해 기술 및 자본을 거래합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며 농업기술이 발전하는 것이죠.

반면 프랑스는 프랑스국립농업연구소 등 정부 기관 및 유럽 최대의 농업협동조합인 ‘크레디아그리콜’에 의해 기술 개발의 목표가 설정된 후 계획에 따라 가장 잘할 수 있는 주체들에게 기술 개발을 맡기게 됩니다. 이 주체들이 목표를 이루면 중앙으로 집중돼 다시 농가들에 보급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집니다.”

▶프랑스에서 주목받는 첨단 농업기술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프랑스의 첨단 농업은 크게 3가지 축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먼저 유전자 기술입니다. 종자 단계에서 유전자 기술을 통해 더 강인하고 생명력 넘치는 농축산물로 만들어 내는 기술입니다. 또 로봇 기술이나 센서 기술을 활용한 첨단 기술도 각광 받습니다.

일례로 로봇 기술은 드론 등을 활용해 씨앗을 뿌리고 비료를 주거나 젖소에게 우유를 주는 데 많이 쓰이죠. 또 센서 기술은 토질 분석이나 기후변화를 비롯해 각 농축산물의 작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방식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첨단 농업의 발전을 위해 더 주목할 분야가 있다면.

“빅데이터 분석입니다. 결국 농축산업의 생산물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매우 많은 변수들에 의해 제품의 품질이 달라집니다. 이는 결국 수많은 변수들에 대해 정확한 분석이 있다면 더 나은 농산물을 길러낼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이에 따라 우리 협회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에 관심을 두고 농업과 수학을 결합할 수 있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를 육성하고 발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농산물과 축산물의 생산량과 질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결국 지속 가능한 농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합니다.”

▶프랑스에서 첨단 농업을 도입하는 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프랑스 농민 특유의 ‘테루아’ 정신입니다. 이는 프랑스 농업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말로는 정확히 바꾸기 어렵겠지만 테루아는 프랑스어로 ‘영토·영역’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전통적인 방법을 활용해 키워내야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프랑스의 농축산물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반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좀 더 표준화된 농축산물을 만들어내는 데는 마이너스로 작용합니다. 프랑스 농민들이 테루아 정신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대한 거부감을 줄여 더 나은 농산물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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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식물 공장 : 미국 편 = 폐공장에서 '녹색 기적'이 자란다
(3) 식물성 고기 : 미국편 = ‘씹는 맛까지 그대로’ 식탁에 오른 인조고기
(4) 스마트 팜 : 미국 편 = ‘수확량 예측서 작업 관리까지’ 농기계 대신 스마트폰 든 농장주들
(5) 국내의 미래 농업 = GN바이오·GNA, CO₂자동 분사에 가습까지 ‘알아서 척척’
(6) 스마트 팜 : 유럽 편
- 문화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첨단 농업
- “첨단 농업의 발전에 세계인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