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개탄시대, 대한민국 경제는 어디로 : 외신 반응]
‘대통령이 샤머니즘에 빠져 있다’고 놀란 외신들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신들은 한국의 경제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일이 흔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류 열풍이 세계를 강타하면서 국내의 큰 이슈는 외신에서도 헤드라인으로 다뤄지곤 한다. 이는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미국·영국·유럽·일본·중국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외신들은 최순실 사태에 대해 세세히 보도하고 있다. 결국 최순실 사태는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국격을 의심받게 만들고 있다.

BBC·CNN·AP통신·로이터통신 등은 최순실이 사기와 국정 간섭 혐의로 귀국했고 검찰에 출석했다는 소식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최순실이 그동안 국정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혜택을 누렸다고 전했다.

CNN은 최순실이 누구인지 세세하게 방송했다. 그리고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가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면서 “그동안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꼭두각시였다”고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시리즈 기사로 이번 사건을 보도하면서 최악의 정치 스캔들에 8선녀까지 등장한다면서 비밀 참모와 부정 이득 등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것만 같은 스캔들로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스캔들로 대통령의 임기 유지가 위태롭게 됐다고 전했다.

또 주요 외신들은 이번 이슈에 샤머니즘이 연관돼 있다는 점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연설문에 관여했다는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외신들은 최순실을 ‘미스터리한 여성’이라고 보도했지만 이후 영국의 가디언은 “사이비 종교 교주의 딸이 국정에 개입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영방송인 NPR은 “이번 스캔들은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쳤다는 것뿐만 아니라 수백만 달러의 직권남용 문제가 걸려 있고 또한 샤머니즘 교주의 영적 지도 문제까지 뿌리 깊게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박 대통령과 최태민·최순실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여기서 최태민이 러시아의 몰락을 초래했던 요승 라스푸틴과도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뿐만 아니라 LA타임스 등 많은 외신들이 최태민 교주를 라스푸틴에 비교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역시 “최태민이 박 대통령을 초자연적인 힘인 샤머니즘으로 조종하고 있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광신도에게 조종당했다는 보도에 한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 언론들도 이번 사태를 톱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이번 사태로 인한 외교와 안보 문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스캔들이 한일 일본군 성노예 합의 이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몇몇 중국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계속해 고집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언론들의 이러한 보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가 사드 배치 결정 철회까지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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