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아이디어]
미국 장·단기 금리 차와 구릿값의 금값 대비 상대 강도 추이
금리를 보면 금값이 보인다
[한경비즈니스=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금값과 구릿값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둘의 희비는 금리가 만들고 있다. 2010년 이후 미국 장·단기 금리 차(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2년 만기 국채 금리 간 차이, 이하 ‘금리 차’)와 구릿값 상승률과 금값 상승률 간 차 사이에는 0.9의 상관계수를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된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를 돌파했다. 단기 금리 상승 폭보다 장기 금리 상승 폭이 커 금리 차도 확대됐다. 3분기까지만 해도 금리 차가 0.8%포인트 이하로 감소하며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역전시킨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다. 5000억~1조 달러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장기금리 급등으로 연결돼 금리 차 확대를 초래했다. 금리 차는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금리 차 확대는 경기 개선 기대감 제고를 의미해 금값과 구릿값을 엇갈리게 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금값은 10% 이상 급락했고 구릿값은 10% 이상 급등했다.

금리 차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판단은 어렵다.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금리 차의 추가 확대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보는 편이 다소 합리적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 설문 조사 결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 신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리 차는 올해 연말 1.2%포인트, 내년 연말 1.0%포인트로 완만한 축소세를 그린다.

금리 차가 전문가 예상대로 줄어들어 금의 구리 대비 상대 강도가 개선돼도 구릿값 하락보다 금값 상승에 따른 상대 강도 개선 쪽에 무게중심을 두는 편이 낫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 원자재 시장의 대장주인 유가의 하방 지지력이 높아 구릿값 역시 하방 지지력이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값과 역행하는 미국의 실질금리도 생산성 증가세가 빠르게 돌아서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이 제한적이다. 여러 변수가 금값 상승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1100달러대에서 금은 투자해 볼만한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