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지난해 16% 오른 원두 가격…새해엔 더 오른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국제 원두 가격이 2016년 한 해 동안에만 16% 급등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원두 가격 공시 첫날인 1월 4일 파운드당 116.30센트였지만 마지막 날인 12월 21일 파운드당 135.04센트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연중 최저치와(1월 20일 파운드당 106.74센트) 최고치(11월 7일 파운드당 155.52센트)를 비교하면 45% 정도 차이가 벌어진다.

2016년 연초부터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커피 가격은 2017년에도 꾸준히 강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가장 주된 이유는 원두의 재고량이 적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의 집계 기준으로 2016~2017 시즌 예상 세계 원두 재고량은 3150만 bag이다. 최근 5년 내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에 비해 원두 수요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커피와 같은 기호식품은 대체로 경제발전과 함께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 원두 소비는 연평균 1.7%의 성장률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향후 라니냐가 발생하면 원두 가격의 상승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라니냐 발생은 원두의 주요 산지인 중남미·동남아시아가 자리한 남반구에 냉해를 초래한다. 이는 작황 부진으로 이어지고 원두 생산량이 줄어들어 이듬해 재고량 감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2003~2016년까지 모두 6번의 라니냐가 발생했다”며 “모두 원두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두 가격의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커피 업체들도 고전하고 있다. 원두 가격의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늘었지만 쉽게 커피 값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저가 커피 열풍으로 커피 가격을 인상하면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업계 1위인 동서식품을 비롯한 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6% 오른 원두 가격…새해엔 더 오른다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