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만의 커리어 업그레이드]
‘성공=행복’ 공식 깨져… 직장생활이 행복해야 인생이 행복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요즘 대화에서 행복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행복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깊이 들어와 성공 못지않게 삶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리 가치 있는 일이라도 과감히 벗어던지려 한다. 반대로 행복할 수 있다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뛰어든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너도나도 애를 쓰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행복을 ‘주관적 안녕감’이라고 정의한다. 특별한 변화 없이 만족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행복은 기쁨처럼 외부의 자극에 대한 일시적 감정이 아니다. 일정기간 동안 만족감과 즐거움이 지속될 때 느끼는 기분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기쁜 일’이라는 표현은 쓰지만 ‘기쁜 인생’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대신 ‘행복한 인생’이라는 표현을 쓴다. 직장생활도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긴 시간이기 때문에 기쁨보다 행복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 행복해 보이지 않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일시적 기분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전반적으로 열의가 없어 보이고 표정도 어둡다.
만약 이런 상태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 직장생활이 행복하지 못하다는 표시다. 직장생활에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럴까?
◆ 적성에 맞고 좋아하는 일 찾아야
우선 업무를 즐겁게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세상에 하기 싫은 데도 억지로 하는 것만큼 힘들고 괴로운 것은 없다. 아무리 연봉을 많이 줘도 하기 싫은 일이라면 지속하기 어렵다.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옛말처럼 모든 사람이 좋다고 하는 일도 자신이 싫으면 어쩔 수 없다. 무엇보다 자신이 즐거워야 한다. 얼마나 즐거운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하기 싫지는 않아야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지루해한다. 그러나 변화가 싫고 안정적인 일을 원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반복적 업무를 선호한다.
어떤 사람은 기업의 경리업무를 끔찍하게 싫어한다. 매일 같이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단순 반복적으로 처리하다 보면 자신이 전자계산기처럼 느껴진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내가 아는 대기업의 대리는 경리업무가 참 즐겁다고 말한다. 특히 수입과 지출 항목을 입력한 뒤 최종적으로 숫자가 맞아떨어질 때 쾌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즐겁다는 기준과 느낌도 다양하다.
좋아하는 일이어서, 좋아하지는 않지만 잘하는 일이라서, 성격에 맞아서, 힘들어도 발전하고 배울 수 있어서, 보람을 느껴서, 안정적이어서, 혹은 다이나믹해서. 그 기준도 느낌도 천차만별이지만 중요한 건 어쨌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유통회사에 다니고 있는 한 과장은 담배회사에 들어갔는데 반 년도 안 돼 회사를 나왔다. 그는 담배가 인체에 해롭지만 많이 피우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술처럼 담배도 사람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기호식품의 하나로 여겼다.
이 때문에 담배회사에 입사하는 것을 그리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담배회사에 다니다보니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팔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이 생각보다 강했다.
그는 점차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됐고 회사에 출근하기가 싫어졌다. 결국 그는 이전 회사보다 훨씬 많이 받던 연봉을 뒤로하고 회사를 옮겨야 했다.
업무에서 성과를 내려면 자신이 맡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도 그곳에서 맡은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이들의 직장생활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업무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행복한 미소를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1000명의 상사보다 1명의 동료를 소중히
두 번째로 직장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면 함께 일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아무리 자신에게 잘 맞는 업무라고 하더라도 같이 일하는 사람이 마음에 맞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직장생활 스트레스의 절반 이상은 상사와 동료로부터 온다. 직장인들이 이직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상사와 갈등이다. 이 때문에 “상사만 없으면 직장생활이 행복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직장인들의 하루 일과는 대부분 상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고 업무를 처리한 뒤 그 결과를 다시 보고하는 일로 구성된다. 따라서 상사와 코드가 맞지 않으면 직장생활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업무 기술이나 지식 역시 상당부분을 상사로부터 배운다. 이 때문에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가 직장인들의 성장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 대학의 한 교수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대학원을 옮겨야 했다. 논문을 두고 지도교수와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학원의 석'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이 지도교수를 잘못 만나면 우선 논문을 제대로 쓸 수 없다. 설령 쓰더라도 심사를 통과하기가 어렵다. 또 어찌어찌 논문이 통과돼 졸업을 한다고 해도 이후 직장을 얻고 연구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학계가 좁다보니 지도교수가 도와줘도 쉽지 않은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신호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은 지도교수를 하늘처럼 받든다.
직장에서 상사는 대학의 지도교수와 같은 존재다. 직장에서 상사를 잘못 만나면 직장생활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성과를 잘 낼 수 없고 배우지도 못하기 때문에 승진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반대로 직장생활에서 성공한 직장인들은 대개 상사를 존경한다. 그로부터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성공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것도 그를 철석같이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직장인들은 상사의 직'간접적 도움을 받아가며 빠르게 승진한다.
직장에서 상사만이 아니라 주변 동료도 중요하다. 상사로부터 직간접적 도움을 받더라도 상사가 모든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건 아니다. 직장에서 같은 처지에서 공감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가 큰 힘이 되어줄 때가 많다.
“1000명의 상사보다 1명의 동료가 더 중요하다”라는 말은 동료가 직장인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동료와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성장하는 것은 직장생활의 행복에 중요한 요소다.
◆업무의 체계성&자기 주도성 갖춰야
마지막으로 자신의 업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고 상사나 동료들도 나쁘지 않는데 직장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면 자신의 일하는 방식을 고민해 봐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가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업무의 체계성과 자기 주도성이다.
업무 만족도가 높으려면 조직에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가 잘 짜여 있고 담당자들의 권한과 책임이 분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주먹구구식으로 일하게 되고 성과도 들쭉날쭉하게 된다.
특히 담당자들의 권한이나 책임이 불분명하면 자의적 판단이 의사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돌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업무성과가 나빠지고 구성원들의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업무 프로세스와 권한과 책임이 분명하면 담당자가 자기 주도성을 발휘할 공간이 생긴다.
자기주도성은 업무 몰입도와 만족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좋은 직장에 다닌다고 해도 남이 시키는 일만 계속하고 있다면 업무에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 아무런 권한도 없이 부품처럼 주어진 일만 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물론 모든 조직원들이 모든 일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는 없다. 어느 조직이든 조직의 책임자가 있고 조직원들은 책임자의 지휘를 받아 일한다. 그러나 같은 일을 해도 주도성을 존중해 주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곳이 있다.
합리적 조직은 조직원들의 주도성을 최대한 살려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회사의 경영자나 조직의 책임자는 직원들의 주도성을 존중하기 위해 세심한 것까지 신경을 쓴다.
이 때문에 직장생활을 행복하게 하려면 가능하면 업무체계가 잘 정립돼 있는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 업무 체계화는 직장의 수준을 나타내는 핵심지표다.
만약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이 업무 체계화가 잘 안 돼 있다면 지금이라도 업무 체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체계화해야 한다.
물론 업무를 체계화하려면 많은 투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 번 체계화하면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권한과 책임 범위 안에 있는 것부터 시스템화하는 게 좋다.
직장생활의 행복은 본질적으로 어떤 일을 누구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 외의 요소는 일시적으로 감정을 움직일 수는 있어도 본질적인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우리는 직장을 이야기할 때 연봉이나 복리후생, 야근, 업무환경을 중시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마음에 들어도 직장생활이 퍽퍽하고 재미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생활의 행복을 좌우하는 본질적 요소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 얼굴색이 어두운 직장인들을 보게 된다.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직장생활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표시다. 만약 직장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면 먼저 자신의 업무를 검토해 봐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개선에 나서야 한다. 우선 직장 안에서 시도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직장이나 직업을 바꾸는 것까지 고민해 봐야 한다.
직장에서의 성공을 인생의 성공으로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직장을 성공 요소로만 바라보고 사회적 위상과 연봉으로 직장을 줄 세우던 것도 옛날 얘기다. 행복하지 않은 직장생활은 삶의 행복도 반감시킨다.
직장을 단순히 행복한 삶을 위한 도구로 여길 것인지, 아니면 직장생활을 통해 인생을 더 행복하게 만들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다.
[‘행복한 직장인’ 되기 위한 3법칙]
1. 적성에 맞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 사람마다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즐겁다는 기준과 느낌도 다양하다.
-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도 그곳에서 맡은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2. 1000명의 상사보다 1명의 동료를 소중히
- 직장생활 스트레스의 절반 이상은 상사와 동료로부터 온다. 직장인들이 이직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상사와 갈등이다.
- 직장에서 같은 처지에서 공감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가 큰 힘이 되어줄 때가 많다.
3. 업무의 체계성&자기주도성 갖춰야
- 업무 만족도가 높으려면 조직에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 업무 프로세스와 권한과 책임이 분명하면 담당자가 자기주도성을 발휘할 공간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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