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SKT,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 '데이터 요금제', 알뜰폰 2배
비싼 요금 내고 산 데이터, 남아서 버리는데도 “나 몰라라”… 고객은 호구?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지난 1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이하 녹소연)는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요금제가 알뜰폰 데이터 요금제 보다 최대 43% 비싸다고 발표했다.

녹소연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 LTE요금제의 경우 4~5GB대 요금제나 맞춤형 요금제가 없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좁다.

또한 음성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중 1~2GB대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각각 비교한 결과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요금이 평균 26~43%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 3사, ‘바가지 요금’에 우는 소비자들




◆ 이통 3사 데이터 요금, 알뜰폰 비해 2배 비싸


SKT의 가장 저렴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밴드데이터퍼펙트’다. 기본료 6만5890원에 유무선 통화와 데이터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가장 비싼 ‘전국민무한100’ 요금제는 월정액 11만원에 유무선 통화 무제한, 영상통화 300분, 데이터 16GB를 제공하고 소진 시 일 2GB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두 상품에는 oksusu의 100여개 채널을 이용할 수 있는 월정액이 무료로 포함됐다.



KT에서 선보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월정액 5만6100원부터 10만8900원까지 구성됐다.


가장 저렴한 ‘순완전무한LTE’와 ‘순광대역안심무한’ 요금제부터 유무선 음성통화와 데이터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LG유플러스의 가장 저렴한 ‘데이터일반’ 요금제는 월 3만2890원에 데이터 300MB를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비싼 ‘데이터스페셜D’는 월정액 11만원에 기본 데이터와 비디오포털 전용 데이터를 합산해 35GB를 제공한다. 데이터 소진 뒤에는 하루 2GB씩 추가할 수 있다. 유무선 통화와 문자 서비스는 전 상품에 기본으로 제공한다.


알뜰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통 3사에서 그대로 누리려면 최소 6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알뜰폰 요금제의 2배 수준이다. 알뜰폰 통신사들은 최근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져 월정액 2만원대의 요금제도 선보였다.



국내 알뜰폰 통신사는 LG유모비, KT M모바일, SK7모바일, CJ헬로모바일이 대표적이다.



LG유모비에서 선보인 무제한 요금제 ‘유심데이터11G’는 월 기본료 3만2890원이다. 음성통화, 문자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11GB를 모두 사용하면 매일 2GB씩 충전된다.



KT M모바일은 ‘M데이터선택USIM10GB’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기본료 4만9280원이며 유무선 기본 제공, 영상통화 200분을 제공한다. 데이터 10GB 소진 이루 하루 2GB씩 추가 사용이 가능하다. 8800원 상당의 올레 와이파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무제한 요금제를 기준으로 기존 KT의 요금제보다 월 1만원 이상 저렴해 1년이면 12만원, 2년이면 24만원 이상의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다.


SK 7모바일은 음성 및 문자, 데이터 무제한 상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데이터 제공량이 가장 많은 ‘복지LTE97’ 요금제는 기본료 8만300원에 음성통화 1050분, 문자 1050건, 데이터 18GB를 제공한다. 위 3곳과 비교할 때 가격 대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는 가장 낮은 편이다.



CJ헬로비전이 내놓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더착한데이터USIM10GB’다. 기본료 4만9390원에 유무선 및 문자 제공, 영상통화 200분을 제공한다. 데이터 10GB를 소진하면 하루 2GB씩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헬로비전은 ‘데이터밀당’ 서비스를 통해 쓰고 남은 데이터를 이월하거나 당겨 쓸 수 있다. 기간 내에 사용하지 못한 데이터를 요금할인 혜택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서비스도 제공한다.



◆ 데이터 요금 지불한 만큼, 혜택 받을 권리 있어



미래창조과학부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8GB로 이통3사의 2GB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는 데이터를 다 사용하지 못한 채 소멸된다고 발표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월정액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소진하지 못한 고객이 70% 정도며, 이들이 남긴 평균 데이터는 제공량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데이터에 유통기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미사용한 상당량의 잔여 데이터가 소멸되는 것은 소비자 권익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소비자가 정당하게 구매한 데이터는 소비자가 온전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통 3사는 KT를 제외하곤 소비자가 자신이 사용하지 못한 데이터에 대해 다른 이에게 선물할 수만 있을뿐 지불한 요금에 대한 혜택을 본인이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KT의 경우 이번 달에 쓰다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겨 이어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이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되면 비싼 데이터 요금제를 신청했다가 남겨서 버리는 일 없이 자신에게 꼭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고, 설령 데이터가 조금 남았다 하더라도 이월되기에 요금 부담을 최소화로 줄일 수 있다.



SKT는 남은 데이터를 자신이 사용할 수 없고 가족이나 친구 등 같은 통신사 가입자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능만 제공한다.



LG유플러스 역시 LTE요금제 가입자 간 데이터 주고받기 서비스만 제공할 뿐이다. LG유플러스는 ‘가족무한사랑’ 서비스를 통해 가족끼리 데이터를 나눠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와 20% 약정할인 가입자의 증가세가 비례하며 LTE요금제 가입자는 증가할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요금제 상향은 지속될 것”이라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보다 한 단계 낮은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가 20% 약정할인을 받을 경우 추가적으로 지불하는 요금이 높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의 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의 비중은 전체 LTE 가입자의 40%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 2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약2800억원 절감됐다는 소식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결국 이통 3사의 배를 불려준 꼴 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업계는 단통법 시행으로 단말기 지원금 자체가 불법이 되며 고객 유치 마케팅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 정책국장은 “앞으로도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 감소와 영업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통신요금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s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