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유통혁명 2017 : 진화하는 편의점]
변하는 소비 패턴 맞춘 발 빠른 대응…‘고속 성장’ 이어가는 이유
편의점, 불황 극복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다
(사진) 지역 상권이나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형태의 편의점들이 늘고 있다. 위드미는 최근 예술의전당 내에 '클래식이 흐르는 편의점'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였다. /위드미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편의점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황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지지부진한 성장 속에서도 편의점은 ‘나 홀로 질주’를 이어 가는 추세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선호 등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발맞춰 편의점업계가 빠르게 대응한 것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1인 가구 증가가 성장의 핵심 요인

소비성향의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성장은 정체기를 맞고 있지만 편의점은 여전히 꾸준한 출점을 이어 가며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 불황 극복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다
편의점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15%대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GS리테일·BGF리테일·코리아세븐 등 ‘편의점 빅3’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문 GS25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돌파했고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와 롯데쇼핑의 세븐일레븐 역시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편의점, 불황 극복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편의점 3사의 지난해 매출은 14조2480억원이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대명사 격인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12조2985억원보다 약 2조원이나 많은 수준이다.

한국의 편의점 수는 지난해 3만여 개를 돌파했는데, 성장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약 5000개의 편의점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인 가구 증가와 혼자서 밥 또는 술을 먹는 ‘혼밥족’, ‘혼술족’ 등 새로운 소비층이 탄생하면서 편의점 시장 확대를 이끄는 것으로 해석된다.

◆‘클래식 편의점’ 등 튀는 아이디어 돋보여

특히 한국 편의점의 고성장은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편의점업계를 관통하는 단어는 진화다. 지역 상권이나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형태로 출점되는 편의점이 늘고 있다. 구매 패턴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을 찾아가는 ‘맞춤형 편의점’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최근 특화된 편의점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업계 후발 주자인 신세계 위드미다.
가장 단적인 예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 업계 최초로 만든 클래식 편의점 ‘예술의전당점’이다. 이 점포는 생김새부터 기존 매장들과 다르다. 예술의전당 음악당의 모양을 응용한 부채꼴 모양으로 외관을 꾸몄다.

이 매장은 ‘클래식이 흐르는 편의점’ 콘셉트에 맞춰 이용객들이 의자에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국내외 아티스트 음반 전시와 함께 노트·워터보틀 등도 판매한다. 관람객이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연주도 감상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지역과 입지에 특화한 편의점이다.

세븐일레븐은 사무실이 많은 서울 남대문에 카페형 편의점을 출점해 회사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힐링·여유·감성’을 콘셉트로 카페 분위기가 나도록 내부를 구성했다. 원목 테이블과 소파 등을 갖춰 편안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종로 마로니에공원점에 자리한 CU편의점은 작은 공연장이다. 점포 밖에 마이크·앰프·조명 등 공연 장비를 마련해 뒀다. 많은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이곳을 찾아 버스킹 공연을 열어 이동객들의 발목을 붙든다.

서울 덕성여대 학생회관에 자리한 CU편의점도 눈에 띈다. 대학교라는 특성을 감안해 매장 내에 스터디 존과 파우더 존, 피팅룸 등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맞춤형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이전보다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고 업체 측은 전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내에 자리한 GS25 파르나스타워점은 외관에서부터 세련됨이 묻어난다. 호텔의 주요 고객층인 비즈니스 종사자와 관광객 등에게 최적화됐다. 실내장식·조명·색상·소재까지 모두 별도로 제작해 고급스럽게 꾸몄다. 호텔 투숙객들의 편의를 위해 매장 내에 의류 살균기, 무인 택배함, 고가의 이어폰 및 헤드폰 등을 설치했다.

일반 점포에서 공통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도 점차 진화 중이다. 편의점은 1999년 현금자동입출금기를 도입해 은행에 가야 하는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줬다. 2012년에는 안전 상비 의약품을 판매하며 휴일에 문 닫는 약국을 대체하더니 최근에는 픽업 서비스로 인기 몰이 중이다.

편의점들은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한 고객이 집을 비울 때가 많아 상품을 제때 직접 받는 것이 힘들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했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언제든지 찾을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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