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유통혁명 2017 : 유통 성장 이끄는 홈쇼핑]
‘홈쇼핑 빅4’ 매출·영업이익 급반등… ‘영역 파괴’ 시작한 것이 비결
‘스튜디오는 좁다’ 홈쇼핑의 변신
(사진) CJ오쇼핑이 모바일 전용 '겟꿀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겟꿀쇼'는 신조어 '개꿀(대단히 좋다)'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CJ오쇼핑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로 어려움에 빠졌던 홈쇼핑업계가 지난해 일제히 실적 호전에 성공했다. 그간 집중투자했던 모바일 부문이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방송에서만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깬 전략이 주효했던 셈이다. 상품군을 다양화한 것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 부문 성장세 두각

홈쇼핑 업체들은 취급액을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한다. 취급액은 방송을 통해 거래되는 상품 거래 총액을 뜻한다. 즉, 취급액을 통해 홈쇼핑 업체들의 외형이 커졌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4대 홈쇼핑 업체는 취급액이 모두 증가하며 외형 다지기에 성공했다.

GS홈쇼핑의 지난해 전체 취급액은 전년 대비 4.5% 늘어난 3조6696억원을 올려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현대홈쇼핑 취급액은 3조4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상승해 그 뒤를 이었다.

롯데홈쇼핑의 취급액은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나 3위를 기록했고 CJ오쇼핑의 취급액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3조1610억원을 올리며 홈쇼핑 빅4 중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백수오 파동으로 2015년 동반 부진을 보였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개선되며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튜디오는 좁다’ 홈쇼핑의 변신
내실로만 따지면 CJ오쇼핑이 단연 선두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 급증한 1449억원으로 집계됐다. 홈쇼핑 업계 중 장사를 가장 잘한 셈이다.

현대홈쇼핑(1323억원, 19.5% 상승), GS홈쇼핑(1286억원, 14.4% 상승), 롯데홈쇼핑(780억원, 7.7% 상승)으로 순위가 매겨진다.

홈쇼핑 업체의 실적 호조는 모바일 부문이 이끌었다. 그동안 홈쇼핑 업체들은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모바일 쇼핑족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과감하게 투자해 왔다.

수년간 실적이 나빴던 것도 이런 모바일 부문 투자가 한몫했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투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실적 반등의 1등 공신이 됐다.

모바일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보인 곳은 GS홈쇼핑이다. 지난해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1조31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4.6% 늘며 전체 취급액 증가를 이끌었다.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의 지난해 모바일 취급액은 각각 7446억원, 8560억원으로 전년보다 21.8%, 14.9% 증가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모바일 판매액은 전년 대비 2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쇼핑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TV에서 방영된 홈쇼핑 상품을 24시간 판매한다. 스마트폰 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스트리밍 형태로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어 모바일로 방송을 시청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모바일 전용 생방송을 시작한 업체도 생겼다. CJ오쇼핑은 매주 수요일마다 CJ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생방송을 진행 중이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들을 특가에 선보이고 있다.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변화하고 있는 것도 실적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전까지는 중저가 상품을 주로 판매했지만 최근 들어 홈쇼핑업계는 고급화 전략으로 바뀌는 추세다.

◆고급화, 단독 상품 판매 비율 높인다

기존의 저렴한 제품만 판매해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중저가 시장은 오픈마켓은 물론 소셜 커머스 등 신규 채널의 등장으로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홈쇼핑업계에서는 고가의 가방이나 가전제품 등 품질과 가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상품 비율을 높이며 매출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단독 상품을 많이 내놓은 것도 소비자들을 그러모으는 데 일조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CJ오쇼핑은 패션에 치우쳐 있던 자체 브랜드(PB) 제품과 단독 상품을 화장품·여행가방 등으로 더욱 다양화했다. 현대홈쇼핑 역시 지난해 30개가 넘는 단독 상품을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GS홈쇼핑은 판매하는 상품 중 단독 상품이 절반에 달하며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패션 카테고리의 경우 전체 약 30%를 단독 상품으로만 채웠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단독 상품의 매출이 잘 나오는 만큼 향후 홈쇼핑업계에서 단독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홈쇼핑의 변신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홈쇼핑 업체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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