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세계 경기 호전으로 원자재 수출 늘어나…정책 효과 뚜렷한 부동산 기업 ‘주목’
‘자원 부국’ 인도네시아, 투자 매력 ‘쑥쑥’
[한경비즈니스 칼럼=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 최근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이 양호하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유럽 주요국의 선거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탈피와 경기 회복 조짐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유가를 비롯해 구리·아연 등 원자재 시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대표적 경기 지표인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선진국에 이어 신흥국에서도 지난해 저점 이후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G2인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JP모간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자산별 선호도에서 주식과 원자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신흥국 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 많아 증시 안정적

신흥국들 중에는 인도네시아에 여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필자는 지난해 6월 한경비즈니스 1073호에서 인도네시아에 주목할 만하다고 얘기한 바 있다. 자카르타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약 9% 상승했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약 9410억 달러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내 약 35%를 차지한다. 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의 규모에 비해 각각 약 3.1배, 약 4.7배, 약 2.4배에 달한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 산유국이자 팜오일·고무·주석·석탄 등 세계 1~5위의 천연자원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아세안 신흥국들 중에서 수출 중 원자재 비율이 약 25%로 가장 높다는 것이 투자 포인트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여타 아세안 국가들의 수출 중 원자재 비율은 베트남 약 11%, 말레이시아 약 6%, 태국 약 6% 등이다.

또한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지수가 2015년 91점에서 2016년 106점으로 높아진 점도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에 긍정적이다.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대통령)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와 제도 정비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 기준금리도 2015년 초 7.75%에서 지난해 6.5%로 인하 추세에 있고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의 여력도 충분하다.

인도네시아의 경제는 확실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GDP 성장률은 2015년 4.78%를 저점으로 2016년 5.08%를 기록한 후 2017년 5.19%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증시 역시 지난해 약 15% 올랐고 연초 이후에도 약 3%의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증시 투자 매력도는 올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인도네시아 증시의 시가총액은 약 500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국가 증시 밸류에이션 지표(시가총액÷GDP 총액)는 여전히 0.46배로, 아세안 내 신흥국인 베트남 0.48배, 태국 1.11배, 말레이시아 1.23배 등에 비해 낮다.

이와 함께 절대적으로 외국인 투자 장벽이 낮아져 오펜하이머·블랙록 등 대형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활발한 곳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다시 말해 아세안 내 다른 국가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으면서도 대형 기관투자가가 많아 증시의 안정성이 돋보인다는 의미다.

◆EIDO 등 美 상장 ETF로 간편 투자 가능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ETF는 기본적으로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펀드이기 때문에 개별 종목이 안고 있는 변동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또 상장 주식이기 때문에 펀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자 본인이 직접 매매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인도네시아 ETF는 EIDO(iShares MSCI Indonesia Investable Market Index Fund)다.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고 인도네시아 시장 시가총액 상위 99% 기업들도 구성돼 있다.
‘자원 부국’ 인도네시아, 투자 매력 ‘쑥쑥’
(사진)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증권거래소. /연합뉴스

개별 종목 중 당분간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는 ‘부미 세르퐁 다마이(BSED IJ)’와 ‘와스키타 카랴 페르세로(WSKT IJ)’ 등이 있다.

‘부미 세르퐁 다마이(시가총액 약 3조2000억원, 2017년 주가수익률 15.1배)’는 인도네시아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다. 현재 인도네시아 최대 신도시인 ‘BDS시티’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조세감면법 시행에 따라 부동산에 막대한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 포인트다. 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완화(80%→85%)되고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 허가됨에 따라 부동산 기업이 수혜가 기대된다.

‘와스키타 캬라 페르세로(시총 약 3조원, 2017년 주가수익률 16.6배)’는 역시 부동산 개발 회사다. 이 종목은 유료 도로 건설 등 인프라 건설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 중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