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증권사 비교…NH·대신·메리츠종금 ‘고배당주’ 눈길 [한경비즈니스=이정흔기자] 주총 시즌을 맞아 증권사들의 배당 규모가 속속 공시되고 있다. 지난해 증시 침체로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배당금도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은 배당 규모를 크게 높여 눈길을 끌었다.
◆배당금 1위는 NH투자증권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를 비교한 결과 NH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당금 1위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에 400원, 우선주 1주에 450원의 현금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206억7655만원이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배당성향도 51.1%로 높게 나타났다.
쉽게 말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한다는 의미다. 다만 56.3%의 배당성향을 보였던 지난해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는 대표적인 ‘고배당주’에 속한다.
NH투자증권의 두둑한 배당은 지난해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파크원PF 등 부동산 구조화 관련 이익과 동양매직 지분 매각에 따른 지분법 이익 등으로 IB 금융 수수료 수익이 기존에 비해 2~3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에 342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202억500만원이다. 지난해 말 실시한 중간 배당금 9621억원을 포함하면 총 1조823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배당성향은 456.3%에 달한다.
다만 지난해 11월 실시한 중간 배당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을 위해 실시한 일시적 배당 성격이 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에 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907억원, 배당성향은 35.73%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지만 2013년 이후 배당성향 30% 이상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에 50원, 우선주 1주에 55원을 각각 현금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259억4056만원으로 지난해 111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쳐지는 과정에 막대한 합병비용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91% 이상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의 당기순이익은 157억원(별도 기준 규모로 배당성향은 93.15%)이다. 비상장사인 KB증권은 배당과 관련해 내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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