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인사이드]
“잇몸병 환자 임플란트 실패 확률 최대 50% 높다”…시술 전 치료부터 받아야
동국제약, 매년 ‘잇몸의 날’ 맞아 취약계층 위한 ‘사랑의 스케일링’ 진행
잇몸병 있으면 암 발병 확률도 높아
(사진) 잇몸의 날 연구 발표 현장에서 김성태 서울대 치과병원 교수가 발표 중이다. /동국제약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치주 질환자의 암 발생 위험도가 남성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16%, 여성은 9%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잇몸병(치주염)을 가진 경우 임플란트 시술 실패 확률이 최대 50%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3월 23일 ‘제9회 잇몸의 날(3월 24일, 3개월마다 이를 사랑하자)’을 맞아 학회의 학술 연구 결과물을 소개했다.

◆“입속 염증 산물이 암 발생 촉진”

이날 서울대 치과병원 김성태·구영 교수팀은 최근 미국 치주과학회지(Journal of Periodontology)에 게재한 ‘치주질환 치료가 임플란트 시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많은 역학 자료를 통해 밝혀진 ‘치주 질환과 임플란트 성공률’의 상관관계 메커니즘을 동물실험 모델을 통해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주염 발생 후 치료를 받지 않고 임플란트를 시술하면 건강한 잇몸에 심을 때보다 실패 확률이 높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발치 후 즉시 임플란트 시술’은 실패율이 최대 5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플란트 시술 전 치주 치료를 통해 건강한 잇몸을 회복한 그룹에서는 실패 사례가 없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7월 임플란트 보험 적용 연령이 만 65세 이상으로 낮아지면서 임플란트 시술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패 사례나 부작용 또한 빈번하다”며 “치주병이 있으면 임플란트 시술 전 반드시 병을 치료하고 시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잇몸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잇몸병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재홍 원광대 치과대학 대전치과병원 교수가 ‘치주질환과 암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 치주 질환자의 6.1%가 암 진단을 받은 반면 치주 질환자가 아닌 이의 암 진단 사례는 5.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치주 질환자의 암 발생 위험도는 남성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16%, 여성은 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약 37만 명)를 활용한 이번 연구는 20세 이상 성인 치주 질환자 중 암 진단을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연구는 국내 데이터를 활용해 치주 질환과 전신적 암 발생의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교수는 “구강 안에 만성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 여러 가지 염증 산물이 나타난다”며 “자극된 세포들의 사멸 이상 및 이상증식 등으로 암이 발생하거나 발생된 암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치주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정재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587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자의 치아 결손 및 치주염 발생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호흡곤란과 만성 기침·가래를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으로, 흡연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정 교수는 “연구를 통해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치주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며 “내과 검진에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를 발견하면 이를 치과의사에게도 알려 치주 질환을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일 서울대 치과병원 교수는 이날 스케일링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 확대 정책의 효과와 의료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을 제언하기도 했다.

김 교수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스케일링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 확대 정책 적용 전후 치과 의료 접근성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예방 목적의 치과 치료(불소 도포, 치아 홈 메우기 등)가 정책 시행 전보다 약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치과 치료가 필요했지만 치료받지 못한 사례를 뜻하는 미충족 의료는 6.1% 줄었다. 다만 소득과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에서만 급여 확대 정책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김 교수는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치과 의료 접근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국민건강보험 급여 적용 부분에서 저소득층을 포함한 의료 취약 계층에게 치주 질환 예방 관리 교육과 같은 예방 조치를 포괄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사랑의 스케일링’ 등 지원
잇몸병 있으면 암 발병 확률도 높아
(사진) 홍순강(앞줄 왼쪽) 동국제약 부사장 및 임직원과 박묘숙 성분도복지관장이 재능기부 협정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동국제약 제공

한편 동국제약은 매년 ‘잇몸의 날’을 맞아 취약 계층을 위한 재능기부 활동인 ‘사랑의 스케일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양여대에서 3월 16일 대한치주과학회와 한양여대 치위생과, 동국제약 인사돌플러스 사랑봉사단이 함께하는 재능기부 활동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스케일링’ 행사가 열렸다.

이날 대한치주과학회 소속 의사들과 한양여대 치위생과 학생들은 평소 치과 진료를 받기 어려운 ‘성분도복지관’ 대학생 100여 명에게 스케일링과 칫솔질 교육 등을 진행했다. 동국제약 직원들로 구성된 인사돌플러스 사랑봉사단은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훈련생 인솔, 현장 정리, 중식 제공 등을 지원했다.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는 “매년 진행하는 잇몸의 날 행사가 잇몸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확대하고 최신 학술 정보를 언론과 공유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한치주과학회와 함께 잇몸의 날이 국민에게 널리 인식되는 대표 캠페인이 되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잇몸병 있으면 암 발병 확률도 높아
(사진) 잇몸의 날을 맞아 최불암 홍보대사가 잇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동국제약 제공

동국제약은 또 잇몸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강동경희대 치과병원, 원광대 대전치과병원 등 전국 수련 교육기관에서 ‘치주병에 대한 대국민 공개강좌’를 열고 있다.

동국제약은 대한치주과학회·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회·한국보건치과위생사회와 함께 전국 30여 곳의 보건소에서 ‘치주병 대국민 홍보 사업’도 진행 중이다.

최성호 대한치주과학회 회장은 “치주병과 폐질환·암 등 전신 질환의 관계가 계속 밝혀지고 있다”며 “치주병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해 잇몸의 날 행사 등 대국민 캠페인을 지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