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일자리 해법, 기업이 답이다]
文 “일자리 대통령 되겠다” 공공부문 81만개 늘리고 10조 추경 집행
공공 일자리 창출, 민간 ‘나비효과’ 기대
(사진)=문재인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불평등한 나라다. 이런 소득 불평등, 양극화 해소는 결국 일자리에서 시작돼야 한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야 한다. 일자리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을 높여 국민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뚝심 있는 ‘서민 우대’ 발언은 통했다.

그는 5월 10일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고 약속대로 핵심 공약이었던 일자리 창출에 가장 먼저 팔 걷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5년간 일자리 및 노동정책 플랜을 담은 ‘13대 과제’를 실행할 계획이다.

새 정부가 내놓은 계획을 하나씩 뜯어보면 역대 정부들이 꼼꼼히 챙기지 못했던 중소기업 및 벤처,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경력단절 여성, 은퇴자 등을 두루 포함한 구체적이고 세심한 밑그림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 일자리 정책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일자리위원회의 위원장은 대통령이 직접 맡아 진두지휘한다. 부위원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경제통’으로 통하는 이용섭 전 국회의원을 앉혔다.

대통령 집무실에는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정상화하고 일자리위원회와 연계해 운영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일자리 중심의 행정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고용 영향 평가도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 일자리 창출, 민간 ‘나비효과’ 기대
◆ 공공 일자리, OECD 평균 절반 수준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일자리는 2015년 기준 총 2319만5000개가 있고 그중 임금노동자의 일자리는 전체의 82.6%다. 회사 법인과 개인 사업이 80.2%로, 일자리 대부분은 기업이 점하고 있다.

또한 OECD 국가 평균 공공 부문 일자리가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1.3%로, 한국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공공 부문 일자리 충원 계획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전체 고용 비율의 7.6%를 차지하는 공공 부문 일자리를 3%포인트 늘려 81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 부문부터 일자리 창출을 시작해 민간에까지 나비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민간 고용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 부문 주도로 일자리를 늘려 가계 소득을 증가시키고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를 확대해 내수가 활성화되면 이를 통해 민간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는 그림이다.

이를 위해 올해 10조원의 추가경정예산도 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선 소방관, 경찰, 복지 담당 공무원, 교사 등 공무원 충원 계획을 마련하고 요양·보육·의료 등 사회 서비스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공공 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 고용도 확대한다.

윤주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공공 부문은 지속 일자리(1년간 같은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점유한 일자리) 비율이 86.4%로 높아 한 번 확충 시 일자리가 꾸준히 증가한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전체 일자리 증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민간 부문의 일자리는 국내외 경기 및 업체별 특징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공공 부문은 정부 예산 재원 부문만 해결된다면 가장 손쉬운 일자리 창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적용에 대한 공약도 관심을 받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최저임금을 현재보다 10% 이상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최저임금제를 위반하는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시정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 최저임금을 높였을 때 타격을 입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 대책도 마련한다.

노동시간과 관련해서도 일자리 창출 계획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법정 노동시간을 지키면 최대 20만4000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법정 노동시간인 주당 52시간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주 68시간 행정해석은 폐기한다. 이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피해 기업 보완 대책도 동시에 실시한다.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도 내놓았다.

현재 대기업의 60% 수준인 노동자의 임금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공정 임금제를 도입한다. 또한 중소기업 구인난과 청년 구직난을 동시에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에서 청년을 3명 채용하면 정부가 1명의 임금을 3년간 전액 지원한다.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기 위한 비정규직 보호 공약도 내걸었다.

우선 정부 및 지자체 등 공공 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한다. 기업을 대상으로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하는 법 제정도 강행한다.

차별 없는 여성 일자리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여성 고용 우수 기업에 조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경력단절 여성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취업 장려금을 최대 1년간 지원한다.

또한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자녀가 있는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임금 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유연노동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는 4차 산업혁명 및 신성장 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18일 12대 신사업을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고용 유발형 신규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2대 신사업은 전기·자율차, 스마트 선박, 사물인터넷(IoT) 가전, 로봇, 바이오헬스, 항공·드론(무인 항공기), 프리미엄 소비재, 에너지 신사업, 신소재, 가상·증강현실(AR·VR), 차세대 디스플레이, 차세대 반도체다.

산업연구원은 이를 통해 2025년까지 38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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