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정보기술의 ‘비즈니스화’가 관건…‘마이크로소프트’ 대표 수혜주로 꼽혀
4차 산업혁명, ‘클라우드 컴퓨팅’이 완성한다
(사진)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 마이크로소프트

[한경비즈니스=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 #A 씨는 지난 5월 황금연휴에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다.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했고 관광할 때 차량은 ‘우버’를 이용했다. 다운타운이자 쇼핑의 중심인 유니언스퀘어를 갈 때 이용했던 차량은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테슬라’였는데, 자동 주차가 가능한 차량이었다. 택시비는 우버앱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했다. 가족들이 쇼핑을 즐기는 동안 바둑을 좋아하는 A 씨는 카페에서 휴대전화로 ‘네이버 n드라이브’에 저장해 뒀던 ‘알파고’의 기보를 꺼내 보는 여유를 즐겼다.

A 씨의 휴가는 요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으로 채워져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2년 독일의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에서 비롯됐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진화가 오프라인 세상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감지한 독일은 ICT를 융합한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을 확산하는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언급되면서 세계적으로 퍼졌다. 컴퓨터·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제3차 산업혁명에서 ICT를 접목해 한 단계 더 진화한 신(新)산업시대를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하면서 일반화됐다.

◆신기술 도입 속도 높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4차 산업혁명의 태동은 1990년대에 정보고속도로(information super highway)를 기반으로 출발한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로부터 시작됐다. 온라인 비즈니스가 2000년대에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됐고 2010년을 전후로 사물인터넷(IoT)·로봇·자율주행·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기술의 진화가 오프라인과 결합하면서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유통·서비스 등 모든 산업 영역에서 변화가 본격화됐다.

현재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선진 각국들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 4차 산업혁명으로 ‘스마트 코리아’를 구현해 국가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공약을 제시했다.

당연히 글로벌 증시에서도 4차 산업혁명은 큰 관심사다. 그 변화와 기대는 이미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 톱10 기업을 보면 애플(시가총액 약 900조원), 알파벳(구글, 약 730조원), 마이크로소프트(약 590조원), 아마존(약 505조원), 페이스북(약 485조원)이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약 355조원)와 텐센트(약 345조원)는 9~10위에 랭크돼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주들이 이미 시가총액 상위를 크게 점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이전에는 3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기업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시가총액 톱10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애플, 2014년 알파벳, 2015년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이 연이어 톱10에 진입했다.

올해 4월에는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상징적 기업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이제 막 경제 및 사회구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패러다임 변화를 감안하면 글로벌 증시에 대한 영향은 향후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산업혁명이 과거 1780년대 1차 산업혁명 이후 약 100년 단위로 이어졌던 데 비해 4차 산업혁명은 상당히 짧은 기간 내에 도래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의 빠른 진화와 비즈니스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배경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기나 수도처럼 정보기술(IT) 자원을 사용료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유틸리티 서비스다. 대규모 IT 투자에 대한 부담 없이 시장 수요에 IT 재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업들의 신기술 도입과 비즈니스화에 속도를 크게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클라우드 컴퓨팅’이 완성한다
2016년 시장조사 기관인 IDC가 750여 개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매출이 50% 이상인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과 매출 총이익이 매출 비율이 50% 이하인 기업보다 각각 평균 2배와 1.5배 높았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도입한 지 3년 이상 된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과 매출 총이익이 3년 이하인 기업들보다 각각 평균 1.8배와 1.2배 높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경쟁력과 성과의 차이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소프트웨어·플랫폼·IT 인프라 구축에 대한 니즈가 커짐에 따라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는 지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 IDC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2019년까지 연평균 19%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상장 ETF인 ‘SKYY’ 관심

클라우드 컴퓨팅 주요 기업들로는 아마존닷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오라클 등 익숙한 기업들이 많다. 이 중 주목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점유율은 약 20%로 아마존닷컴보다 낮다. 하지만 작년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성장률은 전년 대비 약 90%로 아마존닷컴의 약 45%를 압도한다. 오피스365 등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애널리스틱스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아주르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한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 또 최근 주가의 2017년 주가수익률(PER)이 약 22배로, 아마존닷컴(약 71배)보다 부담이 훨씬 덜하다.

개별 종목이 부담스럽다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인 SKYY(First Trust Cloud Computi
ng)를 주목해 보자. SKYY는 넷플릭스·페이스북·SAP·아마존닷컴·오라클 등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된 30개 글로벌 기업에 분산투자하고 있다. SKYY의 주가도 2011년 상장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따져보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여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