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세계 경기 개선에 베팅해야…‘유로화, 신흥국 통화’ 추천

[한경비즈니스 칼럼=문홍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2016년 하반기 채권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국제 금융시장은 연일 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했던 것은 재정지출 확대, 감세, 국경세, 규제 완화 등이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부터 연초까지 주가와 달러 가치가 오르고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완전히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주가 오름세가 주춤한 반면 미국 금리는 횡보하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특히 달러는 연초부터 크게 하락하면서 주요국 통화 대비 가치가 트럼프 당선 이전으로 회귀했다.

작년부터 달러화 투자를 부르짖었던 전 세계 투자 기관들이 모두 패닉에 빠졌다. 이렇듯이 예상하기 힘든 시기에 우리는 어떤 자산에 투자해야 할까.

◆코스피는 수출주·대형주 관심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지는 불확실하지만 그의 정책 추진이 앞으로 크게 어려워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작년 말부터 불었던 ‘트럼프 기대감’을 이제 접고 비관론으로 바꿔야 할까. 그렇지 않다.

금융시장은 재료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전 세계 주식이 폭락하고 안전 자산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세계 경기가 신흥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회복되면서 위험 자산 가격이 올라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은 여기에 방아쇠 역할을 했을지언정 근본적인 흐름을 바꾼 사건은 아니었다. 따라서 우리는 자산 전략을 수립할 때 정치 이벤트보다 세계 경기의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
흔들리는 트럼프, 어떤 자산 사야 할까
(사진) 지난해를 저점으로 유로존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를 저점으로 세계 경기는 개선 추세다. 유로존의 회복세가 빠르고 신흥국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자금 유입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복이 빠른 지역의 통화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중국의 긴축정책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자. 중국의 긴축정책은 역설적으로 중국의 경기가 좋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투자 상품으로 들어가 보자. 유로존의 강한 회복 모멘텀을 노릴 수 있는 달러 대비 유로화 매수 포지션을 추천한다. 국내 선물 회사를 통한 FX 마진 거래(EURUSD 매수)나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유로화에 투자할 수 있다. 신흥국 통화 투자도 추천한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멕시코나 브라질 채권은 당분간 괜찮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다고 매도하지 말자. 트럼프 대통령이 약해진다면 자유무역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수출주가 가장 좋다. 매수 주체는 외국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주에 관심을 갖자. 가격이 부담이 된다면 내수주도 눈여겨보자. 수출이 개선된 이후 내수주가 회복되는 경향이 과거에 늘 있었다.

7년 가뭄에 비 안 오는 해 없다고 했다. 금융 위기 이후 코스피는 7년간 횡보했다. 이제 비상할 때도 됐다.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아닌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 패배주의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