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서울대 기술지주회사]
실패를 딛고 도전하는 마인드 키워 꿈을 실현하도록 도울 것
박동원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 “대학이 창업가 DNA 육성 힘써야”
(사진)= 박동원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캠퍼스 벤처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육과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서울대 기술지주회사 제공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대학생 창업은 위험부담이 크고 취업이 더 안정적이라는 인식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들도 교과과정만 충실히 해 온 획일화된 인재보다 기업가 정신을 가진 창업가형 인재를 원합니다. 그동안 창업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 경험이 전무한 대학생들이 기업가 정신을 가질 수 있는 교육 자체가 없었습니다. 대학이 창업 교육을 통해 캠퍼스 벤처(대학 창업)를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학들은 지식을 기반으로 기술을 사업화해 벤처로 성장할 수 있는 개척자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박동원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캠퍼스 학생 벤처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드는데 연연하기보다 창업가 DNA를 육성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유수의 스타트업이 배출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대학생 창업이 성공하는 것은 드물다”며 “학창 시절 린스타트업(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 등 최소 요건 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 경험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거듭할 수 있는 창업가적 마인드를 키우고 그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대학이 나서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2008년 2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며 서울대 내 산학협력단의 출자로 서울대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의 총자본금은 현물 39억4300만원, 현금 30억원 등 모두 69억4300만원으로 전액 서울대 산학협력단에서 출자했다.

기술지주회사는 서울대에서 개발된 우수한 기술을 사업화하고 자회사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자회사는 28개사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200억원 수준이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는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창업 교육과 인큐베이팅을 제공하기 위해 2013년 10월 창업보육센터 에스-이노베이션(S-INNOVATION)센터를 개소하고 스타트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에스-이노베이션 창업보육센터는 사무 공간을 지원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보유해 회계·법률·특허·마케팅 등 사업에 필요한 요소들을 제공한다. 내·외부 전문 자문 네트워크를 구축해 투자 연계 지원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박동원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 “대학이 창업가 DNA 육성 힘써야”
(사진)=박동원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 기술을 사업화 할 수 있는 벤처 개척자를 대학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제공

◆ 지주회사는 산학협력의 한 축

서울대는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 서바이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비 더 로켓(Be The Rocket)’을 진행해 왔다.

‘비 더 로켓’은 창업 경진 대회,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결합한 스타트업 압축 성장 프로그램이다.

이 경진대회에서 최종 선정된 팀은 3개월간 무상으로 지원되는 사무 공간에서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으며 시장에 내놓을 제품을 만들게 된다. 센터 측은 3기까지 총 21개 기업을 선정했고 이들의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박 대표는 “이스라엘의 히브리대나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MIT)·스탠퍼드대 등 세계 명문 대학들은 오래전부터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교육과 연구에 재투자하며 대학과 학생 발전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거 대학이 비즈니스와 동떨어진 학문 연구 기관이라는 인식 아래 캠퍼스를 기반으로 교수·연구원 및 학생 벤처를 육성하고 윈-윈 구조를 이루는데 제한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한 “대학이 연구·개발(R&D)을 통해 보유한 기술을 단순히 기업에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업화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기술 사업화를 목적으로 만든 대학의 기술지주회사는 2008년 한양대와 서울대 두 곳뿐이었는데 10여 년 만에 40개로 늘었고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는 290여 개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학들은 기술지주회사 설립, 창업 보육센터 운영 등을 통해 산학 협력의 한 축으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캠퍼스 학생 벤처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당장의 수익이나 성공 사례를 서둘러 평가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육과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국내의 대학생 창업은 씨를 뿌리기 전 땅을 가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씨를 뿌리기도 전에 급하게 열매를 거두려고 하지 말고 학생들이 마음껏 창업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학생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실패했을 때 재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고 실패에 대해 관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새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에 대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사업과 정책들을 통합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로서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대학 산학 협력과 관련한 정책들이 효율성이 더해지고 발전하도록 각 부처가 서로 잘 조율해 풀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박동원 대표는?
1962년생.
1980년 서울보성고 졸업.
1984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1984년 금성전기(주) 기술연구소 주임연구원.
1989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책임심사역.
1994~1996 KSNET 본부장 (창업).
1996년 SBI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2006년 이노폴리스파트너스 대표이사.
2008년 한국벤처캐피털협회 부회장.
2015년 다산솔루에타 대표이사.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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