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예상…소비재 섹터 ‘관심’
[한경비즈니스=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 조만간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2014년 지수 편입이 시도된 지 4년 만이다.
올해는 편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MSCI가 지적했던 문제점들은 크게 △적격외국인투자자(QFII)와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한도 △자본 유출입 제한 △자발적 거래 정지 및 △반경쟁 조항(파생상품 출시) 등이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까지 기관투자가의 투자 한도를 등록제로 전환했고 투자 할당 규제도 폐지했다. 자본금 해외 송금 허용 주기도 주간 단위에서 일 단위로 축소했고 로크업(매각 제한) 기간도 1년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또 상장사의 거래 정지 기간도 구조조정 사유는 3개월, 제3자 배정 주식 발행은 10일로 단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 A주의 MSCI 편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MSCI가 제도 개선 효과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편입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올해 편입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그간 중국 정부의 제도 개선과 함께 MSCI가 중국 A주 편입 종목 수를 기존 448개(후강퉁과 선강퉁 아닌 종목도 포함)에서 169개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한 데 기인한다. 169개 종목은 모두 후강퉁(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과 선강퉁(선전·홍콩 간 교차 거래) 종목으로 이미 외국인 투자가 허용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본 유출입 제한 문제가 없다.
거래 정지도 169개 종목 중 10여 개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도 상당히 완화되는 셈이다. A주 상장 주식이나 A주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출시의 승인제가 규제로 남아 있지만 중국 거래소와 MSCI 사이에서 조항 철폐를 위한 긍정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편입 실패 사유가 모두 해소되는 셈이다.
◆MSCI 신흥국지수 편입의 상징성은
그러면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에 따른 영향은 어떨까. MSCI에 따르면 MSCI 선진국지수(ACWI), MSCI 신흥국지수(EM), MSCI 아시아지수(Asia)의 자산 규모는 각각 약 2조8000억 달러, 1조5000억 달러, 2000억 달러다.
일단 편입 비율이 5%라면 A주에 유입 가능한 자금 규모는 115억 달러, 10% 편입 시 유입 자금 규모는 185억 달러로 추정된다. 중국 A주 시가총액이 약 7조4000억 달러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5% 수준인 외국인 지분율이 단기간 내 변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MSCI 지수 편입은 상징적인 의미가 될 수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대외 개방도가 달라질 것이고 현재 약 75%를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율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한국의 MSCI EM지수 편입 사례를 보더라도 자명하다. 한국은 1992년 MSCI EM지수에 편입됐고 당시 0%에 가까웠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30%를 넘나들고 있다.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중국 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율 하락에 따라 안정화될 것이고 이는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소비재에 주목할 만하다. MSCI가 새롭게 제안한 편입 안(169개 종목)을 기존 안(448개 종목)과 비교해 보면, 필수 소비재와 경기 소비재, 부동산 등의 비율이 15.5%(기존 대비 4.2%포인트), 9.8%(3.4%포인트)와 7.9%(2.1%포인트)로 확대됐다.
반면 금융·소재·IT의 비율은 22.5%(기존 대비 마이너스 5.0%포인트), 7.9%(마이너스 1.0%포인트), 7.5%(마이너스 0.4%포인트)로 낮아졌다.
편입 대상 종목 섹터와 MSCI EM 섹터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을 보면, 필수 소비재와 경기 소비재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편입 대상 중국 A주 필수 소비재와 경기 소비재의 12개월 선행 PER은 각각 18.5배와 21.1배다. MSCI EM 필수 소비재 및 경기 소비재의 24.4배와 26.7배보다 낮다. 반면 중국 A주 금융주의 PER은 22.6배, 부동산은 27.1배로, MSCI EM의 금융주와 부동산, 10.9배와 13.8배보다 크게 높다.
편입 대상 소비재 종목들의 2017년 순이익 증가율도 전년 대비 약 25%로 예상돼 이익 모멘텀도 양호하다. 정책 측면에서 중국은 가계소득 증가율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6.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이며 이와 함께 개인 소득세 인하도 거론되고 있는 등 내수 부양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소비재 업종에 긍정적인 배경으로 볼 만하다.
◆메이디그룹 등 주목
종목별로는 메이디그룹·우량예·이리산업·완다시네마·중국국제여행사(CITS)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메이디그룹은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홈·스마트 제조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최대 종합 가전 기업으로 일본 도시바, 이탈리아 클라이언트 인수로 가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가계소득 증가 및 제품 고급화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또 글로벌 4대 산업용 로봇 업체인 자회사 쿠카(KUKA)에 이은 이스라엘 세보트로닉스 인수를 통해 산업용 로봇 사업 강화도 긍정적이다. (중국) 메이디그룹의 중국 판매점. / 제공=연합뉴스
우량예는 구이저우마오타이저우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 프리미엄 백주 업체다. 프리미엄 브랜드 우량예를 기반으로 중저가 브랜드와 라이선싱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의 가격 인상과 판매점 증가 등 영업망 강화에 따라 안정적 실적 개선 추이가 기대된다.
이리산업은 중국 최대 유제품 기업으로 산하에 100여 개가 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산아제한 완화에 따른 수혜와 국내외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확보해 가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완다시네마는 420개의 상영관을 보유한 중국 최대 영화관 체인이다. 할리우드 영화사인 ‘레전더리픽처스(배트맨 비긴즈, 300, 쥬라기월드 제작사)’를 인수하는 등 영화 제작·배급·상영 및 영화 예매 포털까지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가계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문화 수요 니즈 증가가 지속적인 영화관 및 스크린 확장과 맞물려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국제여행사는 중국 최대 여행사이자 면세점 업체다. 90여 개 지역에 200여 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중국 가계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문화 수요 니즈 증가로 여행 수요 역시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일대일로(신실크로드 전략)를 포함한 중국의 대내외 인프라 개선과 대외 협력 관계 강화도 다양한 여행 상품과 여행 수요 증가로 연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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