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투자처의 블루오션’…NPL 펀드도 눈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대중을 따라 하는 것은 평균으로 후퇴하겠다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유일한 동업자이자 조언자로 잘 알려진 찰리 멍거 벅셔해서웨이 부회장이 던진 얘기다.
그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는 곳을 좇다 보면 이미 투자 시기가 늦을 때가 많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외에도 새롭게 뜨고 있는 투자처들이 있다. 가상화폐나 P2P 투자가 대표적이다.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대중에게 다소 생소해 여전히 ‘투자처의 블루오션’으로서의 가치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 가상화폐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는 투자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가상화폐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가상화폐는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는 존재하는 돈이 아니다. (사진)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 추세다. 비트코인은 최근 개당 가격이 연초 대비 2배 넘게 올랐다./한국경제신문
첨단 블록체인 기술로 만들어 오직 컴퓨터에만 존재하는 화폐를 뜻한다. 최근 주식과 부동산을 대신할 차세대 안전 자산으로 가상화폐가 사회적·경제적으로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가상화폐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다. 국내에서는 빗썸·코빗·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회원 가입을 한 뒤 가상화폐 거래 계좌를 만들고 현금 등으로 포인트를 충전하면 가상화폐를 살 수 있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되는 거래소에서 매수·매도 물량과 금액을 입력하고 거래하면 된다.
가상화폐의 급등세는 무서울 정도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올해 초 120만원 정도였던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최근 300만원을 훌쩍 넘어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상승 폭이 더욱 거세다. 1만원대였던 이더리움 가격은 최근 40만원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미 일본과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가상화폐 가운데 비트코인에 대해 공용 화폐로서의 자격을 부여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조만간 비트코인으로 불편 없이 웬만한 생활용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가전제품을 판매소나 저가 항공사 등이 화폐 대신 비트코인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이광상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일본은 2020년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들도 불편 없이 쓸 수 있는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구축을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비트코인 가맹점은 약 4500개였는데 올해 말에는 26만 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또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이나 대시·라이트코인의 가격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신용을 보장해 줄 발행 주체가 없어 시장 참여자들의 암묵적 합의로 가치가 형성된다”며 “적정한 가치 평가가 불가능한 것이 비트코인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 요소”라고 말했다. 즉, 아직까지 가상화폐의 안전성에 다소 의문이 남아 있는 만큼 언제든지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 P2P 투자 높은 수익률에 주목
P2P 금융 투자도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P2P 금융은 한마디로 은행을 거치지 않고 자금이 필요한 쪽과 자금을 댈 수 있는 쪽이 돈을 빌려 주고 갚을 수 있는 중개의 장을 만들어 주는 신종 금융 사업이다.
흔히 ‘개인 대 개인 간 대출’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대출을 받는 쪽은 개인·소상공인·법인 등으로 다양하다. 투자자 쪽 역시 개인은 물론 법인이나 금융회사들의 대체 투자처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모든 과정은 은행의 지점이 아닌 컴퓨터 혹은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이뤄진다. 대출 고객 모집과 신용 평가, 투자 고객 모집 및 운영이 모두 온라인에서 비(非)대면 서비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지점 운영과 인건비 같은 비즈니스 운용비용이 대폭 감소하는 만큼 사용자들의 금융 이익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P2P 대출 투자의 평균 세전 수익률은 연 8.7% 수준이다. 일반적인 예금이나 적금 이자율보다 높다. 다만 P2P 시장은 초창기 단계인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P2P 업체들이 대출자의 신용 평가사 등급 등을 제공하지만 중소·벤처기업들이 많아 부도의 위험 또한 있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부실채권(NPL) 투자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NPL은 금융사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간 회수하지 못한 부실 대출을 의미한다.
NPL 투자는 보통 NPL을 싼값에 사들인 뒤 채무를 회수하거나 담보를 처분 또는 NPL을 재매각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담보부채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작년 7월 대부업법 개정으로 개인이 NPL을 직접 거래하는 게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최근 NPL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전문 P2P 업체들이 소액 투자가 가능한 NPL 펀드들을 출시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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