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 / 100대 기업 순위 2위]
풍력·태양광·ESS 투자 늘리고 빅데이터 활용한 ‘지능형 전력망’ 도입

[편집자주] 한경비즈니스와 NICE평가정보는 2001년부터 매년 공동으로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를 선정해 왔다. 해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가운데 결과는 항상 예상을 뒤집는다. 순위가 떨어졌던 기업들이 다시 치고 올라오는가 하면 마냥 잘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던 기업들도 순식간에 순위가 떨어지기도 한다. 올해도 20개 기업이 100위권 내에 새롭게 진입했고 20개 기업이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100대 기업·CEO’에 선정된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자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톱 플레이어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전력공사, 탈원전 시대 "주인공은 나야나~"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원전인 고리1호기가 6월 19일 영구 정지된 데 이어 고리56호기의 공사 또한 일시 정지가 결정됐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앞두고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또한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전은 향후 국내 ‘전력 산업 혁신의 주역’으로서 자신감이 넘친다. 2030년까지 정부가 계획하는 친환경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한전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꾸준히 에너지 신사업과 정보기술(IT)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빅데이터로 전력 설비 운영

2016년 100대 기업 2위에 올랐던 한전은 올해도 100대 기업 중 2위를 차지하며 탄탄한 경영 실적을 자랑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5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늘었다. 다만 순이익은 누진제 축소의 영향으로 10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감소했다.

2013년까지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던 한전은 2012년 말 조환익 사장 취임 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출신인 그는 한국수출보험공사·KOTRA에 이어 최대 공기업인 한전 등 주요 공기업 사장직을 맡았다.

조 사장 취임 이후 한전은 크게 바뀌었다. 조직이 역동성을 띠기 시작했고 움직임이 빨라졌다. 이에 따라 2016년 기술혁신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상인 ‘2016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어워즈’를 수상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전은 2014년부터 기존 전력 제어 시스템의 문제점인 신재생 전원, 에너지 저장 장치(ESS), 초고압 직류 송전 등 신기술 전력 설비와의 연계 어려움과 제작사 종속성, 비표준 방식 등을 개선해 ‘지능형 전력망’으로 혁신하기 위해 ‘차세대 SCADA(감시 제어 및 데이터 취득) 시스템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한국전력공사, 탈원전 시대 "주인공은 나야나~"
(사진)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 프로젝트를 통해 투자비용을 5년간 597억원 절감하는 등 20여 개 항목을 개선했다. 2015년 국제전기표준회의(IEC)-61970 등 30여 개 이상의 국제 표준과 최신 기술을 융합해 완성한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xGrids)의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100만 개의 전력 설비가 생성하는 빅데이터를 세계 최초로 분석해 전력 설비 상태 감시, 고장 분석과 최적 전력 설비 운영에 활용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 공급 신뢰도와 전기 품질을 달성하게 됐다. 한전은 앞으로도 빅데이터로 전력 고장 등의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해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스마트 에너지 크리에이터(Smart Energy
Creator)’를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조 사장은 언제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강조한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는 해외 개발 등을 통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조 사장이 내다보는 해외 에너지 신시장은 국내 전기 개발과 관련된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 또는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이다.

대표적인 예가 에티오피아에 들어서는 ‘친환경 에너지타운’이다. 한전은 5월 7일 에너지산업협력개발지원사업(ODA)의 일환으로 에티오피아 전력청과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협의된 친환경에너지타운 구축 사업의 후속 작업이다. 26억원을 들여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주 콥투 등 3개 마을에 태양광과 ESS를 통해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에너지 신산업 투자 확대

‘탈원전 시대’를 맞아 2017년부터 한전은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먼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 300개소를 세우고 대형마트·코레일 등과 협력해 대규모 도심 생활형 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산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최대 4000개의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홈 충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 민·관 협력 동반 성장 기반 조성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 모델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해 민간기업(LG유플러스)과 협력해 10년간 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K-iEMS(종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 200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지난 2월 에너지 다소비 공장 1528개소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여는 등 클린 에너지 스마트 공장 보급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탈원전 시대 "주인공은 나야나~"
(사진)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에 들어선 홍보관/ 한국전력공사 제공

ESS는 에너지 신산업의 핵심 설비로, 주파수 조정 용도 및 신재생 전원 연계 확대·피크(peak) 절감 용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중이다. 주파수 조정용 ESS는 2014년 52MW를 성공적으로 구축, 상업 운전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500MW 구축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재생, 배전 연계 확대 및 피크 절감용으로 2020년까지 총 260MW의 ESS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는 2016년 말 기준으로 330만 호 고객을 대상으로 구축을 끝냈다. 올해는 450만 호를 추가하는 등 2020년까지 2250만 호에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능형 원격 검침 인프라(AMI)는 양방향 통신망을 이용해 전력 사용량, 시간대별 요금 정보 등의 전기 사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기 절약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 감축도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서남해 2.5GW 해상풍력 종합 추진 계획’에 따라 발전 6사와 함께 한국해상풍력주식회사를 설립해 1단계로 60MW 규모의 실증 단지를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대구시와 협력, 60MW 규모의 연료전지 사업 공동 개발을 위해 지난해 12월 대구청정에너지주식회사도 설립했다.

vivajh@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