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비운의 사고로 아들 잃은 천재공학자가 말하는 행복의 비밀,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구글X 공학자가 찾은 삶과 죽음 너머 진실
[한경비즈니스=화혜정 한경BP 편집자] 편집자로서 적지 않은 책을 만들어 왔다.

원고를 받고 처음 읽을 때마다 첫인상은 달랐다.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대중적이다, 어렵다, 메시지가 약하다, 핵심이 없다 등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은 천차만별이다. 신간 ‘행복을 풀다’의 첫인상은 ‘뭉클’이었다.

첫인상이 뭉클한 원고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원고를 처음 읽으며 가슴속에서 뭔가 묵직하고도 뜨거운 무엇을 느꼈음을 고백한다.

이 책은 행복 전도와 같은 추상적 전개가 아니다. 당신을 진정으로 어루만져 주는 것 같은 따뜻함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모 가댓은 구글X의 신규사업개발책임자(CEO)이자 공학자다. 구글X는 구글 최고의 브레인 집단이자 혁신 그룹으로, 쉽게 말하면 저자는 세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성공한 임원이다.

남부러울 것 없이 잘나가던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대학생이던 아들을 의료 사고로 잃고 만다. 방학을 맞아 집에 오랜만에 온 아들이 맹장수술을 받으러 수술실에 들어갔다가 돌연 시신이 되어 나온 것이다. 장례식을 마치고 17일 후 그는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기계의 모든 장치는 설계자와 프로그래머가 미리 설정해 놓은 상태, 즉 디폴트 값(초기 상태)으로 출하된다. 인간의 초기 상태는 무엇일까. 저자는 인간의 기본 값이 행복으로 설정돼 있다고 단언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자주 불행하고 행복을 찾아 헤맬까. 애초에 ‘행복’이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이라면 행복을 찾는 게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행복하도록 설계돼 있다”

‘행복을 풀다’는 우리가 행복이라는 감정을 찾기 어려운 이유가 엉뚱한 곳에서 행복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행복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말이다.

우리는 행복을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적지라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그 목적지야말로 우리 모두가 시작하는 곳이라고 일깨운다.

다만 때때로 삶이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초기 상태로 되돌림으로써 애초의 행복 모드를 회복시켜야 한다. 저자는 생각을 흐릿하게 뒤덮는 환상을 떨쳐낸 뒤 비로소 찾아오는 진실을 통해 삶과 행복을 관찰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우리가 항상 찾지만 도대체 찾기 어려웠던 추상적인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논리정연하면서도 쉽게 풀어낸 통찰의 글이다. 곳곳에 녹아 있는 위트와 독특한 분석, 행간마다 담겨 있는 절절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모든 통찰은 아들을 잃은 아버지로서, 또 성공했지만 불행했던 비즈니스맨으로서 피를 토할 것 같은 고통의 바닥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우리가 현재에 충실한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그런 삶이 왜 행복에 가까운 것인지 일깨운다.

삶의 순간적인 걱정과 고민을 떨치게 해주는 몰입을 경험하고 싶다면…. 만만치 않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연대감과 진심을 담아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