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갈아치우며 주가 고공 행진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두며 주가도 고공 행진을 달리고 있다.
2008년부터 몇 년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채 주인을 찾지 못하던 때와 비교하면 지옥에서 천당으로 옮겨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하자 호사가들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이닉스는 2011년 매출 10조3958억원, 영업이익 3691억원, 순이익 마이너스 560억원인 적자 기업이었다.
SK그룹으로 인수가 최종 확정됐던 2012년에는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매출 10조1622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 2273억원, 순이익 마이너스 1588억원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 역시 몇 년간 죽을 쑤고 있는 상황이었다. 2011년 11월 14일(SK텔레콤이 하이닉스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던 날) 종가 기준 2만2300원, 시가총액은 20조원에 불과했다. 2012년 SK그룹에 편입되고 나서도 큰 반등을 보이지 않았다.
SK 계열사로 편입된 첫해인 2012년 말 기준 주가는 2만5750원이었다. 하지만 다음해 박성욱 부회장이 SK하이닉스를 이끄는 수장으로 앉으며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3년 3만원대에서 횡보하다가 2014년 처음으로 4만원대에 진입했다. 그 이후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6월 14일에는 사상 처음 6만원대를 넘어섰다. 최고 기록을 세운 6월 27일에는 6만9600원을 찍었다.
이날 주식장이 끝나고 토론장에서는 곧 8만원을 돌파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돌았다. 7월 7일 현재 주가는 6만6600원, 시가총액은 48조4850억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주가는 지분 인수 계약 체결 당시에 비해 3배, 시가총액은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워크아웃 이후 채권단에 의해 21 대 1 감자(자본 감축)가 되기 전인 2002년 말 280원까지 떨어져 휴지 조각이 될 뻔했던 때에 비하면 200배 넘는 성장세다.
시가총액 2위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조2895억원, 영업이익은 2조4676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898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7월 말께 발표될 2분기 실적이 또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는 더욱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KB증권은 목표 주가를 7만5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8만8000원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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