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5대 사료용 아미노산 생산 성공…2020년 ‘비비고 만두’ 매출 1조 달성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은 대상(주) 출신으로 평생을 바이오 분야 연구에 매진해 온 바이오 전문가다.

사료에 첨가되는 아미노산 생산 기술 등 발효·미생물 기술 분야에 특히 전문성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부회장은 평소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을 챙기는 등 세심하면서도 꼼꼼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2007년 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김 부회장 영입 이후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매출은 매년 20%씩 성장했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식품·소재식품·바이오·생물자원 등 CJ제일제당의 모든 사업 부문이 기술력에 바탕을 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연구·개발(R&D)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 덕분에 CJ제일제당은 모든 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김 부회장은 우선 글로벌 시장에서 식품 사업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한식 세계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 제품을 개발하는 등 R&D 역량과 제조 기술 경쟁력을 확보 중이다.

CJ제일제당의 한식 세계화 첨병으로는 ‘비비고 만두’를 꼽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세계적 제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최근 3년간 2000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비비고 만두는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만두로 인식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최근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 가운데 70%를 해외시장에서 달성해 압도적 1위로 올라서겠다”는 글로벌 비전을 공개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향후 2000억원 이상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생산 기지를 러시아·독일·베트남으로 확대해 대륙별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 부회장은 소재식품 분야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달콤함을 넘어 건강한 단맛을 개발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CJ제일제당의 소재식품 대표 제품으로는 기능성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꼽을 수 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희소 당(rare sugar)’ 중 하나다. 설탕에 가까운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그램당 0~0.2칼로리에 불과하다.

CJ제일제당은 5000종 이상의 균주를 대상으로 선별 작업을 거쳐 고효율 효소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화학적 공법 대신 효소를 활용해 알룰로스를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 부회장은 바이오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에도 힘을 쏟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트레오닌·트립토판·발린에 이어 2015년 메티오닌까지 생산해 내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친환경 바이오 발효 공법을 통해 5대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한 셈이다.

CJ제일제당은 특히 30여 년간 화학 공법을 통해서만 생산돼 온 메티오닌을 8년의 연구·개발 끝에 친환경 바이오 발효 공법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CJ제일제당은 2014년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에서 핵산(식품 조미 소재)과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에 이어 트립토판(사료용 아미노산)까지 1위를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전통 발효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 등이 수십 년 뒤처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기술과 인력 확보, 공격적 투자 등에 집중해 글로벌 선두 업체였던 일본 아지노모토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최근 중국의 기능성 아미노산 업체 하이더와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메타볼릭스 자산을 인수하는 등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생물자원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사료 시장 공략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사료 개발 등 부가가치가 높은 고기능성 사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국·중국·베트남에 있는 R&D센터를 통해 2014년 선보인 젖소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밀크젠’과 같은 첨단 사료를 지속 개발할 계획”이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은?
1952년생.
1975년 서울대 미생물학과 졸업.
2007 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장(부사장).
2010년 CJ제일제당 바이오·사료총괄(총괄부사장).
2011년 CJ제일제당 대표이사(사장).
2016년 CJ제일제당 대표이사(부회장, 현)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