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은 골반과 넙다리뼈(대퇴골)와 맞물려 움직이는 관절로, 몸의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그중에서도 ‘고관절 관절와순’은 골반과 넙다리뼈가 연결되는 관절 주변의 가장자리를 둘러싸 완충 역할을 하는 섬유 연골 조직을 말한다. 원래는 두껍고 탄탄한 막으로 형성돼 골반과 대퇴골이 밀착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관절와순이 손상되면 밀착력이 떨어지고 그 사이로 활액막이 끼이면서 염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석회가 생기면서 관절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고관절와순 파열은 퇴행성 질환의 하나로 원래 노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장기간의 압박이나 누적된 충격에 의해 손상되거나 드물지만 한 번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파열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마라톤·야구·에어로빅·요가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 층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또 잘못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고지방·저탄수화물 과다 섭취에 따른 상체 과부화도 원인이 된다. 문제는 높은 발병률에 비해 아직까지 고관절 부위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해 병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운동 전 스트레칭 꼭 해야 예방 가능
고관절와순이 파열되면 초기 증상은 걷거나 양반다리 등 특정 자세를 취할 때 골반·대퇴부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 파열 정도가 심해지면 불편을 넘어 통증으로 보행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으로 나타나는 방사통과 비슷하다. 고관절 부위가 툭툭 걸리고 뻐근한 느낌, 걸을 때 골반 또는 대퇴부에 통증이 발생하고 심하면 다리를 절뚝거려 보행 장애를 일으킨다. 특히 이런 증상은 허리 질환과 비슷해 오인할 수도 있다. 허리 질환은 대개 통증이 느껴질 때 본능적으로 허리 뒤를 부여잡는다. 하지만 고관절와순에 문제가 생겨 통증이 나타나면 환자 대부분이 특징적으로 옆구리 아래 골반 부위를 손으로 짚은 채 몸을 움츠리는 자세를 취한다. 만약 골반 쪽 통증이 나타났을 때 이러한 자세를 취해 통증이 줄어든다면 허리보다 고관절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 관절 전문의로부터 정확하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통증이나 증상이 심하면 관절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 5mm 정도의 피부 구멍에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관절에 넣어 파열된 병변 부위를 치료하는 시술이다. 관절 속을 자세히 관찰하므로 핵자기공명장치(MRI)로도 확인하기 어려운 병의 상태까지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또 수술 후 통증이 적고 다음날 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평소 똑바로 누워 다리를 번갈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고관절 근육이 강화돼 고관절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운동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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