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국내 기업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보유 (사진) 한미약품 연구소 /사진=한미약품
[한경비즈니스=구완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17 상반기 제약·바이오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2017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관련 종목이 섹터의 주도주로 부각됐다. 이는 여러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허가가 올해 집중됐기 때문이다. 2018년은 국내 개발 신약의 글로벌 임상 결과 도출 및 허가 등 다수의 연구·개발(R&D) 모멘텀이 집중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섹터 주도주는 바이오 기업에서 제약 기업, 즉 신약 개발 기업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국내 업체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연구·개발 중인 프로젝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미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의 진행 상황에 따른 할인율 제거로 신약 가치가 상승돼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신약 물질 ‘기술수출’ 기대
특히 2018년 1분기 롤론티스(eflapegrastim)의 글로벌 임상 3상 톱라인(top-line)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창사 이후 최초로 마지막 단계의 해외 임상 결과라는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롤론티스는 항암 치료의 병용 요법으로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면역 수치 회복을 돕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2012년 미국의 항암제 전문 제약사인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으로, 2018년 내 미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3분기 매출액이 2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2% 성장하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개량 신약 매출 비율이 높아져 제품 믹스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HM95573은 세포 내 신호 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 중 하나인 ‘RAF’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 항암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제넨텍과 1조원대의 대형 신약 수출 계약을 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HM95573의 임상 1b상(다중 용량 상승 시험) 진입에 따라 미국 바이오테크놀로지 업체 제넨텍으로부터 기술료 약 60억원을 받았다. 2018년 하반기 HM95573의 임상 2상 단계 진입이 기대되며 그에 따른 최소 100억원 이상의 기술수출 수익이 기대된다.
올해 3분기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당뇨·비만 치료제 HM12525A의 미국 1상을 개시했고 이번 프랑스 제약 업체 사노피 실적 발표 자료에서 또다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이 4분기 개시될 예정이라고 발표됐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는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되고 신뢰 회복 국면으로 판단된다. 또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걸쳐 총 3건의 전임상(동물실험을 통해 안정성 평가) 파이프라인(줄기세포 항암제, 트리플 아고니스트, 글루카곤 아날로그)의 임상 1상 신규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올해 6월 미국 당뇨병학회(ADA)에서 우수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파이프라인이다. 2015년 및 2016년 다수의 기술수출 성과가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됐던 경험을 돌이켜 보면 내년 하반기 트리플 아고니스트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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