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1017명 참여 ‘역대 최대 규모’…신한·NH 2위 ‘격전’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2017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에서 하나금융투자가 ‘베스트 증권사’ 대상에 선정됐다. 2016년 상반기 이후 4회 연속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베스트 리서치’와 ‘베스트 법인영업’에서도 나란히 1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베스트 증권사 부문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최우수상을 차지했고 NH투자증권이 우수상에 올랐다. 베스트 증권사는 리서치센터 평가 점수와 법인영업 평가 점수를 합산해 선정된다. 베스트 증권사 대상을 차지한 하나금융투자는 30.46점, 최우수상인 신한금융투자는 27.76점, 우수상을 받은 NH투자증권은 22.85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상’이 신설됐다.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리서치센터를 선정하기 위해 조사 참여 기관들의 운용 자산 규모를 반영한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첫째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의 주인공은 미래에셋대우가 됐다. 혁신을 통해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을 강화한 증권사에 주는 ‘리서치 혁신상’은 메리츠종금증권에 돌아갔다.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하는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는 리서치와 법인영업의 실제 서비스 수요자인 연기금·자산운용사·공제회·은행·보험·투자자문사의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참여하는 조사다. 1999년부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시행하고 있다. 조사 때마다 참여 펀드매니저의 수를 늘리고 평가 영역을 조정하는 등 자본시장의 흐름을 좀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전체 36개 부문서 조사
이번 조사에는 주식·채권·자산배분 등 36개 부문에서 모두 1017명의 펀드매니저가 참여했다. 918명의 펀드매니저가 참여한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규모다. 1000명이 넘는 펀드매니저가 조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스트 증권사 대상을 차지한 하나금융투자는 리서치 14.84점, 법인영업 15.62점을 받아 총점 30.46점을 기록했다. 지난 조사에서는 리서치 15.24점, 법인영업 15.58점으로 총점 30.82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013년부터 ‘리서치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노력해 온 결과 2015년 상반기 조사에서 처음으로 리서치 부문 1위에 올랐다. 2015년 하반기 신한금융투자에 밀려 1위 자리를 놓쳤지만 2016년 상반기에 탈환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법인영업 부문은 2017년 상반기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뒤 2017년 하반기 조사에서도 무리 없이 1위 자리를 지켜냈다. 2016년 상반기 조사에서 처음으로 ‘베스트 증권사’ 대상에 선정된 뒤 지금까지 4회 연속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절대 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조사에서 무려 13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 전체 36개 부문 중 3분의 1을 ‘독식’한 셈이다. 하나금융투자 소속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김홍식(통신), 박종대(유통·생활소비재, 2관왕), 오진원(보험·지주회사, 2관왕), 윤재성(석유·화학), 이재만(투자 전략 및 기술적 분석, 2관왕), 이경수(계량 분석), 김용구(시황·파생상품, 2관왕), 소재용(글로벌 자산 배분), 스몰캡팀(스몰캡) 등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하나금융투자 소속 2관왕이 많이 탄생한 것이 특징이다. 2014년 하반기 이후 7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한 박종대 애널리스트, 2016년 하반기 이후 3회 연속 2관왕에 이름을 올린 오진원 애널리스트 외에 이재만·김용구 애널리스트가 새롭게 2관왕에 등극했다. 이는 최근 리서치센터의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 분석뿐만 아니라 시장 전략 부문을 크게 강화한 결과로 보인다.
최우수상을 차지한 신한금융투자는 리서치 13.41점, 법인영업 14.35점으로 총점 27.76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와는 불과 3.06점 차이다. 2013년 하반기 이후 무려 5회 연속 베스트 증권사에 선정됐던 신한금융투자는 자타 공인 ‘리서치 명가’다. 이번 조사에서도 10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
◆치열한 중위권 다툼
신한금융투자 소속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최도연(반도체), 김수현(은행), 박희진(섬유·의복), 성준원(엔터테인먼트·관광), 박석중 (글로벌 투자), 윤창용(거시경제), 김상훈(신용 분석), 박형우(통신·네트워크), 홍세종(미디어·광고), 허민호(유틸리티) 등이다.
우수상을 받은 NH투자증권은 리서치 10.65점, 법인영업 12.21점으로 총점 22.85점을 기록했다. 지난 조사와 비교해 법인영업의 점수(11.08점)가 1.13점 오른데 힘입어 총점(22.13점) 또한 소폭 상승했다. NH투자증권은 원재웅(증권), 구완성(바이오·제약) 애널리스트가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중위권의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총점 18.69점으로 2017년 상반기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4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0.01점이라는 ‘간발의 차’로 5위에 안착한 KB증권이 빠른 속도로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총점 18.68점을 기록했다. 지난 조사에서는 17.49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2016년 말 현대증권과의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KB증권은 인력 충원 등 리서치센터 재정비를 거치며 한층 강화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2017년 9월 씨티그룹에서 근무하던 장재철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영입하는 등 글로벌 분석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KB증권은 3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 김동원(가전·전기전자·디스플레이) 애널리스트가 2관왕에 올랐고 강성진(운송) 애널리스트도 2016년 하반기 이후 다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등극했다.
6위는 총점 17.53점을 기록한 메리츠종금증권이 차지했다. 리서치 10.15점, 법인영업 7.38점으로 지난 조사에 비해 리서치(9.39점)와 법인영업(6.03점)의 점수가 모두 올랐다. 특히 베스트 리서치에서는 NH투자증권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리서치가 강한’ 증권사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총 4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소속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김준성(자동차), 김현(조선·중공업), 김정욱(음식료), 윤여삼(채
권) 등이다. 10위권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11위에 이름을 올린 한화투자증권의 선전도 눈에 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 40여 명에 달했던 애널리스트가 2016년 20명을 밑돌 정도로 줄어든 상태다. 오랫동안 위기를 겪으며 와해 분위기나 다름없던 한화투자증권은 2016년 4월 김일구 센터장이 부임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우수 인력을 확충하는 등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큰손’들이 신뢰하는 리서치센터, 미래에셋대우
이번에 신설한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 상’은 조사 참여 기관들의 자산 운용 규모(AUM)를 가중치로 반영해 선정했다. 홍콩의 금융 전문지 아시아머니 등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큰손’들이 지지하는 리서치센터를 가려낼 수 있다. 이 조사는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와 별도로 진행됐다.
첫 조사에서는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가 신뢰도·정확성,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능력에서 고르게 30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으며 총점 1218점으로 1위에 선정됐다. 뒤를 이어 1194점을 획득한 신한금융투자가 2위, 1115점을 얻은 NH투자증권이 3위에 올랐다. 부문별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전체 36개 부문 중 8개 부문에서 1위가 바뀌었다. 이번 조사에서 생애 처음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오른 ‘뉴 스타’는 모두 4명이다. 최도연(반도체)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김준성(자동차)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조철희(기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윤여삼(채권)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등이다. 최도연·윤여삼 애널리스트는 꾸준히 2~3위를 유지해 오다 이번 조사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타이틀을 달았다.
베테랑 애널리스트들도 저력을 과시했다. 연속 10회 이상 장기 집권에 성공한 애널리스트는 모두 4명이다. 김동원(디스플레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상반기 조사부터 20회째 연속 1위 행진으로 신기록을 썼다. 이경자(건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14회, 윤창용(거시경제)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12회, 김현(조선·중공업) 애널리스트는 10회 연속 1위 집권에 성공했다.
◆조사 방법: 신뢰도·정확성 등 4개 부문서 평가…12월 2주간 진행돼
‘2017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서치센터 및 업종별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의 신뢰도 및 정확성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능력 등 4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법인영업은 △주문 및 매매 체결 △고객 관리 △정보 제공 △펀드 수익 기여 등 4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한경비즈니스에서 제공한 국내 금융사 및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 현황 리스트를 기준으로 전화 접촉을 통해 조사 참여 여부와 일정을 확인했다. 그 후 e메일로 설문을 발송한 뒤 수거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는 2017년 12월 4일부터 12월 19까지 15일 동안 진행됐다.
응답자는 모두 1017명으로 2017년 상반기(918명)보다 많은 표본수를 확보했다. 응답자가 특정 금융사나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에게 몰리지 않도록 고루 배포·수거해 자료의 신뢰도를 높였다. 조사 참여 여부 확인, 설문지 배포 및 수거, 조사 결과 분석은 마케팅 전문 조사 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서 맡았다.
베스트 리서치 2017년 하반기에 종합적으로 가장 우수한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생각하는 5개 사를 순서에 상관없이 추천하게 했다. 각각 추천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별로 4개 항목에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점수는 5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했고 받은 점수의 총합을 구해 총점이 가장 높은 곳을 베스트 리서치로 선정했다.
베스트 법인영업 2017년 하반기 4개 항목을 기준으로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하는 법인영업 부서를 순서에 상관없이 3개 사씩 추천하도록 했다. 점수의 총점이 가장 높은 법인영업을 베스트 법인영업으로 선정했다.
베스트 증권사 평가 리서치센터 및 법인영업의 전체 대비 백분율 점수를 합산해 선정했다.
부문별 베스트 애널리스트 총 36개 부문별 애널리스트의 명단을 각 증권사에서 받아 설문 항목의 ‘보기’로 제시했다. 응답자는 설문에 제시된 애널리스트 명단의 ‘보기’를 포함해 2017년 하반기에 가장 우수했다고 생각되는 애널리스트(스몰캡은 팀)를 순서에 상관없이 2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추천한 애널리스트를 4개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로 각각 평가한 후 이를 합산해 선정했다.
vivajh@hankyung.com
[2017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기사 인덱스]
-조사 결과 : 하나금융투자 '전성시대'...4회 연속 대상
-대상 :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법인영업 '절대 강자'
-최우수상 : 신한금융투자, 차별화·과감한 시도 '젊은 리서치센터'
-우수상 : NH투자증권, 새로운 시각으로 '고객 맞춤형' 리서치
-베스트 시큐리티즈 하우스: 미래에셋대우, '지수 예측' 이제 그만 '글로벌 트렌드' 읽는다
-리서치 혁신상 : 메리츠종금증권, 40명 소수정예...차세대 '리서치 명가'
-부문별 1위 : 박종대 등 5명 2관왕...김동원 20회 '신기록'
-다크호스 : 새 얼굴 9명...6명은 '루키'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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